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곳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낯설지만 그 어디보다도 익숙한 곳이야.’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곳의 여주의 방 안일 것이다. 머지않아 내 앞에 또 다른 상태창이 뜨더니 정신없이 울려댔다. 띠롱, 띠롱, 띠롱- [목표: ‘진정한 사랑’을 찾기!] [성공시 보상: 로또 1등 당첨!] [실패시 처벌: 죽음] 그것도 잠시, 상태창이 미러링처럼 변해서 나를 비쳐주었다. 나는 흥분하느라 붉어진 뺨을 붙잡으면서 말했다. “와, 정말 로젤리나잖아!” ‘이 몸이 빙의한 몸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시대 가장 사랑스러운 공녀 1위!’ 앞으로 귀여움으로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아서 사교계를 평정할 영애다! 솜사탕처럼 몽글거리는 연분홍빛 머리카락은 물결치듯 찰랑거렸다. ‘후훗, 거기다가 핑크빛 앞머리가 살짝 덮은 백금안이 반짝이는 건 또 어떻고?’ 게다가 똑같은 색의 속눈썹은 어찌나 길고 촘촘한지 황홀할 정도였다. 그때 시스템창이 신난 내게 말했다. [모쪼록 힘내시길, 그럼 이만.] * 그 뒤에는 모두가 알다시피, 로판의 클리셰대로였다. 나를 병간호하러 온 하녀가 들어온 후 나는 막 깨어난 것처럼 숨을 헐떡였다. “허억, 헉.” “어, 어머나!” 그것도 잠시, 하녀는 들고 온 바구니를 놓은 채 방밖으로 달려나가 소식을 전했다. “공작님, 공녀님께서 깨어나셨습니다!” “내 하나뿐인 딸아! 어디 몸은 괜찮느냐?!” “다시는 안 깨어나는 줄 알고 걱정했단다.” 공작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고, 공작 부인이 이를 뒤따라 부드럽게 내 손을 감싸쥐었다. 다행히 공작가는 무지 화목한 편이었다. 나는 새끼 손가락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대고서는 눈물을 글썽이며 처연하게 말했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래도 저희 부모님이라는 건 알겠어요.” 이러쿵 저러쿵 기억 상실이니 뭐니 이하 생략. 원래 몸이 건강했는데 한순간에 무너졌다나 뭐라나. ‘그건 다 내가 이 몸
Last Updated : 2026-07-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