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아버지의 죽음을 보여주면 내 상처에 소금을 뿌려서 나한테 반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착각하지 마. 절대 그런 일은 없어.”“우리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아버지였어. 이 지역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훌륭한 선생님이었고, 평생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분이야! 그런데 너는?”“네 아버지는 도둑이었고, 네 엄마는 바보였어. 그리고 넌... 악독하고 이기적인 년이야!”손청아는 쉬지 않고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악독한 말까지 모조리 쏟아냈다.나는 그 자리에 앉은 채 가슴 한복판이 저릿하게 아파왔다.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물을 흘렸다.바로 그때, 대형 스크린에 또 한 장면이 떠올랐다.사람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졌다.“아! 저게 뭐야?”“저거 그 강간범이 입었던 옷 아니야?”그 모습을 본 순간, 손청아는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화면 속에서는 손청아의 어머니 유정화가, 손청아 아버지가 생전에 입었던 옷을 꺼내 불태우고 있었다.아버지의 옷을 바라보는 순간, 손청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 아빠 옷이 다 찢어졌어요...”유정화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손청아는 흐느끼며 아버지의 옷에 얼굴을 묻었고, 눈물이 낡고 얼룩진 천을 적셨다.“언젠가 크면 아빠한테 새 옷 많이 사주겠다고 했었는데...”“그런데 이제 아빠는 그 옷을 다시 입을 수도 없네요...”손청아는 말을 잇는 내내 온몸을 떨었고, 울음소리는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다음 순간, 손청아는 온 힘을 다한 듯 그 옷을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던져 넣었다.불길이 순식간에 옷감을 집어삼켰고, 화염이 눈물범벅이 된 손청아의 얼굴을 붉게 비췄다.그 순간 화면이 갑자기 멈췄다.심판대 위의 손청아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그 옷을 그대로 응시하고 있었다.“아니야, 아니야...”“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손청아는 무의식적으로 연신 뒷걸음질 치며 숨을 헐떡였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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