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애첩이 내 장례식을 샀다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86 챕터

제42화. 흉터로 증명하는 이름

“틀렸어요.”나는 에드릭이 가리킨 목덜미 오른편을 짚었다.“흉터는 이쪽이 아니에요.”주변의 웅성거림이 커졌다.에드릭의 입가에 승리를 확신한 웃음이 번졌다.“역시 가짜군.”“아내의 흉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확인을 요구한 남편이겠죠.”나는 머리카락을 들어 왼쪽 목덜미를 드러냈다.머리카락이 시작되는 자리에서 손가락 두 마디 아래.묘지 담의 깨진 돌에 찢겨 생긴 초승달 모양 흉터가 있었다.여성 서기관이 가까이 다가와 확인했다.“오래된 상흔입니다.”“비슷하게 만들 수도 있어.”에드릭이 바로 반박했다.“결혼 첫해 연회 때는 흉터가 흉하니 머리카락으로 가리라고 했죠.”에드릭의 반박이 멎었다.“그 뒤로도 여덟 해 동안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어느 쪽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겠네요.”나는 사람들을 향해 목덜미를 더 확실히 보였다.“공작님은 이 흉터를 아내의 몸에 있는 결함으로만 기억합니다.저는 어머니 묘지에서 울다가 생긴 상처로 기억하고요.”카엘이 황후궁 보관부 사이에 끼워져 있던 혼인 신원 명세서를 펼쳤다.여덟 해 전 작성된 내 신체 특징이 적혀 있었다.왼쪽 목덜미 아래 반월형 상흔.길이와 위치까지 지금의 흉터와 같았다.서기관이 명세서와 내 목덜미를 번갈아 확인했다.“동일한 것으로 판단됩니다.”골목에 모인 사람들이 에드릭을 바라봤다.나는 머리카락을 내렸다.“이제 공작님 차례예요.”“무슨 차례?”“제가 아델라인으로 확인되면 독을 먹이고장례를 치른 사실도 인정하겠다고 했잖아요.”“그런 말을 한 적 없어.”“여기 있는 모두가 들었습니다.”리비아가 쇠고리를 흔들었다.“저도 들었고요. 죄수의 귀라고 성능이 나쁜 건 아니거든.”카엘이 기록관들에게 물었다.“공작의 발언을 적은 사람이 있습니까?”세 명이 동시에 기록판을 들어 보였다.에드릭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나는 아내를 죽이지 않았어.”“세 방울을 넣었다고 직접 말했죠.”“죽지 않는 양이었다.”“그래서 사망 신고를 하고 관에 넣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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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황후의 마차에 오르다

“네가 죽기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단다.”나는 황후의 말을 들으며 마차에 올랐다.리비아도 쇠고리를 찬 채 맞은편에 앉았다.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리가 끊겼다.황후 이사벨라는 내 장례식 초상화를 무릎에 세워두었다.그림 속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죽은 뒤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였다.“이 그림은 언제 준비하셨습니까?”“네 장례식 열이틀 전.”내가 독을 먹기 전이었다.“살아 있는 사람의 장례 초상화를 미리 그리셨군요.”“초상화는 오래 걸리잖니. 장례는 날짜를 기다려주지 않고.”“제 죽을 날짜는 기다려줬나 보죠?”황후가 웃었다.“에드릭에게 들은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아이구나.”“그 사람이 저에 관해 무슨 말을 했죠?”“말을 안 듣기 시작했다고.”에드릭에게 아내의 죽음을 준비할 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했다.“혼인 전날에는 왜 제 서명을 장례청에 넘겼죠?”“벨리어드의 채무 보증 조건이었단다.”황후는 오래된 거래를 이야기하듯 태연했다.“에드릭은 황실 보증을 받는 대신 미래에 발생할 네 장례 수익의 우선권과 서명 견본을 맡겼지.”“저와 결혼하면서 제 죽음을 담보로 잡았군요.”“그때는 가능성을 판 것뿐이야.”“가능성에 장례 날짜까지 정해져 있습니까?”나는 초상화를 뒤집어 보였다.황후는 대답하지 않았다.나는 초상화 아래 붙은 제작표를 확인했다.의뢰인은 황실 장례청.참고 그림은 내 혼인 초상.비용 청구처는 벨리어드 공작가였다.황후가 준비하고 남편이 값을 냈다.“네 번째 방울도 폐하께서 준비하셨습니까?”“아니.”대답은 망설임 없이 나왔다.“저를 믿으라는 말씀이세요?”“믿지 않아도 괜찮아. 오델은 벨리어드의 집사지, 내 집사가 아니니까.”“하지만 오델이 완성한 죽음으로 폐하께서 돈을 버셨죠.”“나는 귀족 남편들이 내놓은 장례를 샀을 뿐이야.”“살아 있는 아내를 죽었다고 기록한 장례를요.”황후가 초상화 속 내 뺨을 쓸었다.“나는 아내들을 죽이지 않아.”그 손가락이 그림 아래 적힌 내 이름을 가렸다.“남편들이 만든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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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이 관에 들어가세요

