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류시진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하연서의 얼굴에 반가운 기색이 번졌다. 하지만 곧 엉망진창인 거실을 떠올리자,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묻어났다. 머릿속으로는 빠르게 변명거리를 찾기 시작했다.“대표님, 어떻게 다시 오셨어요? 오늘 제가...”하연서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류시진의 큰 손이 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얼굴에는 잔뜩 핏줄이 불거져서,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귀와도 같았다.“하연서, 죽고 싶어?”류시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자신의 앞에서는 한없이 연약하고 순진한 척하면서, 현초연과 조금도 다툴 생각이 없는 것처럼 굴었던 하연서였다.근데 이토록 혐오스러운 본색을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죽음의 문턱에 몰린 하연서는 살고자 하는 본능에 두 손으로 필사적으로 류시진의 손을 내리쳤다.하지만 류시진은 조금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손에 들어간 힘은 계속 강해졌고,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는 뼛속까지 스며드는 증오가 서려 있었다.“처음부터 경고했잖아. 우리 사이의 일을 초연이한테 절대 들키게 하지 말라고. 그런데 감히 내 뒤에서 초연이한테 다 까발렸어?”“넌 내가 밖에서 데리고 놀던 여자에 불과해. 네 주제도 몰랐다면, 내가 잔인하게 굴어도 원망하지 마.”말을 마친 류시진은 얼음장 같은 얼굴로 하연서를 바닥에 내던졌다. 남자의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하연서는 목을 감싸 쥔 채 격렬하게 기침하며 연신 숨을 들이마셨다.이토록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는 류시진의 모습은 처음 봤다.분명 어젯밤까지만 해도 같은 침대에서 가장 친밀한 스킨쉽을 나눴는데, 지금 류시진은 철천지원수라도 보는 것처럼 하연서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하연서는 류시진의 금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현초연에게 도발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만큼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하연서는 절망 어린 눈으로 류시진을 바라봤고,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대표님 눈에는 제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요?”“저는 늘 마음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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