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회장님……?”신채린은 입을 벌린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도둑으로 몰아세운 하우스키퍼 앞에 발할라 임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그 여자가 개인 자산 10조 4,000억 원을 보유한 발할라 캐피털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었다. 연회장의 웅성임이 한순간 끊겼다.“저분이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로 유명한 강시아 회장이었어?”“발할라 의결권 지분을 혼자 쥔 그 최대주주 말이야?”하객들의 휴대전화 화면에 발할라가 방금 배포한 신원 확인 보도자료가 떴다. 그동안 이니셜로만 알려졌던 최대주주의 실명, 강시아와 직함, 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함께 공개돼 있었다.누군가 촬영 영상을 지우려 하자 시아가 법무팀에 말했다.“현장 영상은 증거가 될 수 있으니 강제로 삭제시키지 마세요. 제 얼굴을 상업적으로 유통할 때만 정식 절차로 대응하고요.”법무팀장이 고개를 숙였다. 형사 반장은 수갑을 집어넣고 증거 보존 절차부터 다시 지시했다.한명숙 여사는 충격과 공포로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비틀거리다 소파를 짚고 주저앉았다.“바, 발할라의 총수 강시아……? 그 10조 자산가가 왜 내 아들 집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어……!”시아는 한명숙의 질문에 시선을 돌렸다.“제 개인 일정입니다.”그 한마디로 설명은 끝이었다. 백지수표를 내밀며 얼마면 나가겠느냐고 묻던 사람이, 이제는 시아가 왜 자기 아들 집을 선택했는지조차 감히 캐묻지 못했다.한명숙은 자신이 수표에 적힌 ‘0원’을 조롱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입을 다물었다. 가장 말을 잃은 사람은 차도혁이었다.도혁은 멍하니 눈앞의 시아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지레짐작해 에르메스 가방과 다이아몬드 시계를 서랍에 넣고, 월 2,000만 원이면 마음을 놓을 거라 믿었던 여자였다.방탄 세단을 거절한 이유도, 법인 카드에 관심이 없던 이유도 이제야 너무 명확했다. 그런데 시아는 그 모든 오해를 비웃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준 가방을 선물이라는 이유로 받아줬다.그 사실까지 떠올리자 도혁의 얼굴이
Last Updated : 2026-08-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