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녀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남다른 재능, 밝은 미래,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눈부신 매력. 하지만 사랑을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희생했다. 그를 위해 그녀는 뒷전으로 물러났고, 꿈을 포기했다. 5년 동안 그녀는 말없이 조용하고, 신중하며, 존재감 없는 아내가 되었다. 그의 눈길 한 번, 몸짓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그런 순간은 결코 오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누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위안이 되어주는 익숙한 얼굴일 뿐이었다. 전 여자친구가 다시 나타나자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거부했다. "이혼하자. 넌 그저 대용품일 뿐이었어." 하지만 그 고통은 끔찍한 진실을 드러냈다. 그가 매일 그녀에게 주던 "비타민"은 다름 아닌 피임…
View More알람 시계가 울렸다. 날카로운 소리가 침실의 고요함을 깨뜨렸다. 앤은 어둠 속으로 손을 뻗어 침대 옆 탁자를 더듬어 엄지손가락으로 기계적으로 알람을 껐다. 곧바로 솜털처럼 포근한 정적이 찾아왔고, 거실 시계의 희미한 똑딱거리는 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뜨렸다.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얼굴을 베개에 파묻은 채, 팔다리는 마치 새 하루를 시작하기를 거부하는 듯 무겁게 늘어져 있었다. 옆 침대 시트는 차가웠다. 알렉상드르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일어났다. 마치 낯선 사람이 호텔 방을 나서듯, 정중하지만 무심한 태도로 부부의 침대를 떠났다.
그녀는 눈을 뜨기도 전에 그의 부재를 알아차리는 법을 배웠다. 다른 많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원해서 얻은 것도 아니었다. 그를 깨우지 않으려고 집 안에서 발소리를 죽이며 걷는 것, 그가 없을 때에도 속삭이듯 말하는 것, 매일 아침 아무 생각 없이 약을 삼키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맨발이 차가운 마룻바닥에 닿았다. 나무의 감촉에 그녀는 몸을 떨었다. 카펫은 없었다. 알렉상드르는 카펫을 싫어했다. "먼지가 쌓이잖아." 그가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항의도, 제안도, 논쟁도 하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생각의 고요함 속에서만 존재할 뿐, 그 외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방은 잿빛 어둠에 휩싸여 있었고,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희미한 빛만이 그 어둠을 겨우 밝히고 있었다. 두꺼운 베이지색 커튼은 그녀가 3년 전,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열정적으로 골랐던 것이었다. "방에 따뜻함을 더해줄 거예요."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판매원에게 말했다. 알렉상드르는 어깨를 으쓱하며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라고 대답했다. 그때조차도 그랬다. 처음부터 그는 무관심의 벽을 쌓아 올렸고, 사랑에 눈이 먼 그녀는 그 벽을 보지 못한 채 계속해서 부딪혔다.
그 후 며칠 동안 더 많은 초청이 도착했고, 엘리제는 매번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초청을 수락했다. 그녀는 도서관, 서점, 병원, 대학교에서 강연을 했다. 라디오 토론에 참여하고 지역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그녀는 목소리를 조절하고,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적대적인 질문과 은밀한 공격, 그리고 그녀를 "피해자 행세를 한다"거나 "고통을 이용한다"고 비난하는 회의론자들에게 대응하는 법 을 배웠다. 이는 과거 들로네 박사가 그녀에게 사용했던 것과 같은 논리였고, 이제 그녀는 같은 침착함과 확신으로 맞섰다. 또한 그녀는 자신을 보호하고,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고, 줄리앙과 딸들, 그리고 오직 그들만의 사적인 세계를 지키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멀리 왔는지 되돌아보았고, 그 생각은 한때 느꼈던 오만함과는 전혀 다른, 조용한 자부심으로 그녀를 가득 채웠다. 이 여정에서 그녀가 보는 것은 더 이상 자신만이 아니었다. 그녀보다 앞서 걸어온 모든 여성들,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 계속 나아갈 힘을 준 사람들. 약에 대한 진실을 감히 밝힌 작은 약사 람베르 부인. 결코 그녀를 버리지 않은 충실한 친구 소피. 그녀에게 전문직의 문을 다시 열어준 멘토 그랑데 씨. 그녀 곁에서 함께 싸워준 클레망 상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더 이상 알지 못했을 때 그녀를 사랑해 준 쥘리앙.어느 날 저녁, 특히 힘들었던 학회를 마치고 집 에 돌아온 그녀는 허리가 굽은 채 녹초가 되었고, 거실에서 줄리앙이 책을 손에 든 채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좋습니다. 어렵지만 좋습니다."그녀는 그의 옆에 앉아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줄리앙, 있잖아, 가끔은 이 모든 게 정말 중요한 건지 궁금해. 내 말이 뭔가 바꿀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로라 기억나? 네 책을 읽고 아버지를 고소했던 그 젊은 여자 말이야."엘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당신의 이야기에 귀
