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고, 그녀는 그 눈에서 너무나 순수하고 강렬한 감정을 보았기에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이 핑 돌았다."엘리제, 사랑해.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더 많이 사랑해. 남은 인생을 너와 함께 보내고 싶어."그는 한 손을 놓고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자정색의 작은 벨벳 케이스를 꺼냈다. 그는 천천히, 거의 경건하게 케이스를 열었고, 그 안에는 반지가 들어 있었다.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반지였는데 , 거실의 불빛을 받아 수많은 반짝임을 만들어내는 귀중한 보석이 박혀 있었다."지금 당장 결혼해 달라는 건 아니에요." 그의 목소리는 감정에 북받쳐 떨렸다. "당신이 겪어온 일들을 알아요. 당신에게 결혼은 고통스러운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이 반지를 끼어주길 바라요. 상징으로, 약속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지키고,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요."엘리스는 반지를 바라보고, 줄리앙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세상이 갑자기 멈춰버린 듯했다. 알렉상드르가 떠올랐다. 사람들로 가득 찬 교회에서 올렸던 결혼식, 그가 진심이 아닌 듯 내뱉었던 서약, 그리고 그 후 수년간 이어져 온 거짓의 세월이 생각났다. '결혼'이라는 단어가 그녀에게 의미하는 모든 것이 떠올랐다. 금박을 입힌 새장, 환상, 그리고 탈출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던 감옥. 그리고 줄리앙이 생각났다. 그의 인내심, 다정함, 숨 막히게 하지 않으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 오늘 그가 그녀에게 하는 약속, 그녀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그녀 곁에 있어 주겠다는 약속, 그녀를 지지하고, 그녀를 소중히 여기겠다는 약속."줄리앙, 난 재혼할 수 없어." 그녀가 나지막이 속삭였고, 그의 눈가에 스치는 그림자를 보았다. 그가 애써 감추려는 순간적인 고통이었다. "지금은 안 돼. 어쩌면 영원히 안 될지도 몰라.""알아요. 이해해요.""하지만…" 그녀는 그의 손에 손을 얹어 상자를 닫지 못하게 막았다. "하지만 나도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요. 우리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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