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안우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우혜야,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그러고는 곧 무언가를 깨달은 듯 태연하게 말했다."하긴, 경성에서 우리의 혼약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를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으니 분명 적잖은 험담을 들었겠지. 네가 나를 원망하는 것도 당연하다."나는 그가 닿았던 곳을 손수건으로 문질러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른 뒤에야 비웃듯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배안우, 내가 정말 너와 혼인할 거라고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냐?"배안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한참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됐다. 우혜야, 네 마음속에 원망이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온 경성 사람들이 다 우리가 이미 혼약을 맺었다는 걸 알고 있지 않느냐? 너는 나를 기다리느라 이미 혼기를 놓친 처녀 신세가 되었는데 이제 경성의 어느 사내가 감히 너를 부인으로 맞이하려 하겠느냐?"그의 눈에 어린 확신을 보며 나는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그때는 사람 보는 눈이 왜 그리 없었던지, 나 자신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그때 그는 혼례를 앞두고 출정을 선택했다. 떠나기 전, 눈물을 머금고 내게 약속했다."우혜야, 내가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면 반드시 너에게 성대한 혼례를 치러 주겠다."나는 그 말을 믿었다.하지만 1년을 기다린 끝에 나는 황당하게도 그와 서가애가 낳은 아이를 받게 되었다.그가 줄곧 서가애를 곁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두 사람은 심지어 변방 장병들의 앞에서 성대한 혼례까지 올렸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마음은 더욱 차갑게 식어 갔다.막 몇 마디 쏘아붙이려던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안마당에는 연분홍색 옷차림의 여인이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안고 허둥지둥하고 있었다."어머니! 어머니, 살려 주세요!"윤도의 울부짖음을 들은 순간, 나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앞으로 다가가서 서가애의 뺨을 한 대 후려쳐 쓰러뜨리고 아이를 빼앗아 왔다.서가애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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