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이라고 배신당한 나, 재벌과 결혼해 아이의 엄마가 되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21 - チャプター 30

30 チャプター

제21화

윤현승은 눈앞에 놓인 긴급히 처리해야 할 프로젝트 서류를 보며 머리가 아파왔지만 설아림을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네가 먼저 엄마 좀 돌보고 있어. 나 일 마무리하는 대로 바로 갈 테니까.”그 말에 설아림의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다.‘정신이 온전치 못한 오미경을 나 혼자 감당하라고?’윤현승도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집안일보다는 회사가 우선이었다.그는 몇 마디 다정한 말로 그녀를 서둘러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었다....강지민은 룸에서 십여 분을 기다린 끝에 거래처 사람과 마주했다.그러나 빳빳한 정장 차림의 남자를 확인한 순간, 그녀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버렸다.“지민아, 오랜만이야.”남자가 온화한 미소를 띠며 악수를 청했다.강지민은 공포를 억누르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선배, 설마 선배인 줄은 몰랐네요.”그는 양정훈이었다. 대학 시절 같은 동아리 선배였던 그는 강지민을 수차례 성추행했던 장본인이었다.양정훈은 집안 배경이 막강한 재벌 2세였기에, 당시 그녀가 선생님에게 몇 번이고 호소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그저 마주칠 때마다 그를 피해 다니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한계가 있어, 하마터면 그에게 당할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양정훈이 그동안 그녀를 그대로 두었던 건, 괜한 번거로움을 줄이려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에 넣을 속셈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윤현승과 결혼했고 이후 양정훈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었다.굳어진 그녀의 표정을 확인한 양정훈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긴장하지 마. 오늘은 순수하게 업무 얘기만 할 거야. 지민이 네가 결혼한 것도 아는데, 내가 유부녀한테 찝쩍거릴 만큼 비열한 놈은 아니거든.”프로젝트 논의를 마친 강지민은 발걸음을 재촉해 룸을 빠져나왔다.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내내, 어쩐지 뒤에서 차 한 대가 계속 따라오는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혹시나 양정훈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녀는 기사에게 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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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침실로 돌아와 씻고 나온 강지민은 뒤이어 방으로 들어오는 윤현승과 마주쳤다.그는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잠옷을 챙겨 들고 곧장 욕실로 향했다.강지민은 그를 본체만체 신경 쓰지 않고 책을 한 권 꺼내 침대 헤드에 기대어 읽기 시작했다.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나온 윤현승에게 윤채린의 전화가 걸려 왔다.“현승아, 일 다 끝났으면 본가로 와서 엄마 좀 봐. 엄마가 널 제일 예뻐하시잖아. 너 보면 머리 아픈 것도 좀 가실지 몰라. 그리고 강지민도 데리고 와. 설아림 걔는 엄마 돌볼 줄을 전혀 모른단 말이야.”윤현승은 어떻게든 강지민과 진지하게 대화해서 더 이상 자신에게 날을 세우지 않게 달래볼 요량이었기에, 윤채린의 말을 대충 얼버무렸다.“나 오늘 밤에 야근해야 돼. 지민이도 아직 안 끝났고. 엄마는 큰누나랑 작은누나들이 좀 더 신경 써서 보살펴 줘.”윤채린은 차마 귀한 남동생을 탓하지는 못했지만, 강지민을 향해서는 고운 소리가 나가지 않았다.“너야 밖에서 일하느라 바쁜 게 당연하지만, 식충이 같은 강지민 걔가 바쁠 게 대체 뭐가 있어? 걔 아까는 내 전화도 감히 끊어버리더라. 너 걔 너무 오냐오냐 봐주지 마. 남자가 확실하게 기강을 잡아야 여자가 머리 꼭대기까지 안 기어오르는 법이야. 걔가 선 넘는다 싶으면 네가 단단히 버릇을 고쳐놔!”윤현승은 무심하게 대답하고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욕실에서 나온 윤현승은 침대에 얌전히 앉아 있는 강지민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옆모습을 보자 묘한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그가 다가가자 강지민은 속에서 알 수 없는 역겨움이 치밀어 올라 몸을 옆으로 피하며 그의 손길을 거부했다.윤현승도 그녀가 원치 않는 눈치임을 알아채고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그녀는 부부 관계를 심하게 꺼려 했고 그런 날들이 길어지자 윤현승 또한 차츰 시들해진 탓이었다.그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회사 업무에 대해 물었다.“요즘 회사는 적응할 만해?”강지민이 차가운 얼굴로 대꾸했다.“그냥 그래요.”