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애첩이 내 장례식을 샀다

남편의 애첩이 내 장례식을 샀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20
Par:  루니Mis à jour à l'instant
Langu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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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었다. 남편에게 독살당했고, 내 유언장은 위조됐으며, 내 장례식은 그의 애첩에게 팔렸다. 에드릭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델라인의 재산과 이름, 마지막 숨까지 소유하려 한다. 그러나 관 속에서 깨어난 순간, 그녀는 알게 된다.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을. 법은 그녀를 시신이라 부르고, 제국은 그녀의 죽음을 거래한다. 남편은 울며 거짓을 읽고, 애첩은 웃으며 장례식을 망친다. 이제 아델라인은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여자의 권리로 복수한다. 내 장례식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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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itre 1

제1화. 남편의 애첩이 내 장례식을 샀다

수프 세 숟갈째, 혀끝의 감각이 꺼졌다.

나는 은수저를 내려놓고 맞은편의 남편을 바라봤다.

에드릭 벨리어드는 웃고 있었다.

그날 저녁, 그는 나를 죽이고 있었다.

벨리어드 저택 식당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창밖에는 저녁빛이 남아 있었지만 촛불은 벌써 낮게 잦아들었다.

하녀들은 진작 물러났다.

식탁에는 나와 에드릭,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수프 한 그릇뿐이었다.

향도 온도도 알맞았다.

그래서 더 늦게 알아챘다.

지나치게 정갈한 음식일수록 감추려는 맛이 있는 법이었다.

“입에 안 맞아?”

“몸이 무거워서요.”

에드릭은 냅킨으로 내 입가를 닦아주었다.

손끝은 다정했고 눈빛은 계산적이었다.

다정한 남편, 병약한 아내, 조용한 저녁 식사.

남들이 보았다면 아름다운 부부라고 믿었을 것이다.

에드릭은 그런 그림을 만드는 데 능숙했다.

외출을 줄인 것도, 친정의 편지를 끊은 것도, 주치의를 바꾼 것도 전부 그였다.

방문 앞에 경비를 세운 날에는 내 손등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그 뒤로 친정 영지의 수익표는 그의 서재로 넘어갔고,

내 자선 기금 장부에는 벨리어드의 인장이 찍히기 시작했다.

“오늘은 왜 하녀가 없죠?”

“당신과 단둘이 있고 싶어서.”

“죽는 걸 지켜보려고요?”

촛불 하나가 흔들렸다.

에드릭의 미소가 사라졌다.

목 안쪽이 불에 덴 것처럼 타들어 갔다. 통증은 곧 무게로 변했다.

팔과 어깨, 눈꺼풀이 차례로 굳었다.

분명히 독이었다.

내 증상과 체질까지 계산해 고른 듯한 독.

이혼 서류의 봉인을 뜯으려고 숨겨둔 가느다란 금속침이 소매 안쪽을 찔렀다.

에드릭은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식탁 위에 펼쳤다.

내가 몰래 모아두었던 기록의 사본이었다.

벨리어드가의 전대 공작부인들.

병으로 죽은 여자들.

죽기 전 친정 재산이 사라진 여자들.

장례가 끝난 뒤에야 유언장이 발견된 여자들.

그리고 오늘, 그 명단 맨 아래에는 내 이름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런 취미는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

그가 종이를 촛불에 가져갔다.

여자들의 이름이 검게 오그라들며 사라졌다.

“제가 이혼 서류를 준비한 것도 알고 있었군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이 대답이었다.

“그래서 죽이는 거예요?”

“공작부인의 입에서 그런 단어가 나오면 안 되지.”

“공작부인이기 전에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 아내야.”

사랑을 고백하는 말이 아니었다.

제자리를 벗어난 물건을 다시 밀어 넣는 말이었다.

손가락 끝이 굳어갔다.

반지를 빼려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관에 들어갈 때까지 빠지지 말라는 듯 살에 박혀 있었다.

“제가 떠나는 게 그렇게 무서웠어요?”

에드릭은 반지를 오래 매만졌다.

청혼하던 날처럼 조심스러웠다.

