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의 시점침대 구석에 멍하게 앉아 여전히 낯설기만 한 방 안을 둘러보았다.사일런트 드롭 인근의 깊은 숲속에 위치한 엔조의 대저택에 머무르게 된 지도 사흘째, 그리고 얼굴 재건 수술을 받은 지는 닷새째가 되는 날이었다.그가 왜 나를 이 고립된 저택으로 데려왔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 우리는 뉴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부 도시, 사모아 중심가에 위치한 그의 회사 본사와 연결된 전용 저택에 있었는데 말이다.차라리 거기 계속 머물렀더라면 내가 익숙했던 삶으로부터 이렇게까지 멀어졌다는 절망감은 덜했을 지도 모른다.이 이질감은 차원이 달랐다. 끔찍한 악몽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깨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모든 상황이 나를 지독한 허무함으로 몰아넣었다."마틸다, 들어가도 될까요?"문 너머로 들려오는 엔조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왠지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다시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응시했다."너는 도대체 누구야." 거울 속의 낯선 형체를 향해 속삭였다.나도 모르게 거울 모서리를 주먹으로 내리치고는, 눈물을 슥 닦아내고 문을 벌컥 열었다.검은색 셔츠에 진청색 청바지를 차려입은 엔조가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연한 노란색 알약이 담긴 작은 투명 병이 들려 있었다."이게 뭐죠?""약입니다. 복용할 시간이에요. 힘든 고비였던 처음 닷새는 이미 잘 넘겼습니다. 이걸 먹으면 훨씬 편안해질 겁니다. 최근에 마음이 많이 불안했을 텐데, 그렇지요?"말없이 엔조를 가만히 응시했다. 잠시 뒤, 양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그럼 이게 날 진정시키는 약인가요?""네. 오늘 일정은 아주 빡빡합니다. 뷰티 살롱에도 가고, 쇼핑몰도 들르고, 앞으로 당신의 매니저가 될 아주 중요한 사람도 만나야 하거든요.""중요한 사람이라니? 어느 정도나 중요한데요?" 내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엔조가 서슴없이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약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양손을 허리에 얹은 채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