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너는 아웃, 그녀의 멋진 귀환: Capítulo 11 - Capítul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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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회사 전시회든, 은밀한 카페 모임이든 강유빈은 늘 ‘괜찮은 연인’이 되기 위해 애썼다.애석하게도 박지호는 그녀가 어디에 있든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여기까지 생각한 강유빈은 가슴이 찌릿찌릿 아팠지만, 영혼은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그녀는 핸드폰을 움켜쥐고 물었다.“각자 원하는 걸 얻는 정략결혼이라면... 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지금 바로 유빈 씨가 택한 부동산을 둘러보고 참된 천씨 가문 사모님 역할을 해주시죠.”천태윤이 선뜻 차 문을 열어 주었다.확실히 매너가 넘치는 남편다운 모습이었다.운전기사가 가속 페달을 밟고 강운 그룹 근처의 대형 아파트로 직행했지만, 강유빈은 결코 그리로 가고 싶지 않았다.그곳은 단지 그녀가 강운 그룹을 장악하기 위해 골라둔 거처일 뿐 안식처가 아니니까.“일단 리원 별장부터 가죠. 지금 사람을 시켜서 물건부터 보내오게 할게요.”그녀가 차분히 말했다.기사가 천태윤의 의견을 먼저 물을 거라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지시대로 조용히 핸들을 돌렸다.뭔가 이상했다.강유빈이 상상했던 천태윤은 아버지만큼이나 강압적이고, 박지호처럼 모든 것을 장악하려 드는, 사소한 권한이라도 내어주지 않는 이미지였다.특히 그녀가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라면 더더욱 강하게 나올 거라고 여겼다.천태윤은 그녀의 눈가에 스친 의문을 눈치채고는 이렇게 말했다.“유빈 씨는 그 어떤 장식품이 아니라 제 아내이자 천씨 가문 사모님이에요. 유빈 씨가 내린 결정이 곧 제 결정이죠.”권력이란 당연히 주어지는 재산, 천태윤은 그녀에게 절대 인색 하는 법이 없었다.그렇지만 두 사람은 좁은 차 안에 앉아서도 몸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이 남자에게서 사랑만큼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았다.강유빈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별안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태윤 씨랑 결혼한 것도 나쁘진 않은데?’뻣뻣했던 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차가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운 숲길로 들어서자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우리 정략결혼에 관해서... 규칙 같은 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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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천태윤이 언제부터인지 강유빈에게 몸을 기울였다. 남자의 선명한 이목구비가 눈앞에 펼쳐졌고 눈동자 속에는 강유빈의 모습이 그대로 비쳤다.곧이어 이 남자가 그녀의 턱을 확 잡았다.마디가 선명한 손으로 은근히 강제적으로 그녀의 머리를 들어 올리기까지 했다.마침내 서로 눈이 마주쳤고 천태윤이 얇은 입술 사이로 말을 내뱉었다.“그래도 이젠 내 아내가 됐으니 그 카드들 싹 다 처리해 주실 거죠?”중저음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분노는 담겨 있지 않았고 오히려 따뜻함이 느껴졌다.강유빈은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렸다. 턱을 잡고 있던 남자의 늘씬한 손가락이 서서히 물러났다.그녀는 다시 그 카드를 집어 들었다.달콤했던 추억은 다시 돌이켜보니 고통만 남았다.강유빈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태윤 씨가 말하지 않아도 제가 알아서 깔끔하게 처리할 거예요.”“그래요.”천태윤은 눈가에 스친 일렁이는 감정을 쓱 감추고 덤덤하게 대답했다.그녀가 여전히 그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곧이어 차가 조용히 리원 별장 앞에 멈추었다.별장은 은은한 호화로움이 묻어났다. 창밖 테라스엔 강물이 흐르고 양쪽으로는 푸르고 울창한 산맥이 이어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고급스러움을 자아냈다.현관 앞에는 대형 박스가 열몇 개 정도 놓여 있었다.그건 바로 강유빈이 좀 전에 포장과 배달을 맡긴 어머니의 도자기들이었다.가정부들이 도와주려 했지만, 그녀가 손을 흔들었다.“저 혼자 할게요.”어머니가 남겨주신 소중한 도자기는 박지호한테 이미 두 개나 낭비한 상태, 남은 것들은 그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도자기는 깨지기 쉬우니 문외한인 가정부에게 맡기기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그녀는 산지에 있는 주문을 받아줄지 고민하면서 전문 운송업체에 전화를 걸려던 참이었다.너무 오래 기다리면 온도 차가 큰 산에서 도자기가 금방 깨질까 봐 불안했다.그때 옆에 있던 천태윤이 코트를 벗고 얇은 흰 셔츠 차림에 소매를 말아 올렸다.“여기 공짜 인력 아껴뒀다 뭐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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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천태윤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 차가웠던 눈빛에서 어느샌가 냉기가 사라졌다.