“이건 신원 확인용 관이 아니군요.”나는 관 옆에 달린 기록표를 떼어냈다.확인 결과는 두 칸뿐이었다.장례 대상자와 일치할 경우 기존 사망 기록 유지.일치하지 않을 경우 사칭 혐의로 구금.살아 있는 본인으로 인정하는 칸은 없었다.“어느 쪽이 나와도 저는 살아나지 못하네요.”황후는 부드럽게 웃었다.“죽은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니까.”“저는 살아 있습니다.”“그건 네 주장이고.”“관이 저를 알아보면 죽은 사람이 되고,알아보지 못하면 가짜가 된다.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으셨군요.”“제국의 기록에는 빈칸이 없어야 하거든.”리비아가 내 앞을 막았다.“들어가지 마요. 저 여자는 부인을 다시 시체로 만들 생각이에요.”황후가 쇠고리 찬 그녀의 손을 보았다.“죄수가 황후의 뜻을 막겠다는 건가?”“장례식 소유자가 자기 물건을 지키는 겁니다.”“아델라인은 살아 있다면서?”“살아 있으면 제 친구고, 죽어 있으면 제 소유예요.어느 쪽이든 폐하 것은 아니죠.”황후의 웃음이 옅어졌다.나는 관 안쪽을 살폈다.손목이 놓일 자리에는 검은 인장판이 박혀 있었다.그 위에 내 장례 계약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누구의 것인지 확인하려는 장치가 아니었다.처음부터 내가 들어올 것을 알고 만든 관이었다.“제 계약 번호는 어디서 얻으셨습니까?”“장례청이 발행한 모든 계약은 황후궁에 보고된단다.”“그럼 제 낙인이 반응할 것도 이미 아시겠네요.”“네가 정말 아델라인이라면.”황후는 끝까지 나를 시험하는 척했다.하지만 이 관에 필요한 것은 증명이 아니었다.살아 있는 내가 스스로 관에 들어갔다는 기록이었다.그 기록만 있으면 황후는 내 생존 주장마저 사망 절차의 일부로 바꿀 수 있다.“들어가겠습니다.”관 옆에는 낙인 반응과 함께 체온과 맥박을 적는 칸도 있었다.결과표만 밖으로 가져가면 살아 있는 몸에사망 계약이 집행됐다는 사실을 한 장으로 증명할 수 있다.그것은 지금까지 누구도 갖지 못한 결정적인 증거였다.황후가 준비한 관은 나를 다시 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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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닫히려는 뚜껑