윤현승이 미간을 찌푸리며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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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윤채린의 말에 채정숙은 분통이 터져 더욱 길길이 날뛰었다.때마침 다가오는 윤현승을 발견하고서야 두 사람의 격렬한 언쟁은 멈췄다.윤현승은 두 사람을 본체만체하며 설아림이 있는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사실 설아림의 기절은 쇼였다. 평생 남의 수발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그녀였기에 상대가 시어머니인지라 대놓고 거절할 수 없어 쓰러진 척 연기를 한 것이다.윤현승이 들어오자 그녀는 이내 가냘픈 표정을 지으며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겼고윤현승은 그녀의 파리한 안색을 보며 다정한 말로 어르고 달랬다.하지만 동생이 여자 하나 달래겠다고 쩔쩔매는 꼴을 본 윤채린은 심기가 몹시 불편해졌다.그녀는 윤현승의 팔을 낚아채 일으켜 세우며 쏘아붙였다.“됐어. 검사해 보니 뱃속 애는 아무 이상 없대. 우리는 얼른 엄마한테나 가보자.”윤씨 남매가 훌쩍 떠나버리려 하자 채정숙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막아서려 했지만 설아림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끌어당겼다.채정숙은 그런 딸을 향해 험악한 표정으로 따졌다.“아니 넌 윤씨 집안 사람들이 널 이따위로 취급하는데 가만히 당하고만 있어? 내가 네 편 들어주는 게 뭐가 잘못됐다고 말려!”설아림이 속삭였다.“엄마, 현승 오빠는 아직 강지민한테 미련이 있어요. 그러니 지금은 내가 속 넓은 척 참아야 해요. 여기서 떼라도 썼다간 현승 오빠를 그 여자한테 밀어 넣는 꼴이 되니까. 작은 거 챙기려다 큰 거 잃으면 안 되잖아요.”채정숙은 입을 굳게 닫고 침묵했다.피도 눈물도 없는 윤씨 가문 사람들도 끔찍했지만, 안 떨어지고 버티는 강지민도 뻔뻔하기 그지없었다.강지민이 웬만큼 눈치가 있는 애라면 알아서 윤현승 곁을 떠나야 마땅했기 때문이다....토요일, 강지민은 김순자를 뵈러 병원에 갔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병실에는 윤현승이 먼저 와 있었다.그는 고모가 깎아놓은 사과를 받아 직접 할머니의 입에 넣어드리고 있었고, 할머니와 고모는 그가 살갑고 효심이 지극하다며 연신 치켜세웠다.강지민은 그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았다.오직 할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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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가격만 20억에 달하는 최신형 한정판 팬텀 당텔이었다.안내판을 내려놓은 강지민은 윤현승을 향해 활짝 웃어 보였다.“현승 씨, 이 차 너무 마음에 들어요. 선물 정말 고마워요.”윤현승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는 서둘러 차의 트집을 잡아 강지민이 이 차를 포기하게 만들 궁리를 하고 있었지만 뜻밖에도 강지민이 그보다 한발 앞서 그를 채근했다.“차 잔금 마저 결제해 줘요. 오늘 바로 몰고 갈 거니까. 아, 나한테 주는 선물인 만큼 명의는 내 앞으로 해 두는 거, 괜찮죠?”윤현승은 어쩔 수 없이 펜을 들어 영수증에 서명했다.강지민이 차를 몰고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설아림의 차가 대문을 통과하는 것이 보였다.윤현승의 얼굴이 무의식중에 굳어졌다.강지민은 설아림의 뒤를 따라 차고로 진입하더니, 보란 듯이 그녀의 차 바로 옆에 주차했다.차에서 내린 강지민은 망설임 없이 설아림에게 다가갔다.“아림 씨, 우리 어머님이 요 며칠 편찮으신데 아림 씨가 가서 병시중을 들었다면서요? 마음씨도 참 곱지, 정말 고마워요.”강지민은 더없이 상냥하고 고마워하는 기색으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설아림은 발작하던 오미경의 미친 모습이 떠올라 순간 가슴이 턱 막혀왔다.그녀는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다.“지민 언니도 참, 너무 내외하시는 거 아니에요? 우리 두 집안이 교류해 온 세월이 얼만데요. 윤씨 가문분들 모두 저한테 그렇게 잘해주시는데 미경 이모는 당연히 제가 챙겨 드려야죠.”그때, 설아림의 시선이 강지민의 등 뒤에 세워진 핑크색 스포츠카에 꽂혔고 순간 그녀의 동공이 잘게 떨렸다.저건 그녀가 윤현승에게 사달라고 그렇게 졸랐던, 심지어 색상까지 직접 커스텀해 달라고 요구했던 바로 그 차였다.그런데 왜 강지민이 몰고 온단 말인가?설아림은 순진한 척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물었다.“지민 언니, 이 차, 현승 오빠가 사준 거예요?”그때 마침 윤현승이 다가오자 강지민은 자연스레 그의 팔짱을 끼며 생긋 웃어 보였다.“현승 씨가 나한테 준 선물이에요.”설아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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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강지민이 들어가 보니 장미숙이 쌀을 씻고 있었다.“저녁 메뉴는 뭐예요?”그녀가 묻자 장미숙은 설아림이 좋아하는 요리들만 줄줄이 읊었다.요즘 들어 설아림과 윤현승의 미묘한 기류를 눈치채고 그녀도 설아림의 비위를 맞추는 데 급급해하던 참이었다.강지민은 그 말을 듣자마자 메뉴를 전부 바꿔버렸다.그러자 장미숙이 당황해하며 말했다.“대표님께서 전에 분부하신 거라 좀 곤란한데요.”그 말에 강지민의 낯빛이 서늘하게 변했다.“집안 살림은 다 내 뜻대로 하기로 현승 씨랑 얘기 끝난 거 몰라요? 