다만 이번에는 신부의 손이 아니라 수의를 정돈하는 손길 같았다.

“살아 있으면 떠날 수 있잖아.”

그가 말했다.

“죽으면 못 떠나.”

그는 진심으로 믿고 있었다.

내가 죽으면 자신이 원하는 아내가 완성된다고.

캐묻지 않고, 거절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는 아내.

“제 유언장은요?”

“걱정 마. 잘 정리했어.”

“누구 마음대로요?”

“남편 마음대로.”

그가 새 문서를 펼쳤다.

아래에는 내 서명이 있었다.

획의 굴곡과 떨림까지 정교했지만 내 손은 아니었다.

친정 영지의 관리권은 벨리어드 공작가에 귀속된다.

자선 기금은 에드릭 벨리어드의 이름으로 승계된다.

“제 이름을 지우겠다는 말이네요.”

“아름답게 남기겠다는 거야.”

그 순간 알았다.

그는 내 삶을 빼앗는 것보다 내 죽음을 예쁘게 꾸미는 데 더 몰두하고 있었다.

살아 있는 나는 성가셨다.

캐묻고, 따지고, 도망치려 했으니까.

죽은 나는 편했다.

웃지 않은 날도 웃었다고 쓸 수 있고, 싫어한 꽃도 사랑했다고 적을 수 있으니까.

“제 장례식도 준비했나요?”

에드릭의 손끝이 멈췄다.

정답이었다.

몸이 옆으로 기울자 그가 펼쳐둔 유언장이 내 손등 아래로 미끄러졌다.

나는 소매 안의 금속침을 빼내 공작가 인장의 오른쪽 모서리를 긁었다.

아주 작은 흠집이 생겼다.

가문의 정식 인장에는 없는 상처였다.

나중에 에드릭이 저 문서를 진짜 유언장이라고 내밀어도,

독살당하던 밤 그가 보여준 바로 그 문서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에드릭은 보지 못했다.

그는 내가 남긴 증거보다 내가 얼마나 얌전히 죽어가는지에 더 관심이 있었으니까.

바닥에 닿기 전 그가 나를 받아 안았다.

흐트러짐 하나 없는 시신을 만들려는 손길로.

“당신은 벨리어드의 공작부인이야.”

그가 귓가에 속삭였다.

“마지막까지 품위 있게.”

그때 식당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바깥 공기가 먼저 들어왔다.

에드릭의 얼굴에서 표정이 지워졌다.

그의 어깨 너머로 검은 치맛단과 짙은 붉은 자수가 보였다.

리비아 모렌.

사교계가 남편의 애첩이라 부르는 여자였다.

“나가라고 했을 텐데.”

에드릭이 조용히 말했다.

“늦으셨어요, 공작님.”

리비아는 검은 밀랍 인장이 찍힌 문서를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흐려지는 시야에도 내 이름은 선명했다.

아델라인 로엔베르크 벨리어드 공작부인 사후 장례 집행권 양도 계약서.

매수인, 리비아 모렌.

계약금 지급 완료.

잔금 지급 조건, 피장례인의 사망 선고.

계약서 가장자리의 붉은 글자가 촛불과 상관없이 한 번 번뜩였다.

“방금 공작부인의 장례식을 샀거든요.”

문서는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리비아는 아니었다.

그녀는 마치 내가 죽지 않을 것을 아는 사람처럼, 남은 숨을 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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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ires