바늘이 손목을 찌르기 직전 팔을 비틀었다.끝이 살을 얕게 긁고 지나갔다.상처에서 피가 맺히자 관 안쪽의 단내가 짙어졌다.바늘이 약을 밀어 넣는 장치였다.손끝의 감각이 빠르게 흐려졌다.상처가 얕아도 약은 이미 몸 안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맥박을 기록하세요!”나는 닫히는 틈을 향해 외쳤다.기록관 하나가 관 옆의 표시판을 읽었다.“맥박 정상 범위. 체온도 유지되고 있습니다.”“사망자가 아니라는 뜻이잖아요!”리비아가 경비의 팔을 밀어냈다.황후가 기록관을 돌아봤다.“낙인 대조 결과는?”“장례 대상자와 일치합니다.”“그럼 확인은 끝났구나.”“아직 살아 있어요!”“사망 기록과 장례 낙인이 모두 일치했잖니.”황후에게 뛰는 심장은 증거가 아니었다.죽었다고 적힌 문서만 증거였다.관 뚜껑이 가슴 위까지 내려왔다.나는 인장판에 붙잡힌 손목을 당겼다.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빠지지 않았다.“리비아! 소유권을 행사해요!”“어떻게요?”“관 바깥에 계약 승인부가 있을 거예요!”리비아가 관 옆을 더듬었다.황후가 경비들에게 명령했다.“모렌 양을 떼어놓아라.”“손대지 마!”리비아가 치맛자락 안에서 접힌 장례 계약서를 꺼냈다.체포될 때도 빼앗기지 않고 숨겨둔 원본이었다.“장례식 소유자 리비아 모렌이 절차 중지를 명령합니다!”“당신은 체포된 죄수다.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어.”“그럼 부인의 낙인도 쓸 수 없겠네요.”리비아가 황후를 향해 계약서를 들어 보였다.“내 권리는 정지시키고, 내 권리로 생긴 낙인만 이용하겠다고요?”기록관들의 펜이 다시 움직였다.황후는 그 모습을 확인하고 입을 다물었다.“소유권이 유효하면 관을 열어. 무효라면 장례 대상자 일치 판정도 취소하고.”리비아가 관 옆의 홈에 계약서 인장을 눌렀다.인장판을 죄고 있던 힘이 풀렸다.나는 손목을 뽑아내고 양손으로 뚜껑을 밀었다.관은 계속 닫히려 했다.리비아가 바깥에서 손을 넣어 함께 밀었다.“약속했잖아요!”“나간다고 했지, 쉽게 나간다고는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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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황실 장례권 특수 거래 목록

“언니를 죽여서 폐하가 돈을 받았네요.”리비아가 세실리아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황후는 장부를 바라봤다.“출처도 모르는 위조품이다.”“위조품이라면서 빼앗으라고 하셨습니까?”내 말에 경비들이 멈췄다.두 기록관은 이미 장부 제목과 세실리아의 거래 내용을 적고 있었다.황후가 그들을 불렀다.“기록을 중지해라.”한 사람은 펜을 내려놓았지만, 관을 열어준 기록관은 계속 썼다.“확인 과정에서 제시된 증거는 누락할 수 없습니다.”“누가 네 주인인지 잊었나?”“기록관의 주인은 기록입니다.”황후의 눈에서 웃음이 지워졌다.“이름이 뭐지?”“마르틴 헤스입니다.”“기억해두마.”“제 기록에도 남기겠습니다.”마르틴의 손은 떨렸지만 펜은 멈추지 않았다.나는 장부를 더 펼쳤다.세실리아가 격리실에서 깨어난 날짜.망상 진단이 작성된 날짜.리비아에게 사망 통보가 전달된 날짜.모든 날짜가 세실리아의 편지와 일치했다.“언니가 깨어난 날을 어떻게 알아요?”리비아가 물었다.“관리 확인란에 적혀 있어요.”나는 그 아래를 읽었다.생환 반응 발생.추가 약제 투여 승인.발언 무효화를 위한 행위능력 제한 신청.“언니가 살아 있다고 말해서 미친 사람으로 만든 거네요.”리비아의 손가락이 종이를 구겼다.“누가 승인했죠?”승인자 칸에는 황후궁 인장이 찍혀 있었다.황후는 태연하게 대답했다.“황실 기관의 인장이 내 개인 명령을 뜻하지는 않아.”“그럼 돈은요?”나는 마지막 줄을 기록관들에게 보였다.사망 수익의 일부가 황후궁 특별 계정으로 이체돼 있었다.계정 관리자는 이사벨라 황후.“기관의 돈이라고 하시겠죠?”“제국의 장례 질서를 유지하는 비용이다.”“살아난 여자를 다시 죽이는 데 쓰는 질서요?”황후의 손이 들렸다.경비들이 다시 다가왔다.나는 다음 장을 펼쳤다.“엘레노라 벨리어드.”발걸음이 멈췄다.“비비안 벨리어드. 마리안 벨리어드.”세 여자의 사망 원인은 달랐다.병사.자살.원인 불명의 심장 정지.하지만 약제 승인 번호와 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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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구멍을 찾는 하녀

