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의 검은 아주 날카로웠다.비록 이주현이 나중에 힘을 거두긴 했으나, 검날은 이미 내 살을 두 치나 파고들었다.게다가 미리 특별한 단약을 삼킨 탓에, 내 몸이 느끼는 고통은 보통 사람보다 배는 더 극심했다.피가 천천히 흘러내렸고, 나는 온몸의 힘이 빠진 채 피 웅덩이 위로 쓰러졌다.그래도 다행이었다.조금만 더 참으면, 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동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모두가 내 곁으로 몰려들었고, 누군가 자신의 옷자락으로 내 상처를 눌러 지혈하는 것이 느껴졌다.“눈을 감아선 안 된다!”몽롱한 의식 속에서, 나는 어딘가 익숙한 사람의 모습을 본 듯했다.그 사람은 온몸에 풍상을 고스란히 짊어진 얼굴로 내 이름을 목 놓아 부르고 있었다.“육성민.”그 세 글자가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순간, 수많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다.육씨 가문은 우리 가문과 대대로 친분이 있는 집안이었다.나와 윤진우가 처음 도성에 와서 자리를 잡았을 때도, 우리는 육씨 가문에서 머물렀다.그 시절의 육성민은 붉은 술이 달린 창을 들고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는 소년이었다.육성민은 나를 보자마자, 창을 휘둘러 내 머리끈을 단숨에 떨어뜨렸다.긴 머리가 풀어져서 어깨 위로 흘러내리자, 제멋대로 굴던 소년 장군은 처음으로 얼굴을 붉혔다.“이 아가씨는... 어쩐지 낯이 익은데.”나는 그 모습이 우스워 웃음이 나왔다.그리고 내 머리끈을 육성민의 붉은 창에 묶었다.“도련님께서는 여인의 머리카락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하셨습니까? 일단 건드렸다면 평생 책임져야 하는 법이지요.”육성민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는 내가 육성민을 부끄럽게 만든 줄 알았다.그런데 잠시 후, 육성민이 아주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내가 책임지면 되지!”그날 이후 소꿉친구였던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그 역시 나의 공략 대상 중 하나였다.내가 육성민과 혼인만 하면, 공략은 성공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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