마치 조금 전의 서늘했던 눈빛이 강유빈의 착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천태윤이 얘기를 들어준다면 강유빈도 기꺼이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다.“우리 강씨 가문은 삼대째 연경에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이곳의 문화와 전통에 대해 잘 알고 있죠. 막강한 재력을 가진 천씨 가문에서 베루사를 연경을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랜드마크로 만들 생각이라면 강씨 가문에서는 조화로운 거리 이미지부터 시작해 문화 융합에 이르기까지 천씨 가문에서 원하는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을 거예요...”사실 강유빈은 강씨 가문에서 크지는 않았다.하지만 강유빈은 알고 있었다. 강운 그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엄마의 도자기가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았다면 강운 그룹은 결코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강운 그룹은 엄마가 심혈을 기울인 곳으로 강유빈은 오랫동안 남몰래 강운 그룹을 지켜보았고 그 프로젝트만큼은 반드시 따낼 생각이었다.천태윤은 암울하던 강유빈의 눈동자에 빛이 깃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강유빈은 다른 남자에게 얽매여 새장 속의 새처럼 살아가기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편이 훨씬 잘 어울렸다.그런 생각을 하며 천태윤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조리 있게 말을 이어가던 강유빈은 고개를 드는 순간 왠지 모르게 애정이 느껴지는 듯한 천태윤의 미소를 보게 되었다.그 순간 어렴풋한 기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마치 어렸을 적 천태윤처럼 온화하고 다정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이 있었던 것만 같았다.강유빈의 목소리가 뚝 끊기자 천태윤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입꼬리를 내렸다.“왜 멈춘 거죠?”“우리... 혹시 어디서 본 적 있나요?”강유빈이 미간을 좁혔다. 강유빈의 예쁜 두 눈에 천태윤의 모습이 가득 담겼다. 강유빈은 천태윤에게서 익숙한 부분을 찾아내 하나씩 맞춰 보며 기억 속 흐릿한 그 사람을 떠올리려 노력했다.그러나 아무리 되짚어봐도 기억은 마치 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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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혼인신고 했어요.”강유빈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조심스럽게 도자기를 움직여 정확한 위치에 올려두었다.강준석은 참 속물 같은 아버지였다.이렇게 딸을 서둘러 팔아넘기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유빈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천태윤은 강유빈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해 주었다는 점이었다.정해진 절차를 하나하나 밟아 가는 것보다 혼인신고부터 하는 편이 그들 같은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부부에게는 더 적합했다.강유빈이 이렇게 빨리 혼인신고를 할 줄은 몰랐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강준석이 웃음을 터뜨렸다.원하던 대답을 얻은 강준석은 더 이상 조급해하지 않았다.“역시 내 딸다워. 약속한 일은 빠르고 깔끔하게 처리하는구나. 그런데 천태윤이 네가 꽤 마음에 들었나 봐.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너랑 혼인신고를 한 걸 보면 말이야. 천태윤이 남자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남자인 건 맞으니, 네가 옆에서 잘 어르고 달래면 우리 강운 그룹과 협력하려고 할 거야.”결국 다시 사업 이야기로 돌아갔다.둘 사이에 부녀간의 정은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강유빈은 적당히 둘러댔다.그러자 전화 너머로 강규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마 혼인신고할 생각만 하느라 프로젝트 얘기는 아예 꺼내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언니는 연경을 떠난 지 오래돼서 자기를 강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걸요?”그 말에 강준석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얘기 안 했니?”“했어요.”강유빈은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너무 성급하게 얘기를 꺼낸 건지 좀 언짢아하는 것 같았어요. 앞으로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사업 얘기를 꺼내야 제 말을 좀 들어줄 것 같아요.”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말이었다.강준석은 강유빈의 말을 어느 정도 믿는 눈치였다.