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시작 10분 전, 권유찬은 로비와 대기실을 샅샅이 뒤졌지만 한도희와 한도희의 부모님을 보지 못했다.권유찬은 그들이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원래도 불안했던 권유찬은 심장이 더욱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심장이 가슴을 뚫고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리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언짢음과 답답함, 당황함과 두려움이 밀려왔다.권유찬은 초조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 미친 듯이 연락처를 뒤지고 메시지 창을 클릭했다. 잠시 뒤, 들러리가 다가와 입장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마음먹은 권유찬은 현장으로 향하는 와중에 한서훈에게 전화를 걸었고, 잠시 뒤 한서훈이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유찬아, 오늘 결혼식 하는 거 아니었어? 어쩐 일로 나한테 전화한 거야?”끊임없이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권유찬의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권유찬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맞아요. 저 오늘 결혼하잖아요. 아저씨랑 이모는 왜 안 오시나 해서요.”“미안해, 유찬아. 우리 지금 여행 중이라서 네 결혼식에 참석할 수가 없어. 채윤이랑 결혼하는 거 축하해. 둘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분명 축하 인사였으나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권유찬은 시간을 확인한 뒤 본인조차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괜찮아요. 바닷가에 놀러 가신 거예요? 지금이라도 차를 타고 오면 결혼식이 끝나기 전에 오실 수 있을 거예요.”한서훈은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다가 곧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유찬아, 우리 지금 아카로니에 있어. 너희 엄마, 아빠가 너한테 얘기를 안 한...”아카로니에 있다는 말에 권유찬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아카로니는 홀리벤의 도시였다.‘홀리벤? 왜 홀리벤에 간 거지? 엄마, 아빠가 나한테 뭘 얘기하지 않았다는 거지?’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문들이 권유찬의 머릿속을 꽉 채웠다.권유찬은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는 것도 잊고 몸을 돌려 대기실로 돌아가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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