나를 보다가 유호천을 보던 총장이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유호천 씨, 서유림 학생과 법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다면 자퇴 절차를 대신 밟을 수 없습니다.”나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유호천이 더 말하려 하자 총장이 말을 끊었다.“유호천 씨, 다른 용건이 없다면 나가 주십시오.”“저도 처리할 일이 있습니다.”그 뒤에도 유호천은 끈질기게 나타났다.나는 유호천에게 시달려 지칠 대로 지쳤고, 학업 성적도 떨어졌다.더 골치 아픈 일은 서유나까지 찾아왔다는 점이었다.“오빠, 제발 우리 돌아가서 이혼해요!”“나 이렇게 살기 싫어요. 언니 남편을 빼앗고 싶지 않아요.”“나... 나는 나쁜 사람이에요...”서유나는 유호천의 옷자락을 붙잡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유호천은 마음이 찢어지는 듯 서유나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유나야, 울지 마. 이건 유나 잘못이 아니야.”“우리 지금 돌아가자. 오빠가 잘못했어. 너를 힘들게 됐어...”서유나는 가여운 척 내 앞에 무릎을 꿇으려 했다.“언니, 미안해. 호천 오빠한테 화내지 마. 언니가 호천 오빠랑 나를 오해한 거 알아.”“무릎 꿇지 마. 내가 잘못했어. 우리 유나가 힘들었지. 우리 바로 돌아가자.”그렇게 말하며 유호천은 내 쪽을 노려보았다. 그 눈은 내 억지를 비난하는 듯했다.주변 학생들이 점점 모여들었다. 이쪽저쪽에서 수근거리는 말소리가 번졌다.나는 이 우스운 연극을 더 보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렸다.‘하고 싶으면 끝까지 해 봐. 나는 더는 상대하지 않을 거니까.’서유나는 제법 능력이 있었다. 그날 이후 유호천은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다.나는 공부에 파고들었다. 학교 수학 동아리에 들어갔고, 거기서 이서준을 알게 되었다.이서준은 키가 크고 마른 편이었다. 검은 뿔테 안경을 썼고, 웃을 때는 햇살 같은 분위기가 났다.이서준은 수학을 잘했다. 내게 자주 설명해 주기도 했다.몇 번 오가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마침내 생활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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