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당일 밤, 강혁은 무거운 짐을 메고 먼저 캠핑장에 도착했다.텐트 치기, 간식 세팅, 모닥불 피우기까지 혼자서 해내며 조유진에게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게 했다.모든 준비를 마친 강혁은 푹신한 방석을 두드리며 말했다.“여기 앉아.”곧이어 미리 준비해 온 담요를 조유진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둘러주었다.“여기가 제일 잘 보여. 사진은 내가 찍을 테니까, 넌 오라라 감상에만 집중해.”말을 마친 순간, 강혁의 소매가 살짝 잡아당겨졌다.조유진이 강혁의 옷자락을 붙잡고 말했다.“좋은 풍경은 눈으로 담아야지. 그냥 여기 앉아서 같이 봐.”강혁의 귀가 또다시 새빨개졌다.오로라를 기다리는 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모닥불을 바라봤다.조유진은 간식을 하나씩 집어먹으며 따뜻한 모닥불의 기운을 느꼈다.바로 그때, 휴대폰에 속보 알림이 떴다.[재계의 거물 성윤호, 오늘 새벽 병으로 사망... 생전 운영하던 윤진그룹도 파산, 찬란했던 시대의 종막...]익숙한 이름을 본 순간 조유진은 잠시 멍해졌다.강혁도 같은 뉴스 알림을 받았다.조유진을 짝사랑하는 강혁은 자연스럽게 조유진의 과거도 알아보았고, 조유진이 겪은 아픔과 성윤호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강혁은 조심스럽게 조유진의 표정을 살폈다.하지만 조유진은 휴대폰을 잠시 내려다본 뒤, 말없이 화면을 꺼버렸다.“유진아...”“오로라다!”느닷없이 나타난 오로라가 강혁의 말끝을 삼켰다.학생들은 일제히 카메라를 들었고, 조유진도 망원경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짙푸른 밤하늘이 갈라지면서 초록빛 장막이 끝없이 흘러나왔다.새하얀 설원은 환상적인 빛으로 물들었다.조유진은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그런데 망원경을 내린 순간, 강혁이 오로라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남자의 검은 머리카락은 밤빛 아래 은은하게 반짝였고, 흘러내린 몇 가닥의 잔머리가 산들바람에 가볍게 흩날렸다.어쩌면 그 순간, 조유진은 강혁의 눈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것만 같았다.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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