엘리스는 첫 번째 초대를 수락했다. 그 장소는 지역의 작은 대학교였고, 법학과 사회과학 학생들이 가득 찬 강의실이었다. 그녀는 꼼꼼하게 준비하고, 책을 다시 읽고, 핵심 내용을 몇 가지 적어두고, 거울 앞에서 연습했다. 발표 당일 아침, 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바닥에 땀이 나는 채로 잠에서 깨어났고, 거의 모든 것을 취소할 뻔했다. 하지만 줄리앙이 그녀가 왜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는지 상기시켜 주었고, 그녀는 과거의 성공에서 입었던,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던 빨간 드레스 를 입었다.원형극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관중석에 앉아 그녀의 등장을 지켜보았다. 교수, 기자, 그리고 몇몇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 물론 소피는 맨 앞줄에 앉아 격려하는 미소를 짓고 있었고, 캐서린은 협회에서 온 몇몇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왔다. 엘리제는 무대로 걸어가 앞에 메모를 놓고 관중들을 올려다보았다. 무겁고 숨죽인 정적이 흘렀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목소리는 점차 단단해졌다. 알렉상드르의 첫 거짓말부터 협회 설립, 탈출, 이혼, 그리고 삶을 재건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비타민'에 대해, 두려움과 수치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국 승리한 정의와 자신을 거의 무너뜨릴 뻔했던 위협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줄리앙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저 사랑에 대한 믿음을 되찾아준 남자라고만 했다. 그녀는 협회에 대해, 그곳에서 만난 모든 여성들에 대해, 그들의 산산조각 난 삶과 다시 태어난 희망에 대해 이야기했다.그녀가 침묵에 잠기자 긴 정적이 흘렀고, 곧이어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질문을 하려는 손들이 일제히 올라왔다. 어떤 질문은 이혼의 법적인 측면에 관한 것이었고, 어떤 질문은 그녀의 심리적 회복에 대한 개인적이고 거의 사적인 질문들이었다. 또 어떤 질문들은 감춰진 증언이었다 . 한 젊은 여성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또 다른 여성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엘리스는 회피하거나 공격적인 태도 없이 차분하게 대
첫 초청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동네 도서관에서 독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싶다는 조심스럽고 머뭇거리는 요청이었다. 그다음에는 의료 폭력에 관한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여성 변호사 협회에서 좀 더 공식적인 요청이 왔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법대생과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달라는 대학교의 요청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그녀가 특별히 노력한 것도 아닌데, 그녀의 일정표는 온갖 요청들로 가득 찼다. 컨퍼런스, 원탁 토론, 공개 토론, 지역 라디오 방송국 인터뷰, 잡지 기고 등. 비록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책은 이 목소리, 즉 여성의 목소리, 생존자의 목소리, 자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닿게 된 것이다.엘리스는 망설였다. 그녀는 결코 주목받는 것을 원한 적이 없었다. 수년 동안 그녀는 자신을 숨기고, 이름을 바꾸고, 대중의 시선을 피해 다녔다. 무대에 올라 낯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자신의 삶과 상처, 흉터를 드러내는 것은 그녀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그녀는 늘 그랬듯이, 딸들이 잠들고 집이 조용해지는 저녁 시간에 줄리앙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무서워요." 그녀는 그에게 고백했다.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없을까 봐 두려워요. 말을 더듬고, 평정심을 잃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워요."줄리앙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쥐었다. "화려한 말은 필요 없어요. 그냥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책에서처럼요. 센터에서 매일 당신을 찾아오는 여성들에게 하듯이요.""완전히 달라요. 홈 경기장에서는 제가 집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껴요. 하지만 거기서는 제 모든 것이 드러나고, 평가받게 되죠.""엘리제, 당신은 이미 심판을 받았어요. 알렉상드르에게, 그의 어머니에게, 변호사들에게, 그리고 일부 여론에게요. 그런데도 당신은 살아남았고, 심지어 승리까지 거머쥐었죠. 그러니 몇몇 학생이나 독자들이 당신을 지켜보는 건… 당신이 겪어온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소피는 자문을 구하자
