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1 - Chapitre 12

12

제11화

그동안 임수아가 감정을 다시 쌓아가야 한다는 고집을 부린 탓에, 두 사람은 줄곧 각방을 썼다.그러던 어느 날, 임수아가 망고를 깎아 들고 업무 중인 지도현의 곁으로 다가와 생긋 웃었다.“지도현, 나 뭔가 조금 기억난 것 같아.”지도현은 굳어버렸다. 희비가 교차하는 복잡한 표정이었다.“당신 망고 제일 좋아하잖아. 매일 퇴근 전에 전화해서 한 접시 깎아달라고 했었잖아.”마치 머리 위로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지도현의 표정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망고를 좋아한 건 정우진이었다. 임수아가 떠올린 기억은 정우진과의 추억이었다. 지도현이 아무 말도 못 하고 굳어 있자, 임수아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왜 안 먹어? 내가 잘못 기억했나? 분명 내 남편이 이걸 좋아했던 것 같은데, 설마 내가 남편이 또 있는 거야?”“당연히 아니지! 나야, 나. 내가 좋아하는 거 맞아. 너무 기뻐서 말문이 막혔던 거야.”자신이 정우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도현은 망고를 입안 가득 쑤셔 넣었다. 팔과 등에 순식간에 붉은 두드러기가 돋아났지만, 두 사람 모두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임수아는 웃으며 망고를 먹여주었고, 지도현은 웃으면서 받아 먹었다. 겉보기엔 다정한 부부 같았지만, 그 실체는 원망과 저주로 가득 찬 악연이었다.그 후로 매일같이 임수아는 새로운 기억을 꺼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지도현을 억지로 끌고 가서 번지점프를 했다. 기억 속 남편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겼기 때문이었다. 지도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려와서도 변명했다.“무서운 게 아니야. 최근에 야근을 많이 해서 컨디션이 안 좋았을 뿐이야.”임수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해맑게 웃었다.“그럼 진작 말하지 그랬어. 다음엔 안 올게.”그리고 다음 날, 임수아는 또 다른 기억을 꺼냈다. 이번엔 기억 속 남편이 아주 매운 샤부샤부를 즐겨 먹었다고 했다. 그날 밤, 매운 걸 전혀 못 먹는 지도현은 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깊은 밤, 혼수상태로 누운 지도현을 내려다보는 임수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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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지도현은 결국 나를 따라잡지 못했다.내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간발의 차이였다. 지도현은 내 차 뒤를 한참 동안 달리고 또 달렸다. 결국 기력이 다해 멈춰 서서는 쉴 새 없이 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어제 우리는 이미 이혼 도장을 찍었다. 내가 오늘 결혼식을 치른 뒤 다시 혼인신고를 하러 가자고, 경사는 겹칠수록 좋다고 했을 때 그는 바보처럼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지도현을 속였다는 성취감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끝없는 허무함만이 밀려올 뿐이었다.수술대 위에서 죽음을 갈망하던 그때, 나는 상담사의 목소리를 들었다. 치료를 받는 동안 그녀는 내가 지도현에게 너무 의지하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그때는 믿지 않았지만, 수술대에 누워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그 순간 나를 다시 살게 한 것은 삶에 대한 애착이 아니라, 나를 무너뜨린 자들에게 되갚아주고 싶다는 싸늘한 복수심이었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남았다. 눈을 떴을 때, 초조해하는 지도현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어떻게 그를 파멸시켜야 할지 명확히 깨달았다.지도현은 내가 다른 사람을 먼저 사랑했다는 사실을 증오했다. 그렇다면 잠시 그를 사랑하는 척하다가 사실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도록 해 줄 생각이었다. 마지막엔 그 어떤 빛 한 줄기도 닿지 않는 절망 속에 남겨지도록.나의 복수는 순조로웠다. 지도현에게 예전에 나와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강요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짧은 쾌감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찰나였다. 이미 누군가 심장을 꺼내서 짚을 채워 넣은 것처럼 내 마음은 텅 비어버렸다.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지도현이 장염으로 병상에 누워 헛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그 순간, 모든 고통과 증오, 그리고 사랑까지도 부질없게 느껴졌다. 예전의 지도현이 바람을 피워 나를 고통스럽게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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