단단단
단단단
회차가 거듭할수록 스릴도 있어 너무 재미있어요.다음 회차가 궁금해지는 책이네요~
2026-07-10 23:38:36
3
0
김기애
김기애
신선하도다 ㅋㅋㅋㅋㅋㅋ
2026-07-05 08:01:12
3
0
엥잉옹
엥잉옹
슈발 신박해서 읽기시작했는데 개꿀임
2026-07-02 21:58:26
3
0
문명림
문명림
재미없음...재미없음....
2026-07-15 12: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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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79
제2화. 죽은 사람은 듣고 있었다
하나. 둘. 셋.리비아의 시선이 내 가슴 위에 머물렀다.정말로 남은 숨을 세고 있었다.“아델라인.”에드릭이 내 이름을 불렀다.애타는 남편의 부름이 아니었다.예정대로 멈춘 시계를 확인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그의 손가락이 내 목에 닿았다.“손 떼세요.”리비아가 가까이 다가왔다.“아직 내 아내야.”“사망이 선고되는 순간부터는 제 장례식의 피장례인이에요.”“말을 가려.”“죽인 사람 앞에서 죽음이라는 말을 왜 가려야 하죠?”식당 안의 공기가 가라앉았다.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면 에드릭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아내라는 말을 사랑처럼 사용하던 남자가 그 말로도 살인을 가리지 못하는 순간을.리비아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편히 죽으세요.”에드릭에게 들으라는 듯 또렷하게 말한 뒤, 그녀는 내 손등에 입을 맞췄다.입술이 닿은 채 아주 작게 움직였다.'죽지 마세요.'손가락 사이로 단단한 것이 밀려들었다.작은 열쇠였다.곧 주치의가 들어왔다.눈꺼풀이 들리고 차가운 청진구가 가슴을 눌렀다.싫다고 말할 수도, 몸을 피할 수도 없었다.시신으로 선고되기 전부터 내 몸에는 거절할 권리가 없었다.“맥박과 호흡이 없습니다.”“다시 확인해.”두 번째 검사가 이어졌다.나는 속으로 열까지 세었다.열에 닿기 직전 주치의가 청진구를 거뒀다.“아델라인 로엔베르크 벨리어드 공작부인께서 오후 여덟 시 십칠 분,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하셨음을 확인합니다.”펜촉이 종이를 긁었다.독살도 위조 유언장도 기록되지 않았다.병사한 아내와 슬픔에 잠길 남편만 남았다.장례 계약서 가장자리의 붉은 글자가 번쩍였다.효력 발생.동시에 왼쪽 손목이 타들어 갔다.살갗 위로 검은 글자가 번져 나왔다.소유자, 리비아 모렌.죽은 뒤 처음 얻은 것은 자유가 아니라 새로운 주인이었다.에드릭이 낙인을 확인하는 순간 입가가 일그러졌다.멀리서 첫 번째 장례종이 울렸다.리비아가 사망 진단서를 가져갔다.“이제 부인의 장례와 시신에 관한 권한은 제게 있습니다.”“계약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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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은 관을 두드리지 않으니까.”에드릭의 손이 관 뚜껑 위를 훑었다.금속 걸쇠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나는 열쇠를 쥔 채 숨을 멈췄다.해독제가 심장을 되살렸지만 완전히 깨어난 것은 아니었다.크게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관 안의 공기가 흔들릴 것 같았다.“열지 마세요.”리비아의 목소리가 들렸다.“비켜.”“운구 중 봉인된 관을 임의로 열면 사망 원인 이의가 자동 접수돼요.”걸쇠를 잡은 손이 멈췄다.“무슨 뜻이지?”“시신 훼손 가능성이 생기니 유언장 낭독과 재산 승계가 전부 보류된다는 뜻이죠.”에드릭이 원하는 것은 내 죽음만이 아니었다.내 이름으로 남은 영지와 자선 기금까지 온전히 삼키려면 장례 절차가 흠 없이 끝나야 했다.리비아는 그것을 정확히 찔렀다.“안에서 소리가 났어.”“방금 공작님이 관을 세 번 두드리셨잖아요.”리비아가 뚜껑을 가볍게 쳤다.안쪽 장식이 흔들리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들으셨죠? 아까도 이것이 울린 모양이에요.”태연한 목소리였다.“그래도 의심되시면 여세요. 제가 즉시 황실 장례청에 시신 훼손과 절차 방해를 신고할게요.”관 위에서 반지가 긁히는 소리가 멎었다.에드릭은 결국 걸쇠에서 손을 뗐다.