붉은 장미에는 가시가 네 개 그려져 있었다.로엔베르크의 하인들이 위험을 알릴 때 쓰던 표시였다.아버지는 붉은 장미를 싫어했다.그래서 저택 안에서 붉은 장미를 그리는 사람은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했다.“황후가 만든 쪽지는 아니에요.”나는 종이를 촛불에 가까이 댔다.얇은 종이 사이로 세탁실 표식이 드러났다.“하녀가 우리를 돕겠다는 뜻인가요?”리비아가 벽을 둘러봤다.“도우려는 건지 끌어내려는 건지는 구멍을 찾아봐야 알겠죠.”객실에는 벽이 네 개뿐이었다.하지만 황궁의 방은 보이는 것보다 두꺼웠다.시녀들이 드나드는 통로와 난방용 공간이 벽 사이에 숨어 있었다.나는 침대 뒤부터 확인했다.리비아는 창가의 커튼과 장식장을 살폈다.“벽을 두드리면 경비가 들어올 텐데요.”“싸우는 척하죠.”“누가 이길까요?”“장례식 소유자가 공작부인을 때렸다고 하면 그럴듯하겠네요.”“죽은 사람한테 손대면 값 떨어져요.”우리는 말다툼하는 척 목소리를 높이며 벽을 두드렸다.문밖의 경비가 한 번 안을 확인했지만,리비아가 찻잔을 던지는 시늉을 하자 혀를 차며 돌아갔다.침대 뒤는 막혀 있었다.장식장 뒤에도 틈은 없었다.마지막으로 벽에 걸린 호수 그림을 내렸다.그림 뒤쪽에 손가락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작은 구멍이 있었다.안에는 가느다란 실이 매달려 있었다.리비아가 실을 당겼다.반대편에서 두 번 당기는 응답이 왔다.“누가 있어요.”“아직 믿으면 안 돼요.”나는 쪽지를 가늘게 말아 실 끝에 묶었다.아버지가 가장 싫어하는 꽃은?실이 벽 안으로 사라졌다.잠시 뒤 돌아온 종이에는 한 단어가 적혀 있었다.붉은 장미.로엔베르크 사람이라면 아는 답이었다.그때 문이 열리고 차를 가져왔던 어린 하녀가 세탁물을 안고 들어왔다.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림을 제자리에 걸었다.하녀는 침대 위에 수건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찢어진 옷이 있으면 지금 주십시오.”나는 관에서 긁힌 소매를 내밀었다.“이름이 뭐죠?”“마리입니다.”“누가 붉은 장미를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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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귀걸이로 산 초대장

“지금 당장 격리실로 가야 해요.”리비아가 문으로 향했다.나는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복도에 경비가 넷이에요.”“언니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데 기다리라고요?”“잡히면 다시는 확인하지 못해요.”리비아가 내 손을 뿌리쳤다.“부인은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말을 듣고도 그렇게 기다릴 수 있어요?”대답할 수 없었다.나도 묘지로 달려가고 싶었다.아버지의 호흡이 오늘 밤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었다.그래도 문을 부수고 나가는 순간 장부와 결과표가 모두 황후에게 돌아간다.“못 기다리겠으면 더 빨리 움직여요.”나는 C. 모렌의 거래 번호를 빈 종이에 옮겼다.“격리실에서 꺼내려면 공개 심의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걸 구하면 돼요.”“황후가 우리에게 줄 것 같아요?”“황후에게 달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벽의 구멍에서 실이 세 번 움직였다.마리가 돌아왔다는 신호였다.나는 쪽지에 필요한 것을 적었다.공개 심의 증인 초대장 한 장.공식 인장 포함.실을 넘기자 곧 답이 왔다.한 장뿐인 귀걸이로는 세탁 마차와 초대장을 모두 살 수 없습니다.리비아가 종이를 읽었다.“초대장을 사요.”“그러면 사본이 궁 밖으로 못 나가요.”“언니가 진짜라면 언니가 증거예요.”“세실리아가 아니라면요?”리비아의 입술이 굳었다.나는 선택을 대신하지 않았다.그녀가 귀걸이를 건넨 이유도, 언니의 이름 앞에서 흔들리는 이유도 알고 있었다.“결정해요. 장부 사본인지, C. 모렌인지.”리비아는 한참 동안 쪽지를 바라봤다.“사본 세 장은 세탁물 속에 숨겨요. 나머지 세 장은 태우고.”“왜 태워요?”“재를 세탁 마차 바퀴에 묻히면 경비가 그쪽만 뒤질 거예요.”“미끼로 쓰겠다는 거군요.”“귀걸이는 초대장에 써요.”그녀가 실을 세게 당겼다.“사람을 사본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답을 보낸 뒤 우리는 남은 종이를 잘게 찢어 찻잔 안에서 태웠다.재는 손수건에 감싸 구멍 너머로 보냈다.장부 사본 세 장은 젖은 수건 사이에 넣었다.한 묶음은 밖으로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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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살아 있던 세실리아

