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이라고 배신당한 나, 재벌과 결혼해 아이의 엄마가 되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1 - チャプター 20

30 チャプター

제11화

공세혁은 뜨거운 물 때문에 젖은 겉옷을 벗어 옆에 있던 비서에게 건네며 몸에 꼭 맞게 재단된 맞춤 정장을 드러냈다.공세혁은 차분하면서도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손 비서, 저 두 사람은 병원에서 난동을 부렸을 뿐만 아니라 고의로 사람까지 다치게 했으니까 당장 경찰에 신고해.”손정윤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신고하려 했다.그러자 겁에 질린 두 남자가 서둘러 허리를 숙이며 연신 사과했다.병상에 누워 있던 노인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돌보는 문제로 서로 다투던 두 아들에게 화가 나 있었지만, 두 아들 모두 경찰서에 끌려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다급히 입을 열었다.“신고는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입니다. 둘 다 성격이 안 좋아서 그렇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보세요. 이렇게 사과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번만은 용서해 주세요. 게다가 두 아들 모두 경찰서에 가면 누가 저를 돌봐주겠어요?”공세혁은 덤덤한 눈빛으로 노인을 힐끗 바라봤다.“경찰서에 끌려가지 않아도 두 사람 다 어르신을 돌보지는 않을 텐데요.”말문이 막힌 노인은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들 아들이 있으면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노인에게는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도 아무도 노인을 돌보려고 하지 않았다.난동을 부린 두 남자는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갔고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공세혁은 어질러진 병실을 둘러본 뒤 강지민을 향해 말했다.“이 병실에서는 할머니께서 편히 지낼 수 없을 테니 제가 VIP 1인실을 하나 마련해 드릴게요.”강지민은 그제야 남자의 목소리를 알아챘다.남자는 문경희의 손자였다.강지민이 황급히 말했다.“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1인실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돼서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여기도 충분히 좋아요.”공세혁은 강지민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손정윤에게 1인실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이내 김순자는 1인실로 옮겨졌고, 병원장과 전문의 몇 명이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공세혁은 병원장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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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공세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강지민 씨, 저희 할머니께서는 늘 제 결혼 문제로 걱정이 많으셨어요. 만약 할머니께서 강지민 씨에게 하지 말아야 할 얘기를 하셨더라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점은 꼭 기억해 주세요. 저는 비혼주의자입니다.”그 말이 무슨 뜻인지 강지민이 이해하기도 전에 공세혁은 신사답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그때 병상에서 김순자의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강지민은 공세혁의 말을 곱씹을 겨를도 없이 급히 병상으로 다가가 김순자를 챙겼다.김순자는 강지민을 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머니는 괜찮아. 많이 놀랐니?”강지민은 김순자의 손을 잡고 안도감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꼭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할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저는 어떻게 해요? 저는 엄마도, 아빠도, 할아버지도 없잖아요. 저한테는 오직 할머니뿐이에요.”김순자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왜 그런 바보 같은 말을 해. 이제는 가정도 있는 애가 말이야. 현승이가 곁에 있는데 이 늙은이를 왜 찾아?”김순자는 병실을 둘러보더니 탓하듯 말했다.“이 병실은 현승이가 마련해준 거니? 돈 아깝게 말이야. 현승이한테 할머니는 일반 병실에서 지내면 된다고 전해.”강지민은 윤현승이 자신의 카드를 정지시킨 일만 생각하면 가슴 깊은 곳에서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김순자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김순자의 몸 상태로는 더 이상 충격을 받아서는 안 되었다.김순자를 간호하기 위해 강지민은 사흘간 휴가를 냈다.윤상 그룹 연구개발팀.성가희는 강지민이 휴가를 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그 사실을 설아림에게 전했다.성가희는 설아림과 동문이자 친구였다.