엘리스는 책상에 앉아 그 편지들을 모두 읽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떠난 저녁, 방 안이 다시 고요해지고 램프 불빛만이 어둠을 가를 때면 더욱 그랬다. 편지 한 통 한 통은 보물과 같았다.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였고, 침묵 속에서 "나도 그래요"라고 말하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매번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슬픔 때문이 아니라, 감사함에 가까운 감정 때문이었다. 시간을 내어 편지를 써준 여성들, 마치 친구처럼 속마음을 털어놓은 여성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다른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준 여성들에게 감사했다.5월의 어느 오후, 스무 살 남짓한 젊은 여성이 손에 책 한 권을 든 채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로라였고, 법대생이었으며, 눈가는 울어서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어젯밤에 선생님 책을 읽었어요." 그녀는 감정에 북받쳐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죠. 그리고 오늘 아침에 아버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어요."엘리제는 그녀를 품에 안고 꼭 껴안았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다. 말은 필요 없었다. 그들이 나눈 것은 언어를 초월했다. 그것은 말 없는 자매애였고, 서로를 알아보는 마음이었으며, 고통받고 다시 일어서는 모든 여성들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었다.그날 저녁, 로라가 떠난 후 엘리스는 자신의 공책에 이렇게 적었다.책이 한 달 전에 출간되었습니다.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보내주시는 답례는 정말 감동적입니다. 많은 여성분들이 제게 편지를 보내 감사를 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어떤 분들은 고소를 제기했고, 어떤 분들은 남편과 헤어졌으며, 또 어떤 분들은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냈습니다. 오늘 한 젊은 여성이 제 책을 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로라입니다. 그녀는 오늘 아침 아버지에게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제 이야기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받은 칭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한때는 마치 친구를 재회하는 것처럼, 아는 듯한 호기심으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곤 했다. 아침에 거울 앞에 한참을 서서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립스틱을 발라보고,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곤 했다. 그건 예전 이야기였다. 알렉상드르를 만나기 전, 결혼식 전, 침묵과 하얀 알약들이 있기 전. 거울이 적이 되기 전의 이야기였다.그날 아침, 텅 빈 부엌에서 커피를 마신 후 그녀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집 안은 모든 색을 빨아들이는 듯한 차갑고 칙칙한 빛으로 가득
노인이나 하는 짓이지." 그래서 그녀는 정원 가꾸기를 그만두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꿈꾸는 것도 그만둔 것처럼.그녀는 다시 한 모금 마시며 맞은편 빈 의자에 시선을 고정했다. 저 의자는 그의 것이었다. 매일 아침 그가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딴 곳을 바라보며 앉던 자리였다. 그녀는 그가 없을 때조차 그 자리에 앉은 적이 없었다. 그곳은 그의 자리였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자리가 있었다. 정해진 자리, 그녀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움직일 수도 없는 자리.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다. 친구들, 직업, 자유. 삶의
그녀 앞에 있는 얼굴은 그녀의 얼굴이 아니었다. 더 이상 알아보지 못할 여자의 얼굴이었다. 짙은 다크서클, 창백한 피부,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카락. 그녀는 한때 자신을 가꾸던 시절을 떠올렸다.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하고, 옷을 고르는 데 몇 시간씩 공을 들이던 시절. 매력적이었고, 웃음이 넘쳤고, 진정으로 삶을 즐기던 시절을.그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5년간의 침묵과 하얀 알약 아래 묻혀버렸다.그녀는 멍하니 이를 닦았다. 시선은 딴 곳에 가 있었고, 마음은 딴 데 가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하루는 여느 날처럼 공허하고 길게
그건 단순한 정보가 아니었다. 단언이었다. 그녀는 아무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부엌을 나와 복도를 가로질러 현관문을 열었다.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집안 전체에 울려 퍼졌고, 그 후 더욱 무겁고 답답한 침묵이 다시 찾아왔다.앤은 한참 동안 미동도 없이 맞은편 빈 의자에 시선을 고정했다. 컵 속 커피는 점점 식어갔다. 밖은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무렵이었고, 그녀의 삶처럼 흐리고 우울했다. 그녀는 초대장, 회의, 자신을 기다리는 동료들을 생각했다. 아버지, 스웨터, 그리고 그 스웨터가 주는 편안함도 생각했다. 찬장에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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