일하기 싫으면 오늘 당장 월급 정산하고 나가요.”평소와 다른 강지민의 기세에 눌린 장미숙은 쩔쩔매며 답했다.“알겠습니다, 사모님 뜻대로 할게요.”저녁 식탁에서 차려진 음식들을 본 윤현승은 미간을 좁히며 장미숙을 불렀다.“분명 아림이가 즐기는 음식들로 준비하라고 일렀을 텐데요.”장미숙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강지민의 눈치를 살피자, 강지민은 화사하게 미소 지으며 대꾸했다.“오늘 내가 갑자기 이 음식들이 당겨서 아주머니께 부탁했어요. 당신이 따로 챙기라고 한 줄은 몰랐네요. 그럼 아림 씨를 위해 요리 두어 개만 더하라고 할까요?”그러자 설아림은 가식적인 배려심을 보이며 식사를 이어가려 했으나, 생선을 입에 대기도 전에 심한 메스꺼움을 느끼며 화장실로 급히 자리를 피했다.윤현승이 뒤따라가려 하자 강지민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아림 씨 반응이 좀 이상한데, 혹시 임신한 거 아니에요?”윤현승의 눈동자에 잠시 당혹감이 스쳤으나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무슨 소리야, 아직 어린애가 무슨 임신을 해. 상한 음식이라도 먹었나 보지. 내가 가서 살펴볼게.”강지민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변기를 껴안고 위액을 토해내는 설아림을 본 윤현승은 수건을 가져와 입가를 닦아주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떠다 건넸다.그렇게 구토가 좀 가라앉기를 기다려 준 뒤에야 그녀를 방으로 데려다주자, 설아림은 금세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그를 서럽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현승 오빠, 나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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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잠들기 전 강지민은 설아림이 보낸 사진 한 장을 받았다.사진 속 설아림은 병상에 누워 있었고 옆자리에는 나른하면서도 귀티 나는 옆모습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하지만 사진은 채 1분도 되지 않아 삭제되었고 뒤이어 설아림의 가증스러운 사과 메시지가 전해왔다.[죄송해요, 지민 언니. 메시지를 잘못 보냈네요.]강지민은 이미 스크린샷으로 사진을 저장해 둔 상태였다.그녀는 답장 대신 휴대폰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오미경이 편찮아 본가에서 병간호를 해야겠다는 윤현승의 메시지가 도착했다.설아림과 함께하기 위해 온갖 핑계를 만들어내는 그가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출근 후 업무에 매진하던 중, 양정훈이 일 이야기를 핑계로 만남을 제안하며 자신의 복근 사진을 보내왔다.역겨움을 느낀 강지민은 사진을 삭제하고 무시해 버렸다.한편, 윤상 그룹의 원자재 공급업체 변경을 앞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구상엽이 그녀에게 공장 창고로 가서 함께 새로운 샘플을 확인하자고 제안해 왔다.강지민은 제안을 수락하고 구상엽과 함께 회사를 나섰다.그러다 공장에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차에 오른 건 밤 8시가 넘은 시간이었다.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와 문을 열자마자 문경희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일 마치고 푹 쉬라는 다정한 당부와 함께, 시간 나면 들르라는 말에 강지민은 마음이 뭉클해져 감사의 답장을 보냈다.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한 강지민은 배고픔에 지쳐 서둘러 국수를 끓였다.입주 후 넉넉히 채워둔 식재료 덕에 금세 한 그릇을 차려낼 수 있었다.막 두어 젓가락을 떴을 때 윤채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지민아, 병원으로 당장 와.”강지민은 피로가 몰려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거절했다.“오늘 저녁에 바빠요. 용건 있으면 현승 씨한테...”그러자 윤채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현승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안 와? 당장 병원으로 와!”윤채린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강지민은 결국 젓가락을 내려놓고 병원으로 향했다.도착해서야 윤현승과 설아림이 함께 실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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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지민은 내게 묻고 싶은 것이 없는 건가, 아니면 조금의 질투조차 느끼지 않는 건가?’윤현승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그는 물컵을 내려놓고 강지민의 손을 움켜쥔 채 속삭였다.“지민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숨기지 말고 내게 말해 줘.”강지민은 그저 옅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내일 공장에 가야 해서 오늘 밤은 당신 옆에 못 있을 것 같아요. 미숙 아주머니를 부를게요.”윤현승은 멍해졌다.