“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천태윤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천천히 공략해서 프로젝트를 성사할 수 있다면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천태윤 씨 앞에서 프로젝트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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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강유빈의 지적에 단단히 화가 난 강규리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씩씩대며 말했다.“언니, 솔직히 말해봐. 단 한 번도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한 적이 없지? 언니는 우리 강씨 가문을 도울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네. 게다가 나는 우리 아빠가 직접 키우고 가르쳤어. 그런데 내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건 결국 아빠를 무능하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잖아.”강규리는 그렇게 말하더니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소리를 들으니 강준석의 품에 안겨서 징징대는 것 같았다.강준석은 순간 울컥 화가 치밀어올랐다.“나는 네 아버지야.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돌려서 어른을 욕할 수 있는 거니? 그동안 밖에 나가 살더니 예의 같은 건 다 개나 줘버렸나 보네.”“그리고 규리가 한 말 중에 틀린 게 뭐가 있어? 너는 강씨 가문의 딸이고 우리는 가족이야. 잘 되면 다 같이 잘되고 망하면 다 같이 망하는 거라고. 네가 천씨 가문의 자금으로 우리 강씨 가문을 돕는 건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야.”“지금 보니까 친척들 말이 맞았어. 그동안 밖에서 살더니 아주 엇나갔네. 내가 조만간 아주 혼쭐을 내줄 줄 알아!”‘가족?’강유빈은 짐승과 다름없는 그들을 가족으로 여긴 적이 없었다.강준석이 호통을 치는데도 강유빈은 피식 웃었다.“사실 천태윤 씨는 강운 그룹과 협력하겠다고 했어요.”“...”강준석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강유빈은 놀란 척하며 말했다.“아, 그런데 방금 저를 혼낼 거라고 하셨나요?”“그... 그럴 리가. 아빠가 어떻게 너를 혼내겠니? 나는 그냥 네가 앞으로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뿐이야. 그래야 앞으로 그 집안에서 흠 잡히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강준석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비위를 맞추려는 듯이 말했다.“유빈아, 강운 그룹이 정말 이 프로젝트를 따내게 된다면 너는 우리 강씨 가문의 가장 큰 공신이 되는 거야.”‘공신?’그건 아무런 의미 없는 허울뿐인 칭호였다.강유빈은 나른하게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정교하고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바라보며 싸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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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다음 날은 강유빈의 첫 출근 날이었다.강유빈이 문을 열고 나가자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따뜻한 음식이 담긴 봉투를 들고 강유빈을 향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안녕하세요, 강유빈 씨. 저는 신세원이라고 합니다. 이건 저희 대표님께서 강유빈 씨를 위해 준비한 아침입니다.”봉투 안에는 갓 만든 것 같은 따끈따끈한 음식들이 다양하게 들어 있었다.강유빈은 조금 의아했다.천태윤은 소문과는 다른 사람인 듯했다.천태윤은 강유빈을 충분히 존중해주었고, 아내가 된 강유빈을 나름 잘 챙겨주었다.박지호조차 후계자가 되어 막대한 재산을 손에 넣었을 때 비서를 보내 강유빈의 아침을 챙겨준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감사합니다. 천태윤 씨에게도 고맙다고 인사 전해주세요.”강유빈은 묵직한 봉투를 받아 들면서 미소 띤 얼굴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1층 버튼을 눌렀다. 강유빈은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갈 생각이었다.그런데 신세원이 강유빈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뒤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대표님께서 강유빈 씨를 직접 강운 그룹까지 모셔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강유빈은 천태윤의 세심한 배려에 조금 놀랐으나 호의를 굳이 거절하지는 않았다.강운 그룹.어젯밤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강씨 가문의 장녀가 강운 그룹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아침 회의에 강씨 가문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주, 임원들까지 빠짐없이 참석했다.겉으로는 강씨 가문의 장녀를 환영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기선 제압을 하기 위해서였다.강유빈이 회의실에 들어와 자리를 찾아 앉기도 전에 강준석이 입을 열었다.“우리가 논의해 봤는데 우선 홍보팀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업무에 익숙해진 뒤에 차근차근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이미 예상한 일이었다.