설아림의 도움 덕분에 윤상 그룹에 입사할 수 있었기에 성가희는 줄곧 설아림의 말을 잘 따랐다.설아림은 강지민과 윤현승의 관계를 성가희에게 알리지 않았다.그래서 성가희는 강지민의 뒷배가 윤현승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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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강지민이 병실로 돌아왔을 때 강미진과 사촌 동생도 와 있었다.강미진은 김순자의 머리를 빗겨 드리고 얼굴과 손을 정성스럽게 닦아 드리고 있었다.올해 열 살이 된 사촌 동생은 김순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친 부위에 입김을 불어 주었다.“외할머니, 제가 호 해 드릴게요. 제가 호 하면 안 아플 거예요.”그 말에 김순자는 웃음을 터뜨렸다.“아이고, 예뻐라. 이제는 할머니를 돌볼 줄도 아네.”사촌 동생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외할머니, 저도 나중에 커서 엄마처럼 돈을 벌면 외할머니를 모실 거예요.”김순자는 한숨을 내쉬었다.“엄마를 닮아서 뭐 하니? 여자는 가정을 잘 돌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말이야...”강미진은 친정어머니의 고루함을 지적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환자라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날씨가 화창했기 때문에 강지민은 휠체어를 빌려 김순자를 데리고 햇볕을 쬐러 나갔다.김순자는 계속 강미진 이야기를 꺼냈다.“너희 고모도 참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요즘 남편이랑은 어떠냐고 물었거든? 그 고집불통 같은 얼굴을 보니 화해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어. 이혼해서 대체 무슨 득을 볼 수 있다고 저러는 건지. 부부라는 게 원래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면 사는 건데 말이야. 안 그래?”강지민은 김순자의 목도리를 여며 드리며 자기도 모르게 강미진의 편을 들었다.“하지만 결혼한 이후에는 늘 고모만 양보했잖아요. 게다가 고모부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기까지 했고요. 할머니, 그런데도 고모가 계속 참고 양보하길 바라세요? 고모는 할머니 친딸이잖아요. 친딸이 그렇게 억울하게 살아도 괜찮으신 거예요?”“결혼해서 안 억울한 여자가 어디 있겠니? 다 가정을 위해서 참고 사는 거지. 한 발 양보하는 게 뭐 어때서. 네 고모는 형제도 없고 조카도 없어. 이혼하면 누구한테 의지해서 살겠어? 따지고 보면 결국 본인 탓이지. 아들을 낳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강지민은 문득 윤현승이 떠올랐고, 그 순간 강미진의 심정을 더 깊이 공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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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요즘은 정신없이 바쁘니까 시간 좀 지나면 찾아뵐게.”강지민이 오미경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일 때문에 윤현승은 강지민의 가족에게 예전만큼 잘해주고 싶지는 않았다.윤현승은 전화를 끊었고 강지민은 마음이 무거워졌다.기대 어린 김순자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강지민은 아무 일도 없는 듯이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그러면 출장 다녀와서 함께 할머니를 뵙기로 해요.”강지민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김순자에게 말했다.“현승 씨가 갑자기 출장을 가게 됐어요. 현승 씨가 돌아오면 같이 올게요.”김순자는 수심이 더욱 깊어졌지만 그 이후로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날, 강지민은 김순자를 대신해 검사 결과 보고서를 받으러 갔다.병원 복도를 걷고 있는데 윤현승과 설아림이 보였다.설아림은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제 남동생이 레이싱을 하다가 크게 다쳤잖아요. 이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날지 모르겠어요.”윤현승은 설아림을 달래주었다.“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내가 해외에서 유명한 외과 전문의를 직접 모셔 와 집도하게 했어. 네 남동생은 분명 무사할 거야. 나도 네 동생 수술이 끝날 때까지 계속 병원에 있을게.”설아림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앞으로 걸어갔고 잠시 뒤 그들의 뒷모습이 강지민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지나가던 간호사가 작은 목소리로 수군댔다.“방금 그 남자분 아내한테 정말 잘해주네요. 아내 남동생이 사고를 당하니까 해외 전문의도 모셔 오고 VIP 병동 한 층을 통째로 예약한 데다 아침 일찍부터 병간호까지 하러 왔잖아요.”“그만큼 아내를 사랑하나 보죠. 남자는 원래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그 여자의 가족까지 자신의 가족처럼 여기거든요.”강지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윤현승에게서 서서히 정을 떼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가슴 한구석이 저릿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공씨 가문 별장.