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에 온 지 보름이 지났다.첫날의 혼란과 막막함을 제외하면, 원송아는 금세 이곳의 생활에 적응했다.매일 원송아는 수없이 많은 부상자를 마주했다. 칼과 둔기에 다친 사람, 유탄에 맞은 사람, 폭발에 휩쓸린 사람.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지는 사람도 있었고, 살아남은 사람 중 대부분은 팔다리의 일부를 잃어야 했다.짧은 일주일 사이에 원송아는 가족과 사별하는 사람들, 끝까지 서로를 놓지 못하는 연인들, 오늘 만난 남매 같은 아이들을 수없이 보았다.처음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이제는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이곳에서는 예전에 당했던 괴롭힘, 속임수와 조롱을 떠올릴 시간이 없었다. 핸드폰을 열어 국내 상황을 확인할 시간조차 없었다.뼛속 깊이 새겨졌던 상처도 끝없이 이어지는 죽음 앞에서는 이미 작아졌다.살아남는 것, 온전한 팔다리로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었다.원송아는 옷 주머니에서 반지 하나를 꺼내 달빛 아래 자세히 살폈다.귓가에는 이찬훈이 죽기 전 부탁한 말이 떠올랐다. “선생님, 선생님은 돌아갈 수 있다면 이 반지를 제가 가장 사랑한 여자에게 전해주세요.”“이름은 장여정이고, 초등학교 교사예요...”달빛 아래 다이아몬드는 부드러운 빛을 반사했다. 약혼녀를 말하던 이찬훈의 눈에 어려 있던 빛과 닮았다.이찬훈은 원송아보다 반년 먼저 이곳에 와서 봉사를 시작했다. 며칠 전 구조 활동을 하러 나갔다가 유탄에 맞았다. 가슴을 관통했고, 결국 살릴 수 없었다.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원송아에게 부탁한 이유는... 함께 왔던 의사들이 모두 숨졌기 때문이었다.원송아는 반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더 붙잡을 미련이 남지 않았고, 품고 있는 이상을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도 살아 돌아가고 싶었다. 이찬훈의 반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다음 날, 병원 밖에 다시 전쟁 경보가 울렸다.민간인 거주 구역 하나가 폭격을 당했고, 다친 주민이 셀 수 없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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