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주는 곧바로 나를 놓고 망설임 없이 안채로 달려갔다.그곳에는 허연수가 나의 측근 시녀인 설아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었다.“군영에서도 감히 내 뜻을 거스르는 자가 없거늘, 시녀 주제에 감히 나를 막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냐?”설아는 죽을 각오를 하고 가로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께서는 낯선 사람이 침실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십니다.”허연수가 다시 검을 바짝 들이대자 설아의 목에서 흘러나온 피가 칼끝을 적셨고, 설아는 울먹이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서쪽 별채에 편히 태교하실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두었습니다…”나는 즉시 달려가 서태주의 칼집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나는 날카로운 검을 서태주의 목에 겨누었고, 두 눈은 핏발이 서서 붉게 달아올랐다.“설아를 놔주거라. 안 그러면 서태주를 죽일 것이다.”허연수는 매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저희 둘 중에 누가 더 빨리 죽일 것 같습니까?”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연수가 검을 휘둘렀고,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설아는 눈도 감지 못한 채 내 앞에서 쓰러졌고, 나는 다급히 검을 내던지고 설아의 곁으로 달려갔다.점점 차갑게 식어가는 시신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25년 동안 내 곁을 지켰고, 올해 겨우 혼인할 상대가 정해진 아이였다.‘내일이면 시집을 가야 하는데, 하필 오늘 이런 참변을 당하다니.’나는 다시 검을 들고 허연수의 가슴을 향해 힘껏 찔렀다.그러나 검날은 휘어질 뿐, 그녀의 몸을 뚫지 못했다.허연수는 가볍게 웃더니, 요염한 자태로 품 안에서 얇은 갑옷을 꺼냈다.“진심으로 태주에게 고마워해야겠군요. 아가씨 아버지의 시신에서 이 갑옷을 꺼내 제 목숨을 지켜주었으니 말입니다.”나는 눈물을 머금은 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태주의 멱살을 잡았다.“아버지의 시신에는 손도 대지 않고 정중히 장례를 치러드렸다고 하지 않았느냐?!”서태주는 내 손을 뿌리치고 나의 절망적인 시선을 피하며 나지막이 말했다.“서원아, 사소한 일에 너무 연연하지 말거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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