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자 나는 또다시 휴대폰 벨 소리에 잠이 깼다.이번엔 김도현의 휴대폰이었다.비몽사몽 중에 손을 뻗어 전화를 집어 들었는데, 무심결에 수신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이미 통화가 연결된 상태였다.나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김도현에게 휴대폰을 건넸다.“도현 씨, 전화 왔어요. 얼른 받아요...”그때 수화기 너머로 잔뜩 흥분한 분노의 목소리가 벼락같이 터져 나왔다.“야! 이 미친년아, 진짜 너였어? 백서연, 당장 문 열어! 감히 내 친구 놈이랑 눈이 맞아 가지고 침대에서 뒹굴어?! 젠장!”이내 문이 부서질 듯 쿵쾅거리는 소리가 집안을 울렸다.서지훈의 고함은 방음문 밖에서도 생생하게 들릴 정도로 컸다.“백서연, 문 열어! 김도현, 친구라는 놈이 감히 내 여자랑 붙어먹어? 문 열라고!”쾅쾅거리는 소리가 갈수록 요란해지자 내 잠은 완전히 달아나 버렸다.김도현이 문을 열자마자 서지훈이 기다렸다는 듯 들이닥쳤다.덥수룩한 수염에 눈은 벌겋게 충혈된, 몹시 초췌한 몰골이었다. 그는 다짜고짜 내 손목부터 거칠게 움켜쥐며 분노를 쏟아냈다.“백서연, 어쩐지 이번엔 연락 한번이 없더라니, 다른 남자랑 침대에서 구르고 자빠져 있었던 거야? 낯짝 한 번 두껍다, 진짜!”하지만 서지훈은 그 뒤의 말을 더 잇지 못했다. 내 손바닥이 이미 그의 뺨을 시원하게 후려쳤기 때문이다.짝!맑고 경쾌한 마찰음이 정적을 깨뜨리며 사방을 메웠다. 김도현이 혼인신고서를 내게 건네자 나는 서류를 활짝 펼쳐 그의 면상에 그대로 내리쳤다.“눈 똑똑히 뜨고 잘 봐, 혼인신고서야. 말했지, 네가 예식장을 뛰쳐나간 그 순간부터 그 결혼식은 너랑 아무 상관없어졌다고. 합법적인 부부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게 대체 무슨 문제인데? 그리고 내 낯짝이 두껍다고? 우리가 만나는 동안 민주희랑 침대에서 구르고 제 친구들 모아놓고 날 헌신짝 취급하며 씹어대던 너 같은 인간쓰레기보단 내가 훨씬 떳떳하지!”서지훈은 멍해졌다.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악을 썼다.“나랑 주희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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