문경희는 손자가 경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못마땅한 듯 말했다.“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지민이 좀 챙겨 주라고 했지. 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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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강지민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문경희와 마주쳤다.문경희는 강지민을 발견하자마자 눈을 빛냈다.“지민아...”강지민은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할머니, 공세혁 씨를 보내 저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이 은혜는 잊지 않고 꼭 갚을게요.”문경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무슨 은혜를 갚는다는 거야? 네가 나를 먼저 도와줬으니 세혁이를 시켜 너를 돕는 건 당연한 일이지.”문경희는 사람을 시켜 강지민의 신상을 조사해 보았고 강지민이 미혼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이렇게 훌륭한 손자며느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문경희는 주머니 안에서 손목시계를 꺼내 강지민의 손에 쥐여주었다.“이건 우리 손자가 너한테 주는 예물이야. 받아.”“예... 예물이요?”강지민은 놀란 표정으로 매우 비싼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문경희가 설명했다.“우리 손자는 돈도 많고 외모도 훤칠하고 인성도 좋아. 낭만을 아는 애는 아니지만 결혼하고 나서 천천히 가르치면 될 거야.”그러나 강지민은 진지한 표정으로 문경희에게 손목시계를 돌려주었다.“할머니, 마음은 감사하지만 이 손목시계는 받을 수 없어요.”공세혁은 옷차림은 물론 분위기까지 평범한 사람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심지어 윤현승보다도 더 비범하고 고귀한 분위기를 풍겼다.공세혁과 결혼한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강지민은 더 이상 결혼 생활 때문에 자신의 삶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그리고 지금은 우선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기반을 다지고 싶었다.강지민은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전까지는 절대 결혼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나를 믿지 못하는 거니?”문경희는 조급해졌다.강지민은 문경희의 손을 토닥거리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저는 예전에 한 사람을 사랑하다가 성장할 기회를 놓쳤어요. 그런 이유로 지금은 그런 수동적인 처지에 놓이고 싶지 않아요. 일단은 제 일부터 잘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결혼 생각이 없어요.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문경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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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윤현승은 자신이 먼저 물러설 틈을 주었으니, 강지민이 분별력이 있다면 마땅히 자신과 화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힐끗 보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설아림이 서류를 든 채 걸어 나왔다.“현승 오빠, 지민 언니.”강지민은 설아림의 목에 걸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보자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그것은 5년 전, 윤현승이 그녀에게 준 생일 선물이었다.그는 이 목걸이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며 그녀를 향한 변치 않는 마음을 상징한다고 했었다.그래서 강지민도 아까워서 한 번도 차지 않고 보석함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것이었다.강지민은 다가가 다짜고짜 목걸이를 낚아챘다.즉시 설아림의 가느다란 목에 붉은 상처가 남았고 고통에 울먹이며 겁에 질린 채 강지민을 올려다보았다.윤현승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와 물었다. “지민아, 지금 무슨 짓이야?”강지민은 목걸이를 쥔 채 물었다.“이거 당신이 준 거예요?”윤현승은 목걸이를 보고는 그녀가 왜 이토록 예민하게 구는지 알아차렸다.하지만 고작 목걸이 하나일 뿐이었다.그동안 그녀에게 선물한 보석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싶었다. “지민아, 아림이가 잘못했다 해도 이런 식은 아니지. 얘 목 다친 것 좀 봐.”설아림은 울먹이며 강지민에게 사과했다.“죄송해요, 지민 언니. 그냥 목걸이가 예뻐서 한번 해본 거예요. 언니한테 그렇게 소중한 건 줄은 정말 몰랐어요.”윤현승은 손수건으로 설아림의 목 상처를 눌렀지만, 피가 멈추지 않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일단 병원부터 가자.”그는 말을 마치고 설아림을 데리고 떠났다.강지민은 피 묻은 목걸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더럽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쓰레기통 곁으로 다가가 던져 버렸다.