지난번 그가 급성 맹장염으로 입원했을 때만 해도 강지민은 병원에 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손수 그를 간호하고 사소한 것까지 챙기느라 한시도 쉬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이렇게나 차갑게 돌아가겠다고 말하다니.윤현승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때 문밖에서 설아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승 오빠...”팔에 붕대를 감은 채 문가에 선 설아림이 근심 어린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강지민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겨 병실을 나섰다.윤현승이 그녀를 붙잡고 뭐라 더 하려 했지만, 어느새 강지민의 뒷모습은 사라진 뒤였다.설아림이 다가와 곁에 앉자 그는 이제 강지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설아림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괜찮아?”설아림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오빠는 많이 아파요?”윤현승은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으며 대꾸했다.“난 괜찮아.”설아림은 그의 품에 파고들어 울음을 터뜨렸다.“흑흑, 현승 오빠, 정말 무서웠어요. 오빠가 기절했다는 소식에 제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알아요?”윤현승은 그녀를 달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자꾸만 강지민의 차가운 얼굴이 떠올라 미간을 찌푸렸다.‘혹시 강지민이 무언가 눈치챈 건 아닐까?’...강지민은 병원을 나오자마자 불현듯 닥쳐온 위경련 때문에 안색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윤현승이 설아림과 동승했다 사고가 났음을 미리 알았더라면, 결코 이 병원을 찾지 않았을 터였다.애써 통증을 가라앉힌 그녀는 인근 고기 국숫집으로 들어가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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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공세혁은 머리핀을 한 번 힐끗 쳐다보곤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집에 돌아가면 버릴 생각이었다....윤현승이 입원해 있는 내내 강지민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출근했고 단 한 번도 병실을 찾지 않았다.하지만 발길을 끊었다 해서 소식까지 끊긴 것은 아니었다. 설아림의 SNS에는 윤현승이 그녀에게 죽을 떠먹여 주거나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는 모습, 한 손으로 태블릿을 받쳐 들어 그녀가 영상 콘텐츠를 보게 돕는 모습들이 시시각각 올라왔다.사진에는 손만 나왔지만 강지민은 단번에 그것이 윤현승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그럼에도 강지민의 마음은 의외로 평온했다.처음 윤현승의 배신을 알았을 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아 매일같이 자학하며 그와 함께 끝장내고 싶었지만 이제 그녀는 그 지옥 같은 감정의 굴레에서 천천히 벗어나고 있었다.더 이상 그의 행보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 것이다.그간 수집한 증거들은 이미 차고 넘쳤으니 이제는 윤현승과 관계를 정리할 시점이었다.그녀는 철저히 그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그가 마땅히 치러야 할 합당한 경제적 대가를 받아낼 생각이었다.그건 그가 당연히 치러야 할 빚이었다....심수정은 강지민이 요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그녀를 불러냈다.“최근 담당했던 이혼 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의뢰인이 남편 재산을 절반이나 떼어 받았거든. 오늘 밤 승리를 기념하는 작은 파티가 열리는데 재력가 자제들과 유명 가수들도 참석한다고 하더라고. 초대장이 두 장 있으니 바람도 쐴 겸 같이 가자.”강지민은 원래 갈 생각이 없었지만, 평소 좋아하던 가수가 연회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결국 참석을 수락했다.현장에 도착하자 심수정은 아는 고객을 발견하고는 강지민에게 말했다.“가서 인사 좀 하고 올 테니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줘.”강지민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과일 주스 한 잔을 집어 들고 천천히 목을 축였다.그때 수영장 쪽에서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강지민이 좋아하는 가수가 직접 무대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었다.그 노랫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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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다름 아닌 윤현승이었다.하지만 그가 선택한 건 허우적거리는 설아림이었다.곧이어 상황을 파악한 심수정이 지체 없이 뛰어들어 강지민을 끌어내 주었고 이를 지켜보던 두 남자가 재킷을 벗어 심수정과 강지민에게 덮어주었다.