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하면 헌신짝이 됩니다》全部章節:第 11 章 - 第 14 章

14 章節

제11화

“인생에 7년이란 세월이 도대체 몇 번이나 있겠어?”나는 기성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 질문은 사실 과거에 내가 스스로에게 매일같이 던졌던 잔인한 물음이었다.7년이 아까워서 헤어지지 못했고 7년이 아까워서 이 악물고 참았으며 7년이라는 정 때문에 언젠간 그가 철들 거라 믿었었다하지만 이제야 비로소 뼈저리게 깨달았다.7년의 연애는 내가 계속 참고 피를 흘려야 할 이유가 아니라, 지금 당장 제때 손절해야 한다는 확실한 증거였음을 말이다.“기성훈, 네 말대로 인생에 7년은 그리 흔하지 않아. 그래서 난 내 다음 7년을 네게 낭비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어.”내 단호한 어조에 그의 안색은 완전히 잿빛으로 무너져 내렸다.내가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려 하자, 그가 돌연 등 뒤에서 나를 세차게 껴안으며 목이 메어 오열했다.“가지 마, 서윤아. 제발 날 버리지 마. 장미하고는 지금 당장 인연을 끊을게. 집에서도 내가 나갈 거고, 네가 날 때리고 욕해도 좋으니 제발 돌아와만 줘.”나는 그의 손가락을 한 마디씩 억지로 떼어냈다.지난 7년간 내 청춘을 옭아맸던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어내듯이.“기성훈, 네가 지금 질질 짜는 건 나를 사랑해서가 아냐. 그저 언제든 네 뒤꽁무니만 졸졸 따르며 헌신하던 호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 난 네 세컨드 옵션도 아니고 돌아올 피난처는 더더욱 아냐.”나는 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가만히 바라본 뒤 차갑게 경고했다.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서 질척거리지 마. 안 그러면 너희가 벌인 그 더러운 행각의 증거를 세상에 전부 폭로할 테니까.”기성훈은 돌처럼 얼어붙었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파트 단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번만큼은 그도 감히 나를 붙잡지 못했다.이로써 나는 모든 악연이 이것으로 깨끗하게 청산된 줄 알았다.하지만 나는 이장미의 두꺼운 낯가죽을 너무 과소평가했다.사흘 뒤, 그녀는 개인 SNS 공간에 장문의 게시글을 올렸다.제목은 아주 가관이었다.[진정한 사랑에는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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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남자 엄마도 진짜 상종 못 할 인간이네. 바람피우는 상간녀한테 어머니 소리 들어가며 예뻐하고 정작 예비 며느리한테는 7년 동안 머슴처럼 설거지나 부려 먹다니.]나는 이 댓글에 더는 대꾸하지 않았다.이미 띄워둔 물증만으로도 복수는 충분했기 때문이다.진정으로 뼈아픈 반격은 피를 흘리며 울부짖을 필요가 없었다. 그저 더러운 진실을 있는 그대로 세상에 펼쳐 보여서, 모든 이들이 똑똑히 보게 만들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기성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참회의 장문 사과글을 올렸다.그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이며 나약했는지 낱낱이 늘어놓으며, 나의 7년이란 헌신에 대죄를 지었다고 읊조렸다.스위스에서의 결혼식은 자신의 일생일대의 가장 추악한 실수였으며 서윤이는 단 한 번도 제게 잘못한 적이 없는데 온전히 제 비열한 손끝으로 우리 관계를 파탄 냈다고 빌었다.하지만 싸늘하게 식은 댓글창의 여론은 그의 참회를 외면했다.[사과로 다 해결될 거면 경찰이랑 법은 왜 있냐?][너는 잘못을 반성하는 게 아니라 네 인생이 끝장난 걸 뒤늦게 실감하는 거겠지.][피해자 여성분은 이제 그만 언급하고 그냥 조용히 놔줘라.][뒤늦은 가식적인 순정만큼 쓰레기인 건 없다.]이 와중에도 이장미는 끝까지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그녀는 급기야 실시간 방송을 켜고 눈물 콧물을 짜며 자신은 상간녀가 아니고 기성훈과는 진정한 운명의 사랑일 뿐이라고 징징댔다.오히려 내가 7년 동안 제 자리를 가로채고 있었고, 나란 존재만 없었어도 기성훈과 진작 결혼했을 거라고 소설을 썼다.하지만 성난 네티즌들은 실시간 댓글로 사정없이 융단폭격을 가했고 결국 그녀는 강제로 방송을 꺼야 했다.곧이어 누군가가 그녀가 스위스 결혼식에서 의기양양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했던 영상을 올렸는데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하고 있었다.“이날만을 오랜 세월 동안 간절히 기다려왔어요. 드디어 제 소중한 사람과 부부가 되었네요.”또 다른 네티즌은 그녀가 과거 개인 SNS에 올렸던 사진을 폭로했다.첨부된 글귀는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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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저 이제 갓 입사한 신입인데요.”