“안치실까지 내가 따라간다.”“그러세요.”마차가 다시 움직였다.나는 손안의 열쇠를 더욱 세게 쥐었다.리비아는 나를 살렸지만 에드릭의 의심까지 없애지는 못했다.한 번의 실수면 관이 아니라 소각로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얼마 뒤 마차가 멈췄다.사람들이 관을 들어 옮겼다.안치실 문 앞에서 리비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여기부터는 장례 집행자와 관리인만 들어갈 수 있어요.”“내 아내다.”“지금은 제 피장례인이에요.”문이 닫혔다.에드릭은 한동안 밖을 떠나지 않았다.문 너머로 그의 구두가 대리석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한참 뒤, 관 옆면에서 작은 마찰음이 났다.똑, 똑, 똑.이번에는 간격까지 약속대로였다.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열쇠를 안쪽 구멍에 꽂았다.딸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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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싫어하던 꽃의 증언
나는 리비아에게 베일꽃을 싫어한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특히 향을 오래 맡으면 속이 메스꺼워진다는 말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만 했다.오래된 시녀조차 정확한 표현까지는 몰랐다.그런데 리비아는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했다.우연일 리 없었다.저 여자는 내가 죽기 훨씬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다.리비아가 꽃대를 꺾었다.뚝.짧은 소리가 대예배실을 갈랐다.“부인을 사랑하셨다면서요.”그녀가 에드릭을 바라봤다.“그럼 싫어하시던 꽃 정도는 기억하셨어야죠.”에드릭은 대답하지 못했다.그가 아는 것은 내 서명과 친정 영지의 수익뿐이었다.내가 어떤 꽃을 싫어하고 어떤 향에 두통을 느끼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조문객들의 시선이 꽃에서 에드릭에게 옮겨갔다.장례식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크게 보였다.죽은 사람을 가장 잘 안다는 주장의 첫 금이었으니까.“장례식 소유자는 접니다.”리비아가 계약서를 들어 보였다.“장식과 유품, 사망 경위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도 제게 있어요.”그녀가 장례청 서기에게 손짓했다.서기 둘이 검은 봉인함을 관 옆에 내려놓았다.“벨리어드가 방부실에서 확보한 보관함입니다.”검은 천이 걷히자 이름표가 붙은 유리병 네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마리엘 벨리어드.아녜스 벨리어드.클라리사 벨리어드.그리고 아델라인 벨리어드.앞의 세 이름은 내가 조사하던 전대 공작부인들이었다.모두 병사했고, 장례가 끝난 뒤 친정 재산이 벨리어드로 넘어간 여자들.“가문의 기록물이다.”에드릭의 목소리에서 애도가 사라졌다.“네가 만질 물건이 아니야.”“벨리어드가의 관습이라면서요.”리비아가 첫 번째 병을 들었다.“방부 처리에 사용한 약물을 보관해 관 안에 넣는 관습.”그녀는 네 번째 병을 흔들었다.검은 가루가 유리벽을 타고 흘렀다.“그런데 아델라인의 시신은 아직 방부 처리도 하지 않았죠.”대예배실의 공기가 차가워졌다.“그 병은 어디서 났지?”“어젯밤 식당에서요.”리비아가 말했다.“공작부인이 쓰러진 자리 옆에 있었습니다.”에드릭의 손이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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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이용하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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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죽기 전에 팔린 장례식
