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고고한 척하던 여자잖아. 남자친구 동생한테 3년이나 속았다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정말 볼만하겠는데.”독한 악의로 가득한 남자들의 웃음소리에 원송아는 제자리에 굳어 버렸다. 안색은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원송아는 자기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발이 저절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고, 룸 안을 확인하려 했다.바로 그때, 원송아는 고동해 옆에 앉은 남자를 보았다. 고동해와 똑같은 얼굴, 똑같은 헤어스타일, 눈꼬리의 점까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그 남자는 비웃음을 흘리며 소파에 몸을 늘어뜨렸다. “원송아가 솔지를 괴롭혔잖아. 솔지는 형이 마음에 품고 사는 여자야. 벌을 주려고 제일 행복한 날 지옥으로 떨어뜨리려면 형도 꽤 고생한 셈이지.”평소 원송아에게 다정하게 ‘형수님’이라 부르던 친구들이 저마다 말을 보탰다.“제일 고생한 건 시헌이지. 몇 년 동안 몸으로 뛰었잖아.”“하하하, 나도 얼굴만 비슷했으면 그 역할 맡고 싶었는데.”“맞아. 원송아 얼굴에 몸매까지 생각하면... 결혼식 뒤에 완전히 무너지면 우리한테도 한 번 넘기지 그래?”“동해가 솔지 때문에 이런 판을 짜고, 3년이나 연기까지 맞춰 주면서 정작 자기 몸은 깨끗하게 지켰다니, 이 정도면 순정남인 거 알아줘야지.”“...”‘고동해, 고시헌, 강솔지...’세 이름이 원송아의 머릿속을 요란하게 때렸다. 피가 온몸에서 얼어붙는 듯했고, 숨이 막혔다.원송아의 몸은 제멋대로 떨렸다. 크게 뜬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고,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행복한 사랑이라고 믿어 온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강솔지라는 가해자를 위해 원송아에게 놓은 덫이었다.언젠가 강솔지의 악몽에서 깨어날 때마다, 고동해는 원송아를 끌어안고 달래며 무서워하지 말라며 위로했다.원송아가 괴롭힘을 당했던 일을 털어놓을 때마다, 고동해는 원송아를 거듭 다독였고 정신건강의학과까지 데려갔다.원송아는 믿을 수도, 믿고 싶지도 않았다.‘서로 사랑했던 기억들이 그토록 선명한데, 어떻게 전부 가짜일 수 있을까?’룸 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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