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 보니 설아림의 글씨체였다.[현승 오빠와의 100가지 버킷리스트.][3월 2일. 내 생일에 현승 오빠랑 같이 북극에 오로라를 보러 가서 10분 동안 키스했다.][5월 20일. 빅토리아 하버에서 현승 오빠가 나를 위해 불꽃놀이 준비하고 나에게 프러포즈를 했다.][7월 14일. 실버 데이에 현승 오빠랑 같이 뉴질랜드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오빠랑 1만 5천 피트 상공에서 함께 뛰어내렸다. 오빠에게도, 나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날이었다.]...100가지 버킷리스트를 모두 읽은 강지민의 두 눈에서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렸다.출장이라는 핑계로 집을 비웠던 시간 동안, 윤현승은 설아림과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결혼한 뒤로 윤현승은 강지민에게 낭만도, 서프라이즈도 안겨 주지 않았다.심지어 꽃도 좀처럼 선물하지 않았다.윤현승은 다른 커플들이 공개적인 애정 표현으로 주목받을 때면 늘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민아, 우리는 저 사람들이랑 달라. 우리는 굳이 저런 것들로 우리의 사랑을 증명할 필요가 없어. 잔잔하게 오래가는 사랑이 우리에게 더 잘 어울려.”윤현승은 낭만을 모르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다른 여자에게 낭만을 안겨주었을 뿐이었다.강지민은 다이어리를 서랍 안에 넣고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잠시 후 차에 탄 윤현승은 빨개진 강지민의 눈가를 발견하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지민아, 왜 그래? 울었어?”강지민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아까 벌레가 눈에 들어가서 그래요.”고개를 끄덕인 윤현승은 더 묻지 않은 채 차를 출발시켰다.고모 집은 두 블록만 더 가면 도착이었다.그런데 그때 윤현승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자 관리사무소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현승 씨, 윤현승 씨 댁의 화재경보기가 울렸어요. 저희가 바로 확인하러 갔는데 벨을 눌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아서요. 혹시 가족분들 모두 외출하신 건가요?”윤현승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설아림이 집에 있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