“그래서요?”그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능력에는 연차 순서 같은 거 없어요.”그 순간,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존중받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었다.건성으로 던지는 ‘아무거나’라는 말로 무마되는 것도 아니고 주방으로 밀려나 설거지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내가 무언가를 요구했을 때 상대에게 ‘억지 좀 부리지 마’라는 핀잔을 듣는 것도 아니었다.그것은 누군가 나를 진지하게 바라봐 주는 것이다.내 능력을 알아봐 주고 내 선택을 지켜봐 주며 나를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봐 주는 것이었다.시간은 무섭도록 빠르게 흘렀다.기성훈이라는 이름을 떠올려도 이제는 심장이 아프지 않을 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가끔 지인들을 통해 그의 근황이 귀에 들어왔다.그와 이장미가 완전히 틀어졌다는 소식이었다.스위스 결혼식 비용은 대부분 기성훈의 지갑에서 나갔는데 다이아몬드 반지에 웨딩드레스, 식장 대관료, 항공권, 호텔 숙박비까지 합치면 거의 2억에 달하는 돈이었다.사달이 난 후, 기성훈은 이장미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장미는 끝까지 거절했다.결국 두 사람은 쇼핑몰 입구에서 멱살을 잡고 대판 싸웠고 그 추한 꼴이 고스란히 찍혀 인터넷에 퍼져나갔다.영상 속에서 이장미는 엉엉 울며 그를 악에 받쳐 쏘아붙였다.“이제 와서 후회돼? 처음부터 나한테 성대한 결혼식 올려주겠다고 꼬신 게 누군데? 기성훈, 너 순정파인 척 그만해! 너 임서윤을 진짜 사랑하긴 했어? 진짜 사랑했으면 나랑 스위스까지 기어 와서 결혼식을 올렸겠냐고?”기성훈은 그 자리에 멍하니 벙어리처럼 서서 단 한 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그녀의 말이 전부 진실이었으니까.그 후, 이장미는 이 도시를 떠났다.외국으로 갔다는 말도 있었고, 이름을 싹 바꾸고 신분 세탁해서 인생을 새로 시작했다는 소문도 돌았다.반면 기성훈은 완전히 몰락해 쥐죽은 듯 조용히 지냈다.그는 내게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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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주현빈은 나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플라워 데코도 같이 골라주었고 웨딩드레스 피팅도 함께 따라와 주었다.하객 명단도 몇 번이고 같이 검토했으며 청첩장에 들어갈 폰트까지 내가 마음에 드는지 꼼꼼하게 물어보았다.내가 너무 깐깐하다고 웃으며 농담을 건네자 그가 말했다.“결혼식은 그냥 형식적인 게 아니야. 내가 온 세상 사람들에게, 널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선포하는 거니까.”결혼식 날, 하늘은 눈부시게 화창했다.웨딩드레스를 입고 단상 위에 서서 내려다보니 객석에서 정하린이 눈물범벅이 되어 엉엉 울고 있었다.그녀는 쉴 새 없이 눈물을 훔치며 나를 향해 입 모양으로 크게 외쳤다.“넌 행복할 자격이 있어.”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마침내 주례석의 사회자가 주현빈에게 물었다.“신랑 주현빈 군은 신부 임서윤 양을 평생의 동반자로 맞아들여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영원히 사랑하겠습니까?”주현빈은 나를 지그시 바라보며 다정하게 대답했다.“네. 순탄할 때나 역경이 닥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저는 언제나 임서윤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지지할 것입니다. 내 인생의 부속품으로 곁에 두는 게 아니라 그녀가 그녀 자신으로서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 든든한 그늘이 되어줄 겁니다.”우렁찬 박수갈채가 채플 홀을 가득 채웠다.사회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신부 임서윤 양은 신랑 주현빈 군의 아내가 되어 남은 생을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까?”내가 선뜻 입을 떼려던 그 순간, 시야의 구석에 낯익은 실루엣 하나가 걸려들었다.검은색 정장 차림에 핼쑥하게 야윈 꼴을 한 기성훈이었다.2년 만에 마주한 그는 너무나도 변해 있었다.예전의 그는 늘 당당했고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 자신만만했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군중의 뒤편에 조용히 서서, 붉어진 눈시울로 마치 한참 늦게 찾아온 구경꾼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나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그 눈동자에는 간절한 애원과 함께 짙은 절망이 동시에 묻어났다. 마치 여전히 불가능한 기적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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