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시그니처 향수를 훔친 남편에게: Capítulo 11 - Capítulo 14

14 Capítulos

11화. 전 세계에서 동시에

월요일 오전 8시, 루시엘 전략기획실.벽면 모니터의 세계 지도에 붉은 표시가 늘어났다.파리와 런던의 주요 백화점은 판매를 중단했고, 도쿄 팝업은 임시 폐쇄됐다. 뉴욕 유통사는 2차 물량 통관을 보류하고 독립 성분 검사를 요구했다.지도 옆 숫자는 10분마다 바뀌었다. 환불 요청 1만 8천 건, 피부 자극 신고 수백 건, 판매 보류 매장 96곳. 실제 결함 규모가 확정되기도 전에 브랜드 신뢰가 먼저 무너지고 있었다.밤을 새운 해외영업팀은 항의 전화를 받느라 목이 쉬어 있었다.“예, 회수 절차를 협의 중입니다. 원인 분석서는…… 아직입니다.”수화기를 내려놓은 해외총괄 이사가 얼굴을 쓸어내렸다.“유럽 유통 연합에서 루시엘 전 제품의 추가 출고를 동결했습니다. 〈NOIR 17〉뿐 아니라 브랜드 전체 품질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대금 지급도 중단됐다. 상품을 팔아 번 돈은 현지 환불 재원으로 묶였고, 루시엘은 운송비와 회수비를 먼저 부담해야 했다. 매출 200억 원이 하루아침에 현금 유출 200억 원으로 뒤집혔다.오전 10시, 긴급 이사회가 열렸다.테이블 위에는 여러 나라에서 공수한 변질 샘플이 줄지어 놓였다. 검붉게 탁해진 액체가 병 벽을 천천히 타고 흘렀다.태혁은 마른 입술을 적셨다.“부산항에 대기 중인 2차 물량 30만 병은 출고 보류해.”재무이사가 즉시 계산표를 내밀었다.“이미 출고된 초도 50만 병의 정산 대금이 묶였습니다. 2차 물량까지 멈추면 다음 달 원료 대금과 공장 어음을 막기 어렵습니다.”“그럼 불량을 그대로 보내자는 거야?”“그래서 처음부터 안정성 검증이 필요했던 겁니다.”태혁은 재무이사를 노려봤지만 반박하지 못했다. 회의 자료 첫 장마다 한여진이 요구했던 시험 기간이 적혀 있었다. 그 시간을 아끼려다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을 잃고 있었다.회의실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태혁의 시선이 윤서린에게 꽂혔다.“기술 해명문이라도 써. 네가 발명자잖아.”서린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내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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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삭제된 경고문

회의실의 시선이 강태혁에게 모였다.박 전무가 포렌식 보고서 첫 장을 화면에 띄웠다.[ R&D 연구개발 완료 보고서 — 최초 기안본 ]기안자: R&D 퍼퓸랩 수석 조향사 한여진첨부 파일: NOIR17_v0.84_BATCH_TEST하단에는 붉은 글씨로 경고가 적혀 있었다.[ 본 처방은 향의 기본 골격만 확정된 시험용 버전임. ][ 장기 안정성 평가와 광노화 시험 미완료. ][ 최종 검증 전 대량생산 절대 금지. ]박 전무가 다음 화면을 열었다.왼쪽은 여진의 원본, 오른쪽은 생산팀에 내려간 승인본이었다. 향료 비율과 파일명은 같았지만 경고문 세 줄만 사라져 있었다.“수정 시각은 원본 결재 20분 뒤입니다.”그가 로그를 확대했다.“최고 관리자 계정으로 경고 문단이 삭제됐고, 직후 대표이사와 윤서린 디렉터 명의의 긴급 양산 승인이 입력됐습니다.”접속 단말은 대표이사실 PC였다.로그에는 삭제 전후의 문서 해시값까지 남아 있었다. 단순 수정이 아니라 특정 경고만 골라 지운 사실이 명확했다. 이후 같은 계정으로 차광 보틀 사양을 저가 용기로 바꾸라는 구매 승인도 이뤄졌다.반박하기 어려운 기록이었다.***“강 대표, 설명하십시오.”CFO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품질책임자가 양산하지 말라고 한 문서를 왜 직접 고쳤습니까?”태혁은 입술을 달싹였다.“파리 론칭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바이어 계약을 놓치면 회사가 위험했고…… 시험 수치를 봤을 때 당장 문제는 없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당신이 어떤 자격으로 판단했습니까?”“대표이사로서 경영상 결정을 한 겁니다.”“경고를 삭제한 건 결정이 아니라 은폐입니다.”“문장이 너무 강해서 생산팀이 겁을 먹을까 봐 정리했을 뿐입니다.”태혁이 궁색하게 둘러댔다.“내용이 틀렸습니까?”CFO의 질문에 그는 답하지 못했다.CFO의 목소리가 단단하게 울렸다.“초기 판매 검사만 통과하면 된다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지금 그 대가로 200억 원의 계약이 리콜과 손해배상 청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다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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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첫 번째 리콜

