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성.휴대폰으로 스파이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 박시형은 코웃음을 치더니 가볍게 말했다.“물고기가 미끼를 물었어.”미미와 놀던 나민경은 이 말을 듣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시형의 곁으로 걸어갔다.“온대?”두 사람 대화에 이름을 콕 집어 언급하지 않았지만 서로 한진후를 말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박시형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용성에 이미 하늘과 땅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큰 거미줄을 쳐 놓았어. 한진후가 용성에 발을 들이는 그 순간, 바로 체포할 거야.”그러고는 차갑게 떨리는 나민경의 두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민경아, 걱정 마. 한진후가 너에게 준 고통, 내가 천 배 백 배로 갚아 줄게.”입술을 꽉 깨문 나민경은 매우 가볍게 말했다.“난 그저 나도경과 내 배 속에 있었던 아이들에게 정의를 구현해 주고 싶을 뿐이야. 다 억울하게 죽은 생명이잖아.”동생과 아이를 언급하자 나민경은 또다시 눈물이 쏟아졌다.나도경과 유산된 세 아이의 일이 나민경의 마음속에 큰 돌덩이처럼 짓누르고 있었다.부모님의 죽음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슬픔이라면 나도경과 세 아이의 유산,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은 나민경의 마음속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먹구름이었다.박시형은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너무 아파 나민경을 품에 끌어안고 등을 살며시 쓰다듬었다.“무서워하지 마, 겁내지 마. 내가 있잖아. 한진후가 너한테 손도 대지 못하게 할게.”박시형의 품에 기댄 나민경은 어깨가 멈추지 않고 떨렸다.마침내 강한 척하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며 박시형 앞에서 목 놓아 울었다.미미가 슬픈 분위기를 깨뜨리려는 듯 그들의 발밑에서 야옹야옹하고 계속 울어댔다.그러자 나민경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떠올랐다.미미를 들어 올려 부드러운 배를 이리저리 문지르며 말했다.“미미야, 너는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박시형은 지극히 다정한 눈빛으로 나민경을 바라봤다. 마치 눈앞의 여자가 그의 인생 전부인 것처럼...나민경도 뭔가 감지한 듯 고개를 들었다. 박시형의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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