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초연이 고개를 들자, 문 앞에 서 있는 류시진과 류모현이 한눈에 들어왔다.류시진의 품에서 내려온 류모현이 짧은 다리로 달려와 현초연의 품에 와락 안겼다.“엄마, 방금 누가 떠난다고 한 거예요?”이에 현초연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엄마 친구가 결혼 생활이 깨져서 남편과 아들을 떠나겠다고 그러더라고.”그러자 류모현은 고개를 들어 현초연의 뺨에 힘껏 입을 맞췄다.“엄마 친구 너무 불쌍해요. 그래도 저랑 아빠는 엄마를 영원히 사랑할 거예요.”류시진은 외투를 내려놓고 다가와 두 사람을 품에 안았다.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다정했다.“모현이 말이 맞아. 초연아,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거야.”현초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길게 드리운 속눈썹이 눈동자에 어린 씁쓸함을 가렸다.‘영원이라...이제 둘과의 영원은 없어.’류모현은 테이블 위에 놓인 케이크를 발견하자, 서둘러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내밀었다.“엄마, 이거 아빠랑 제가 골라 온 선물이에요!”류시진이 쇼핑백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열자, 안에는 에메랄드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목소리에는 미안한 기색이 살짝 묻어났다.“초연아, F국에서 일이 너무 바빠서 모현이랑 조금 늦게 돌아왔어. 우리한테 화내지 마.”류시진은 말하면서 목걸이를 꺼내 현초연의 목에 직접 걸어 주려고 고개를 숙였다.그러나 남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현초연의 코끝에 짙은 향수 냄새가 훅 퍼졌다.향수를 전혀 쓰지 않았던 현초연은 독한 냄새에 속이 뒤집혔다.이를 참지 못하고, 현초연은 두 부자를 밀쳐 낸 뒤 화장실로 달려가 연신 헛구역질을 했다.류시진은 평소에도 현초연의 건강이라면 지나칠 만큼 신경을 썼다. 가볍게 기침만 해도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굴던 사람이었다. 그런 류시진이기에, 지금 현초연의 이런 모습을 보자 다급하게 휴대폰을 꺼내서 의사에게 전화하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현초연이 류시진의 손을 눌러 막았다. 헛구역질 때문에 붉어진 두 눈을 깜빡이지도 않은 채 류시진을 바라봤다.“괜찮아. 그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