간신히 숨을 고르고 정신을 차린 강지민이 시선을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설아림을 안아 들고 다급하게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윤현승의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강지민은 이 상황이 참 우습고 가소로웠다.심수정 역시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쓰레기 같은 놈이라며 욕설을 퍼붓고 나서야 강지민을 부축해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별장의 도우미가 깨끗한 옷 두 벌을 가져다주자 강지민과 심수정은 옷을 갈아입고 젖은 머리를 말린 뒤에야 방을 나설 채비를 했다.막 문을 열자, 문밖에는 윤현승이 서 있었다.심수정은 입을 열어 쏘아붙이려 했으나 강지민이 그녀를 제지했다.“수정아, 먼저 나가 있어. 현승 씨랑 이야기 좀 할게.”심수정은 윤현승을 날카롭게 흘겨보고는 방을 나섰다.윤현승은 강지민을 따라 방으로 들어오며 변명하듯 입을 뗐다.“아까는 네가 물에 빠진 걸 못 봐서 아림이를 먼저 구한 거야. 지민아, 오해하는 건 아니지?”강지민이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나랑 부딪힌 것도, 날 물에 빠뜨린 것도 다 설아림이 한 짓이야.”윤현승은 흠칫 놀라더니 이내 난처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지민아, 아림이한테 들었는데 다 실수였대. 굳이 어린애한테 그렇게까지 빡빡하게 굴 필요 있어?”강지민은 싸늘하게 미소 지으며 날 선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CCTV라도 확인할까?”윤현승은 그녀가 쓸데없이 일을 키운다며 미간을 찌푸렸다.강성에서 내로라하는 그가 사교 모임까지 와서 고작 이런 쩨쩨한 일로 주최 측에 CCTV를 요구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강지민에게 돈을 이체했다.“아까 물에 빠졌을 때 먼저 못 구해줘서 서운했지? 내 성의라 생각하고 2억 보낼 테니까 수정이랑 쇼핑이라도 하면서 기분 풀어. 딴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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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강지민은 복수를 위해 자신과 아이를 희생시킬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심수정이 다시 물었다.“하지만 윤현승이 네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순순히 놔줄까?”강지민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에겐 그가 사기 결혼을 했다는 증거가 있어. 그와 설아림이 법적 부부라 해도 나를 만나는 동안 외도를 저지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 그가 나를 놓아주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그 증거들을 세상에 다 터뜨릴 거야. 체면을 중시하는 윤씨 가문이잖아. 윤현승도 겁이 나서라도 날 못 잡을걸.”...윤현승이 집에 돌아와 보니 강지민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그는 강지민이 아직 화가 나서 고모 집으로 갔다고 생각했고 화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달래줄 작정이었다.지난 5년 동안 두 사람도 다툴 때가 있었지만, 매번 그가 사과하면 그녀는 못 이기는 척 받아주며 늘 그의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윤현승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확신했다.마침 다가오는 일요일은 강지민의 생일이었다.금요일 밤, 강지민은 윤현승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요일에 함께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다.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연인이 된 날도, 그녀가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던 날도 바로 강지민의 생일이었다.가짜 혼인신고를 했던 날조차 이날이었다.그래서 강지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리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날은 없다고 생각했다.메시지를 확인한 윤현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그녀 마음속에 자신이 남아있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는 곧바로 승낙했고 비서에게 부탁해 레스토랑을 예약한 뒤 강지민에게 주소를 보냈다.강지민은 그가 보낸 주소를 확인했다. 두 사람이 자주 가던 곳이었다.다만 그가 그녀와 함께 그곳에 간 지는 꽤 오래전 일이었다.일요일 저녁, 강지민은 연한 하늘색 원피스를 차려입고 약속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윤기 흐르는 검은 머릿결에 투명하리만큼 하얀 피부, 그 속에 감춰진 온화한 기품은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강지민은 자리에 앉아 윤현승이 선물했던 반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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