화요일 오전, 프랑스의 주요 유통사와 현지 품질 당국이 공동 발표를 냈다.[ 〈NOIR 17〉 판매 즉시 중단 및 해당 배치 전량 회수 ]현지 시험기관은 동일 생산번호 제품에서 산화 부산물과 침전을 확인했다. 보관 환경이 다른 여러 국가에서 변색과 심한 이취, 피부 자극 신고가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 제조 단계 결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과 일본의 대형 백화점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미국 유통사들은 독립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루시엘 전 제품의 입점을 보류했다.매장에서는 보틀이 상자에 담겼고, 루시엘 매대가 가려지는 장면이 뉴스에 반복됐다.온라인에서는 ‘악취 향수’라는 별명이 번졌다.구매자들은 갈색으로 변한 보틀과 발진 사진을 공유했고, 일부 인플루언서는 제품을 세면대에 버리는 영상까지 올렸다.불과 3주 전 ‘파리의 밤’으로 불리던 향수가 이제는 루시엘 품질 시스템 전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증거가 됐다.문제는 냄새만이 아니었다.루시엘은 출시 직후 ‘6개월 장기 안정성 검증 완료’라는 문구로 광고했다. 실제 시험이 끝나지 않았다는 내부 문서가 공개될 경우 허위 광고 책임까지 더해질 수 있었다.초기 신고를 보관 부주의로 돌리고 환불을 거부한 상담 기록이 공개되면서, 결함 은폐 논란까지 붙었다.***성수동 본사 앞에는 방송 차량과 소비자들이 몰렸다. 본사 출입문은 임시로 잠겼고, 직원들은 지하 주차장으로 퇴근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미지급 대금이 묶일까 봐 직접 찾아왔다.“전액 환불하라!”“협력업체 대금부터 지급하라!”태혁은 대표실의 커튼을 닫은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유통사 계약 해지 통지서와 손해배상 예고장이 쌓여 있었다.재무팀이 추산한 1차 손실은 이미 500억 원을 넘었다.- 유럽 유통 계약 위약금 및 환불 충당금: 약 190억 원 - 북미·아시아 판매 중단 관련 청구 예상액: 약 200억 원 - 50만 병 회수·반송·폐기 비용: 약 120억 원확정 금액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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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한여진 탓입니다

수요일 밤, 청담동 지하 라운지.출입구가 따로 있는 룸에서 윤서린이 태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글라스를 썼지만, 며칠 사이 수척해진 얼굴은 가려지지 않았다.“이대로 있으면 둘 다 끝나요.”태혁은 보드카를 단숨에 비웠다.“서버 로그가 다 나왔어. 내가 경고문을 지운 것까지 이사회가 확인했다고.”“로그의 의미를 바꾸면 되죠.”서린이 태블릿을 밀었다.화면에는 한여진의 퇴사일과 미완성 포뮬러 파일 생성일, 이혼 소송 접수일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었다.“한여진은 양산 직전에 나갔어요. 그 직후 이혼 소송을 걸고 회사 재산을 요구했고.”서린은 두 사건 사이에 붉은 선을 그었다.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 의심스러운 이야기처럼 보였다.“그래서?”“앙심을 품고 일부러 결함 처방을 남긴 뒤, 문제가 터질 걸 알고 도망쳤다고 주장하는 거예요.”태혁의 눈빛이 흔들렸다.“경고문은?”“자기 책임을 피하려고 형식적으로 남긴 거라고 하면 돼요. 진짜 위험했다면 공장 앞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한다고 몰아가면 되고.”억지였다.여진은 결함을 숨기기는커녕 반복해서 경고했다. 태혁은 그 문서를 직접 읽었고, 서린은 수정된 승인서에 서명했다. 둘은 사실을 모르는 피해자가 아니라 사실을 지운 당사자였다.하지만 태혁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500억 원이 넘는 청구와 수사 가능성 앞에서 그는 진실보다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었다.***“언론이 믿겠어?”“믿게 만드는 게 홍보예요.”서린의 목소리에는 이상할 만큼 확신이 있었다. 기술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의심하게 할지는 잘 알았다.서린은 이미 준비한 보도자료 초안을 열었다.[ 전임 수석 조향사의 고의적 품질 훼손 가능성 ]한여진이 작성한 테스트 파일 제목과 퇴사일만 강조하고, 삭제된 경고문과 관리자 로그는 뺐다. 사실 일부를 잘라 거짓 결론에 붙인 문서였다.“친한 경제부 기자들이 있어요. ‘익명 내부 제보’로 먼저 띄우고, 회사가 수사 의뢰를 검토한다고 발표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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