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파리 8구의 유서 깊은 프라이빗 살롱.[ HAN YEJIN PARFUMS ] [ FIRST SIGNATURE — 〈L’ORIGINE〉 ]크리스털 샹들리에 아래로 세계 각국의 뷰티 에디터와 바이어들이 모였다. 객석 맨 앞에는 연구원들과 품질책임자들이 앉아 있었다. 여진은 누구의 공로도 숨기지 않았다.살롱을 채운 향은 고결한 아이리스와 맑은 화이트 티, 깊은 샌들우드로 이어졌다. 여진이 독립 연구소에서 완성한 안정화 기술을 적용해 빛과 온도 변화에도 잔향이 흐트러지지 않는 첫 작품이었다.6개월 장기 시험과 광노화 검증을 마친 뒤에야 생산됐다. 누구도 경고문을 지우지 않았다.〈L’ORIGINE〉.‘기원’이라는 뜻의 이름.잃어버린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누구의 그림자도 아닌 자신의 이름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선언이었다.사전 공개 물량은 파리와 뉴욕, 도쿄에서 매진됐다. 평론가들은 화려한 첫인상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는 구조를 높이 평가했다.보틀 뒷면에는 개발팀 이름과 생산번호가 새겨졌다. ‘마스터 퍼퓨머 한여진’은 최종 책임자의 정확한 표기였다.여진은 백스테이지에서 보틀을 들었다.처음 이 도시의 무대에 섰던 날, 여진은 다른 여자의 이름이 적힌 〈NOIR 17〉을 쥐고 있었다.오늘 보틀 전면에는 단 하나만 새겨져 있었다.누군가에게서 되찾아 온 이름이 아니라, 스스로 지키는 법을 배운 이름이었다.[ HAN YEJIN ]***서재현이 태블릿을 들고 다가왔다.“한국에서 1심 판결 소식이 왔습니다.”강태혁은 업무상 배임과 전산 기록 조작, 허위 광고 및 명예훼손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품질 경고를 알고도 삭제한 점과 여진에게 책임을 전가
Terakhir Diperbarui : 2026-08-20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