저녁 무렵, 강지민은 할머니 김순자를 뵈러 병원에 갔다.김순자는 회복이 빨라 돋보기를 끼고 태블릿으로 드라마를 보고 계셨다.그 모습에 강지민은 미소를 지으며 뜨거운 물을 받으러 병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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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지민아, 내가 너를 직접 키우지는 않았어도 낳아준 엄마잖아. 그 낳아준 은혜는 갚아야지. 네 동생인데, 정말 그렇게 모질게 외면할 거야?”통증 때문에 강지민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그녀는 손을 빼내려 애썼지만 채정숙은 놓아줄 기미가 없었다.그때 마침 윤현승이 나타나 창백해진 강지민을 보고는 서둘러 그들을 가로막았다.“정숙 이모, 지민이 손 놓으세요.” 윤현승의 등장에 채정숙은 어쩔 수 없이 강지민을 놓아주었지만,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에게 매달렸다.“현승아, 이제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어. 재준이 몸이 버티질 못한단다. 제발 부탁이니 지민이 좀 설득해 줘.”윤현승의 눈동자에 갈등이 서렸다.강지민은 그를 조용히 응시하며 선택을 기다렸다.과연 그가 설아림을 위해 또다시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할 선택을 할 것인지, 그녀는 그 답이 궁금했던 것이다.그때 윤현승이 입을 열었다.“지민아, 검사 딱 한 번만 받자. 재준이가 지금 너무 위독해서 그래...”그 말에 강지민의 표정은 차갑게 얼어붙었다.“현승 씨, 나 빈혈 있는 거 알잖아요.”“경미한 정도라 골수 기증은 괜찮아.”그는 대수롭지 않게 덧붙였다.“끝나면 영양사를 붙여서 몸 관리 잘해줄게.”강지민은 기가 찼다.“절대 안 해요. 다른 사람을 알아보세요.”그녀는 남을 위해 자신의 뱃속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강지민이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 하자 윤현승이 붙잡았다.“지민아, 꼭 그렇게 냉정해야 해?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야.”그는 강지민이 인정머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때 설아림도 무릎을 꿇고 울먹였다.“지민 언니, 제발 동생 좀 살려주세요!”결국 윤현승은 강지민을 억지로 끌고 검사실로 들어갔다. 의자에 앉혀진 그녀는 차가운 주삿바늘이 혈관을 파고들려 하자 눈을 질끈 감았다.그때 조급한 목소리로 비서가 들어왔다.“대표님, 기증자가 나타났습니다. 적합한 골수를 찾았어요.”간호사가 동작을 멈췄다.강지민이 눈을 뜨자, 윤현승이 채정숙, 설아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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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하지만 김순자는 오히려 강지민을 다독이며 말했다. “현승이를 원망하지 마라. 방금 전화 받으러 나간다고 했으니 필시 회사 일 때문일 게야. 할미는 다 이해한다.”강지민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날 밤 강지민은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병실에 남아 할머니의 곁을 지켰다.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아침 식사를 사 들고 나타난 윤현승은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지민아, 미안해. 어젯밤엔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어. 비서한테 간병인을 구해서 할머니를 돌봐드리라고 지시했는데, 혹시 안 왔어?”그의 뒤에 서 있던 비서는 병실에 간병인이 없는 것을 보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어젯밤 비서가 직접 간병인을 구하려 했을 때, 설아림이 갑자기 괜찮은 사람을 안다며 자신이 연락하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설마 간병인을 보내지 않았을 줄이야.강지민이 그를 본체만체하며 병실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윤현승은 싸늘한 눈빛으로 비서를 한 번 흘겨보고는 아침 식사를 든 채 뒤따라 들어갔다.윤현승은 워낙 어르신들 비위를 잘 맞추는 터라, 할머니는 그를 나무라기는커녕 오히려 건강을 염려하며 푹 쉬라고 당부했다.뒤늦게 간병인이 도착해 할머니를 돌보게 되자, 강지민과 윤현승은 함께 회사로 향했다.가는 내내 강지민은 단 한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견디다 못한 윤현승이 먼저 사과를 건넸다.“지민아, 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용서해 주라.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다 해줄게.”강지민이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정말 내가 원하는 건 뭐든 해줄 수 있어요?”윤현승이 고개를 끄덕였다.회사에 도착한 강지민은 그와 함께 대표실로 들어섰다.“당신 명의로 된 회사 지분 2%를 줘요.”뜬금없이 회사 지분을 요구하는 그녀의 말에 윤현승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고 말았다.그의 기억 속 강지민은 회사나 돈에는 통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그렇기에 그녀의 입에서 이런 요구가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강지민은 고요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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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무슨 소리야?”