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고요했다. 달빛이 제인의 방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바닥에 은빛 그림자를 그렸다. 그녀는 침대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 디에고의 키스, 그의 고백, 그녀의 과거, 그리고 그녀의 마음속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그 끈질긴 의문 등 이 모든 일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녀의 두 눈은 붉어져 있었다."내 이름이 로즈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그녀가 다시 속삭였다. 이번에는 분노가 아닌, 조용한 아픔을 담아 더 부드러운 목소리였다.디에고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방 저편에 있는 선반으로 걸어갔다. 차분한 손길로 그는 나무 액자 하나를 집어 들고,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는 그것들을 가져와 그녀의 곁에 앉았다."왜냐하면 당신을 알고 있었으니까... 당신이 날 다시 알게 되기 훨씬 전부터," 그가 조용히 말했다. "당신이 제인 스태들러가 되기 전... 당신은 로즈였어. 나의 로즈."제인은 혼란스러워하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고, 그녀의 시선은 그의 손에 들린 사진들에 머물렀다. 그녀의 숨이 멎었다.그곳, 사진 한 장의 중앙에는 어린 시절의 그녀가 있었다. 얼굴은 더 둥글었고, 볼살이 통통했으며, 머리는 양 갈래로 짧게 땋아 내린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의 곁에 서 있는 이는, 따뜻한 갈색 눈동자와 디에고를 쏙 빼닮은 미소를 가진 소년이었다."저게... 나예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맞아," 디에고가 속삭였다. "우리의 모습이지."그는 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사진들을 내려놓고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모든 걸 말해줄게. 진짜 진실을."제인은 가만히 앉아 있었지만, 그의 말이 이어질 때마다 그녀의 심장은 더욱 크게 뛰었다."당신이 태어났을 때 난 다섯 살이었어. 우리 어머니들은 가장 친한 친구였지—당신의 어머니 프란치스카와 나의 어머니 엘레나. 두 분은 정말 가까웠어... 모든 걸 함께 하셨지. 당신이 태어났을 때, 두 분은 약속을 하셨어. 언젠가 당신과 내가 함께하게 될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