“리비아.”그 한마디에 리비아의 다리가 풀렸다.그녀는 의자 끝을 붙잡고 겨우 버텼다.“언니?”세실리아가 손을 내밀었다.리비아는 곧장 잡지 못했다.죽었다고 믿은 사람을 다시 만지려면 용기가 필요한 모양이었다.“정말 언니예요?”“열두 살 때 내 드레스 입고 연회에 갔다가 계단에서 넘어졌지.”“그건 누구나 알 수 있어요.”“네가 찢어진 치맛자락을 커튼 뒤에 숨겼고, 내가 사흘 동안 절뚝거리며 네 흉내를 냈어.”리비아의 입술이 떨렸다.“어머니한테 들킨 건 나였잖아.”“그래서 네가 내 침대에 설탕 과자를 놓고 갔지.”리비아가 세실리아에게 달려들었다.두 사람은 끌어안았지만 울음은 바로 나오지 않았다.확인하듯 어깨와 등을 만지고, 서로의 체온을 찾았다.세실리아가 먼저 리비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많이 컸네.”“언니가 너무 오래 안 왔잖아.”“미안해.”“그 말로 끝내지 마.”리비아가 세실리아를 더 세게 안았다.“살아 있었으면 왔어야지. 기어서라도 왔어야지.”“여기서는 기어도 같은 방으로 돌아와.”세실리아의 환자복 아래로 멍과 상처가 보였다.리비아가 입을 다물었다.문밖에는 그녀를 데려온 경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공식 초대장으로 꺼냈다고 해도 오래 붙잡아둘 수는 없었다.나는 탁자 위에 장부를 펼쳤다.“세실리아.”그녀가 내 쪽을 봤다.“아델라인 로엔베르크예요.”“알아요.”“저를 본 적 있습니까?”“그쪽 장례 초상화를 봤어요. 죽기 전부터 황후궁에 걸려 있었죠.”리비아가 고개를 들었다.“부인이 죽기 전부터?”“날짜를 바꿔가며 장례 준비표를 붙였어요.처음에는 한 달 뒤였다가, 보름 뒤로 당겨졌고,마지막에는 사흘 뒤가 됐죠.”내 죽음은 우발적인 선택이 아니었다.황후궁 안에서 일정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누가 날짜를 바꿨습니까?”“프리드 남작이 표를 가져왔어요. 승인한 사람은 황후였고요.”“에드릭의 이름도 봤어요?”“비용 보증인으로 적혀 있었어요.”세실리아는 장부에서 자기 이름을 찾았다.손끝이 생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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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관 속에서 깨어난 언니