자신의 아이를 가진 그녀이기에, 윤현승은 무엇이든 그녀의 뜻을 먼저 맞춰주려 노력해 왔다.“우린 이미 법적으로 부부인데, 내가 널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설아림은 말을 이어갔다.“전 오빠를 위해 결혼 사실도 숨겼고 해외 대학원 진학도 포기했어요. 그리고 오빠 비서로 일하며 아이까지 낳아주겠다는데 내가 오빠를 위해 쏟은 정성이 지민 언니보다 부족했어요?”그 말에 윤현승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어떤 보상을 원해?”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자 설아림의 내면에 희열이 스쳤다.“지민 언니한테는 주얼리 숍 두 곳을 줬잖아요. 그럼 나한테는 뭘 줄 건데요? 내 뱃속엔 오빠 아이도 있는데.”윤현승은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내 명의로 된 모든 자산이 어차피 부부 공동 재산 아니겠어? 왜 자꾸 지민이와 비교를 해. 좋아, 그럼 세화거리에 있는 상가들을 전부 네 명의로 해줄게, 됐지?”그제야 설아림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나를 가장 사랑하는 건 오빠밖에 없어요.”잠시 달콤한 시간을 보낸 뒤, 설아림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오빠, 공천 그룹이랑 추진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머리 아프죠? 내가 알아보니까 그쪽 담당자가 지민 언니 대학 선배던데 언니를 보내서 직접 상대하게 하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요?”윤현승은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구면인 사이라면 프로젝트를 따내기가 훨씬 유리할 테니까.현재 경쟁사가 너무 많아 윤상 그룹이 낙찰받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좋아, 네 말대로 하자.”강지민은 자리로 돌아왔다가 비서실로부터 날아온 메일을 확인했다. 프로젝트 담당자로 나서라는 내용이었다. 연구개발 팀장인 자신에게 왜 프로젝트팀의 실무를 떠넘기려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녀는 업무용 카톡에 접속해 윤현승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따져 물었다.그의 대답은 무척이나 사무적이었다.[이번 프로젝트는 제품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얽혀 있어. 네가 연구개발 팀장이고 제품을 가장 잘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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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말을 마치자마자 강지민은 칼같이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지금쯤 윤채린이 방방 뛰며 길길이 날뛸 꼴이 안 봐도 비디오였지만 이제 와서 그녀가 알 바 아니었다.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긴 윤채린은 분에 못 이겨 하마터면 휴대폰을 집어 던질 뻔했다.옆에 앉아 있던 윤수빈이 그녀의 험악한 꼴을 보고 물었다.“왜 그래? 언니, 그 여자가 간호하러 안 오겠대?”윤채린이 이를 갈았다.“아주 기고만장해졌어, 참나. 애 하나 못 낳는 주제에 어디서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어? 당장 현승이한테 전화해서 저년 내쫓으라고 해야겠어. 어차피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 빈털터리로 쫓아내는 것쯤은 일도 아니지.”그녀는 곧장 윤현승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회의 중이던 윤현승은 다급하게 답했다.“누나, 나 지금 한창 바빠서 30분 뒤에 다시 할게.”그러고는 그 역시 매정하게 윤채린의 전화를 끊어버렸다.윤채린은 차마 동생에게는 화를 못 내고 그저 동생의 건강만을 염려할 뿐이었다. 강지민 그 뻔뻔한 년이 집구석에서 남편 내조는 안 하고 기어코 밖으로 기어나가 일을 하다니, 나중에 어떻게 밟아줄지 두고 볼 일이었다.그사이 오미경의 방에서는 또 물컵이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가정부는 겁에 질려 들어갈 엄두도 못 냈고 윤수빈 역시 이 타이밍에 엄마 방을 들여다볼 배짱은 없었다.때마침 설아림이 본가에 나타났다.그녀는 시간만 나면 오미경에게 알랑방귀를 뀌며 어떻게든 오미경과 손을 잡고 강지민을 빨리 쫓아낼 궁리만 했다.윤채린은 설아림을 보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오미경의 병시중을 넘겼다.오미경이 두통으로 발작할 때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설아림은 착한 며느리 코스프레를 하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방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이 상황을 너무 쉽게 봤다는 걸 깨달았다.오미경의 상태는 도저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온 마당에 그냥 돌아갔다간 나중에 두 시누이에게 어떤 꼴을 당할지 뻔했다.결국 억지로 이를 악물고 버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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