홍보팀 업무는 회사의 최전선 업무에 속했고 다른 업체 대표들이 계약서에 사인하게끔 만들어야 하는 팀이었기에 회사 경영진과는 가장 거리가 먼 부서라고 할 수 있었다.강유빈은 한창 야망도 크고 열정도 많을 나이기에 그런 굴욕을 참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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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천태윤은 장난스럽게 말했다.“별로인 것 같은데요.”천태윤이 손을 놓아준 뒤에도 강유빈은 잠시 얼어붙어 있다가 뒤늦게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리고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민망함을 숨기려고 했다.“데려다줘서 고마워요.”“그래요. 올라가 봐요.”문이 닫힌 뒤 천태윤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세원이 카메라를 든 남자 한 명을 끌고 왔다.“대표님, 이 사람이 계속 미행하면서 몰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조사해 봤는데 효성 그룹의 의뢰를 받은 사람이었습니다.”“풀어줘.”효성 그룹이라는 말에 천태윤은 곧바로 주먹을 풀면서 신세원을 향해 손짓을 했다.박지호도 이제는 알아야 할 때가 왔다.효성 그룹.우지민이 흐릿하게 찍힌 사진들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저희 쪽 사람들이 연경에서 강유빈 씨의 행적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남성분과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 같았습니다.”박지호가 사진을 들어서 보았다.화질은 좋지 않았지만 강유빈이 한 남자의 차에서 내리는 모습, 차 안에서 뻗어 나온 손목시계를 한 남자의 손이 강유빈을 붙잡은 모습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말도 안 돼. 빈이가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박지호는 테이블 위 사진들을 바닥에 내팽개치면서 말했다.“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빈이는 그냥 나한테 잠깐 화가 난 것뿐인데 갑자기 다른 남자를 만날 리가 없잖아. 우지민, 왜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을 고용한 거야?”“...”우지민은 침묵했다.그 사람은 효성 그룹에서 고용할 수 있는 최고의 사설탐정이었다.우지민의 침묵에 박지호의 두려움은 더 커졌다.박지호는 다시 한번 강유빈에게 전화를 걸고, 모든 SNS 계정을 동원해 강유빈에게 메시지를 남겼다.그러나 결과는 똑같았다. 강유빈은 박지호의 연락을 전부 차단했고, 박지호를 자신의 인생에서 완전히 배제했다.‘이상해. 빈이는 이렇게까지 화를 냈던 적이 없어.’박지호는 당황했다. 그러다 사진 속 배경이 된 건물이 보였다.그곳은 라비앙이었다.박지호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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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박지호는 폭우를 무릅쓰고 연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비행기는 무사히 이륙했지만 기내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숨을 쉬며 걱정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내일 입찰인데 하필 오늘 비가 내리다니...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기장님 얘기를 들어보니까 착륙할 때 난기류를 만날 수도 있대...”박지호는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답답하고 괴로울 뿐이었다.‘빈이는 왜 연경으로 돌아간 거지? 빈이 옆에 있던 남자는 누구지? 그리고 왜 나를 보지 않으려는 걸까?’비행기가 흔들리자 기장의 목소리가 기내에 울려 퍼졌다.“기체가 심하게 흔들릴 수 있으니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길 바랍니다...”“곧 비상 착륙을 시작하겠습니다...”방송은 계속 이어졌고 비행기의 흔들림은 더욱더 거세졌다.박지호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누군가는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혹시 몰라 가족들에게 연락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정말... 이렇게 죽는 걸까?’혼란에 빠진 와중에 박지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강유빈이 왜 돌아오지 않는 건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강유빈은 박지호와 무려 13년을 알고 지낸 사이인데 말이다.박지호는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으나 차단당한 탓에 아무런 답장도 받을 수 없었다.‘왜 나를 차단한 거야?’비행기의 흔들림이 잦아들자 사람들은 살아남았다는 기쁨에 젖어 환호했다.그러나 박지호는 속이 울렁거려 토하고만 싶었다. 잔뜩 굳은 표정으로 조금 전 자신이 보낸 문자들에 답장이 돌아오지 않는 걸 바라보던 박지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메스꺼움을 참으며 사람을 시켜 강유빈의 행방을 알아보게 한 뒤 직접 운전해서 강유빈을 찾아갈 생각이었다.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순간에도 박지호의 머릿속에는 온통 강유빈뿐이었다.‘반드시 빈이를 만나야겠어!’...