“나도 관 속에서 깨어났어요.”세실리아의 말에 문밖의 경비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증인 이송 시간이 끝났습니다.”나는 초대장을 문틈으로 내밀었다.“증언 내용 확인이 끝나지 않았습니다.확인 서명 없이 데려가면 이송 기록이 무효가 됩니다.”경비들은 곧장 들어오지 못했다.황후궁은 사람보다 문장을 더 두려워했다.“시간이 많지 않아요.”나는 세실리아에게 빈 진술서를 건넸다.“기억나는 것만 말해주세요.”세실리아는 리비아의 손을 잡은 채 입을 열었다.“약을 먹은 뒤 몸이 먼저 굳었어요.사람들 말은 들리는데 눈을 뜰 수 없었죠.”의사가 사망 시각을 부르는 소리.하인들이 방의 물건을 세는 소리.누군가 유언장을 읽는 소리까지 전부 들었다고 했다.“내가 쓰지 않은 유언장이었어요.재산을 전부 황실 장례 사업에 기부한다고 적혀 있었죠.”“언니는 유언장을 남겼잖아.”리비아가 말했다.“네게 집을 주고, 남은 돈으로 어머니 묘지를 관리해달라고 썼지.”“그 유언장은 어디 갔어요?”“남편이 가져갔어.”세실리아는 그가 자신의 책상에서 원본을 꺼내는 소리도 들었다.죽은 사람은 반박하지 못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누구도 목소리를 줄이지 않았다.“관에 실린 뒤 얼마나 지나서 깨어났죠?”“정확히는 몰라요. 처음 눈을 떴을 때 완전히 어두웠어요.”팔을 움직이려 했지만 수의가 몸을 조이고 있었다.소리를 질러도 입 안에 채운 천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손톱으로 관 안쪽을 긁었다.한쪽 손톱이 들리고 피가 났지만 멈추지 않았다.“밖에서 들었어요?”리비아가 물었다.“장의사가 들었어.”“그럼 왜 꺼내주지 않았어?”“소유자에게 먼저 보고해야 한다고 했으니까.”장의사는 관을 열어 사람을 구하는 대신 황실 장례청에 생환 반응을 보고했다.돌아온 답은 장례 절차 중단이 아니었다.불량 장례 대상자를 황후궁 별관으로 회수하라는 명령이었다.“불량 대상자?”리비아가 이를 악물었다.“살아난 사람을 그렇게 불렀어요?”“죽었어야 하는데 살아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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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남편이 숨긴 진짜 유언장

문이 열리자 에드릭이 들어왔다.그는 나보다 세실리아를 먼저 발견했다.“죽은 여자가 왜 여기 있지?”리비아가 언니의 앞을 막았다.“살아 있으니까.”에드릭은 세실리아의 환자복과 손목 상처를 확인했다.놀란 기색은 오래가지 않았다.“격리 환자의 말을 믿을 생각인가?”“죽었다면서 격리 환자라는 건 어떻게 아시죠?”내 질문에 그의 대답이 끊겼다.세실리아가 에드릭의 허리춤을 보며 내 손을 눌렀다.열쇠 하나에 숫자 17이 새겨져 있었다.진짜 유언장이 든 보관함 번호였다.에드릭이 경비들에게 명령했다.“이 여자를 격리실로 돌려보내.”“공개 심의 증인입니다.”나는 초대장을 들어 보였다.“이송 기록과 진술서도 함께 남기세요.”“네가 꾸민 종이 한 장으로 황실 환자를 빼돌릴 수는 없어.”“황실 환자요?”리비아가 웃었다.“조금 전에는 죽은 여자라더니 이제는 환자네요.어느 쪽으로 데려갈지 먼저 정해요. 묘지입니까, 병실입니까?”에드릭의 손이 허리춤으로 내려갔다.리비아가 세실리아를 끌어안으며 일부러 그의 앞을 막았다.경비들이 두 사람을 떼어놓는 사이 몸이 한 번 부딪쳤다.세실리아는 리비아의 귀에 무언가 속삭인 뒤 끌려나갔다.“공개 심의장에서 기다릴게.”리비아의 외침에 세실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문이 닫히자 에드릭은 나를 향했다.“그 여자를 다시 부르면 네 아버지도 공모자가 된다.”“살아 있는 사람을 구한 죄인가요?”“죽은 신분을 숨긴 죄지.”“폐하께서 숨기면 보호고, 아버지가 숨기면 범죄군요.”“법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 집행한다.”“그래서 당신은 제 권한을 훔쳤고요.”복도에서 누군가 에드릭을 불렀다.그는 시간을 확인한 뒤 문으로 향했다.“객실에서 나오지 마. 오늘 밤은 특히.”진짜 유언장을 없애러 갈 사람이 해줄 만한 경고였다.그가 나가자 리비아가 손바닥을 펼쳤다.숫자 17이 새겨진 열쇠가 놓여 있었다.“언니가 가져가라고 했어요.”“언제 훔쳤죠?”“애첩 생활이 길면 남자 주머니에서 필요한 걸 꺼내는 법도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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