언젠가 반드시 나를 죽이겠다고.에드릭의 혈인이 찍힌 계약서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어머니는 이걸 어떻게 손에 넣었죠?”“언니가 황실 원부에서 뜯어낸 원본의 일부예요.”리비아가 원본 절편을 재발급된 집행본 위에 올렸다.서로 다른 종이였지만 붉은 문양이 빛을 내며 비어 있던 선을 따라 이어졌다.같은 원부에서 파생된 문서만 일으키는 공명 반응이었다.B-17-041.완전한 원부 번호 아래로 새로운 문장이 떠올랐다.집행본 재발급일.내가 독을 마시기 사흘 전.오래 잠들어 있던 계약을 누군가 내 죽음 직전에 깨운 것이다.“재발급을 신청한 사람은요?”“그 이름이 지워져 있어요.”계약은 내 결혼식보다 두 해 전에 작성됐고,약혼 발표 다음 날 피장례인으로 내가 확정됐다.집행권 매수인 칸의 잉크만 새것이었다.“왜 이 칸은 처음부터 비어 있었죠?”“사망 절차가 시작돼야 활성화되니까요.”리비아가 자신의 이름을 손끝으로 짚었다.“공작님이 당신의 죽음을 완성하기 직전, 제가 장례 집행권을 먼저 샀어요.”에드릭은 나를 죽이려 했고 리비아는 그보다 먼저 내 장례식을 가로챘다.“에드릭은 내용을 몰랐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불가능해요.”리비아가 검은 혈인에 손을 얹었다.붉은 글자가 떠올랐다.전 조항 열람 완료.지정 조건 인지 완료.사망 이행 보증 승인.계약서 뒷면에는 대상 지정 조항이 숨어 있었다.로엔베르크 적통 여성이 벨리어드의 배우자가 되는 즉시 피장례인으로 확정한다.그는 모든 문장을 읽고도 피를 묻혔다.“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계약 이행이었군요.”“네.”위로 없는 대답이 오히려 나았다.거짓말보다 잔인한 진실이 덜 모욕적이었다.리비아가 어머니의 편지 두 번째 장을 펼쳤다.혼인을 거부하면 로엔베르크 가문의 장례권 전체를 황실에 압류한다.계약 내용을 피장례인에게 알릴 경우 일족의 이름 보존권을 즉시 몰수한다.경고문 아래에는 황후에게만 발급되는 전용 승인 부호가 찍혀 있었다.“황후의 명령인가요?”“진짜 승인인지 확인되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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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죽은 아내에게만 보이는 덫
에드릭의 집무실 문이 열렸다.나는 리비아보다 두 걸음 뒤에서 들어갔다.책상 위에는 위조 유언장이 펼쳐져 있었다.내 서명을 흉내 낸 문서.독이 퍼지던 밤 내가 남긴 인장 흠집.그 흔적의 존재는 이제 리비아와 장례청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것을 경고로 남긴 사람은 나뿐이었다.“모렌 양은 창가에 서.”에드릭이 나를 불렀다.“엘린.”나는 고개를 숙인 채 책상 앞으로 나갔다.“글을 읽을 줄 안다고 했지?”“조금 배웠습니다.”“읽어.”첫 문장부터 일부러 더듬었다.귀족의 재산을 뜻하는 단어를 틀리고,영지 귀속 조항에서는 줄을 놓친 척했다.에드릭은 재촉하지 않았다.문서가 아니라 내 손끝과 눈동자를 살폈다.마침내 덫이 심어진 문장이 나왔다.[ 본인은 모친의 유해를 성 아그네스 묘역에서 벨리어드 납골당으로 이장할 것을 명한다. ]어머니는 그곳에 묻혀 있지 않았다.진짜 묘지는 로엔베르크 겨울 정원 아래에 있었다.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에드릭과 나뿐이었다.“이장…….”나는 발음을 흐렸다.“이양이라고 읽는 건가요?”“죽은 이를 다른 묘지로 옮긴다는 뜻이다.”“귀족은 죽은 뒤에도 집을 옮기는군요.”아무것도 모르는 하녀처럼 다음 줄로 넘어갔다.유언장을 끝까지 읽자 에드릭이 확인서를 밀어냈다.“읽은 내용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이다. 서명해.”공식 낭독은 장례청이 중지한 상태였다.이 서약에 법적 효력은 없었다.하지만 유언장이 위조로 판명되면 하녀 하나를 공범으로 몰기에는 충분했다.필체까지 확인하려는 시험이기도 했다.나는 상처 난 오른손을 감쌌다.“왼손으로 써도 되겠습니까?”“써.”엘린.글자는 맞게 적되 마지막 획을 필요 이상으로 길게 끌었다.잉크가 번져 두 글자가 붙었다.서툰 글씨처럼 보이려면 느리게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잘못 익힌 습관을 만들어야 했다.에드릭이 종이를 집어 들었다.“교회에서 글을 배웠다더니 엉망이군.”“틀린 기도문은 신부님이 고쳐주셨지만 제 이름을 고쳐줄 사람은 없었습니다.”그는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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