“비록 비상착륙을 했지만 현재 모든 승객이 무사히 도착해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TV에서 앵커의 목소리가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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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강유빈은 역겨움을 느꼈다.박지호는 그 손으로 성수지를 껴안았으면서 지금은 그 손으로 강유빈을 붙잡으려 하고 있었다.강유빈은 불쾌한 표정으로 손을 뿌리치며 예전에 박지호가 그랬던 것처럼 따져 묻듯이 말했다.“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귀찮게 할 거야?”“나는 사과하러 온 거야.”박지호가 황급히 다가가서 말했다.“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너만 원한다면 바로 결혼식 날짜를 잡아도 좋아. 이번에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시간은 내가 다 맞춰줄게.”“필요 없어.”강유빈이 떠나려고 했다.박지호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왔는데 이렇게 거절당하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강유빈, 너는 왜 이렇게 철이 없어? 수지는 너랑 다르게...”짝!강유빈은 다시 돌아와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박지호의 뺨을 때린 뒤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똑똑히 기억해. 우리 혼인신고 하러 가는 날에 오빠가 성수지를 찾아갔을 때, 그때 우리는 이미 헤어졌어!”경비원이 부랴부랴 달려왔다.강유빈은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박지호를 바라보면서 자조하듯 웃음을 흘렸다.박지호는 뭐가 그렇게 충격인 걸까?강유빈은 그저 박지호가 바라던 대로 떠났을 뿐인데 말이다.“저 사람 스토커예요. 대신 처리 좀 해주세요.”그렇게 말한 뒤 바로 돌아섰다. 강유빈의 손에 들린 봉투는 어느샌가 잔뜩 구겨져 있었다.“잠깐만, 빈아...”“죄송하지만 계속 가지 않고 여기서 소란을 부리시면 강제로 끌고 간 뒤에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경비원은 단숨에 박지호를 제압했다.박지호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저항하면서 강유빈에게 다가가려 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쳤다.강유빈의 눈빛에는 실망과 싸늘함뿐이었고 그 모습에 박지호는 가슴이 조여왔다.경비원은 사람들을 더 불러와서 박지호를 라비앙에서 쫓아냈다.집으로 돌아온 강유빈은 배달 음식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비록 음식은 아직 따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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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제가 도와주길 바라는 건가요? 그렇다면 저한테 그 정도의 권한을 가진 직함을 주셔야죠. 그게 싫으시면 기획팀에 얘기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세요. 프로젝트는 원래 기획팀 소관이잖아요.”강유빈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여유롭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강운 그룹의 기획팀은 비교적 핵심적인 부서였다.‘만약 강유빈이 기획팀으로 간다면...’강준석은 강유빈이 손을 쓸까 봐 두려웠다.그러나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강운 그룹은 심각한 자금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잠시 망설이는 사이 강유빈이 사무실 문을 열었다.“그렇다면 저도 굳이 천태윤 씨 앞에서 사정할 필요는 없겠네요.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약속할게!”쾅.강유빈이 다시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마치 강유빈의 승리를 선언하는 것만 같았다.강준석은 어두운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너는 강운 그룹으로 돌아온 뒤에 단 한 건의 계약도 성사하지 못했어. 너를 기획팀으로 보내는 건 어렵지 않다만 다른 사람들을 납득시키기는 어려울 거야. 그러니까 그 부분은 심사숙고해서...”‘하.’결국에는 조건이 있다는 뜻이었다.바로 그때 강규리가 다짜고짜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나 밖에서 다 들었어! 언니, 선 넘지 마. 기획팀은 우리 회사의 엘리트들만 모여있는 곳이야. 언니가 아무런 성과도 못 낸 상태에서 기획팀으로 가는 건 언니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야. 아빠는 그것 때문에 걱정하는 거고. 그런데 왜 그걸로 아빠를 협박하는 거야?”‘역시, 내 딸이라니까!’강준석은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강규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규리는 생각이 깊다니까. 유빈아, 너를 기획팀으로 보내줄 수는 있지만 그곳에 간다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역시 아빠는 신중하시다니까요.”강규리는 다정하게 강준석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강유빈을 향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기획팀에는 자리가 많지 않아. 다음 주부터 신입이 들어올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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