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전, 서윤은 거짓 장면을 만드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호텔 라루체 31층에서 정확히 8초 동안 정전이 일어난다. 여주인공은 흰 동백 브로치 안에 녹음 장치를 숨기고, 불이 꺼진 사이 남주의 재킷에 그것을 꽂는다.실제 차기작에는 호텔도, 녹음 장치도 나오지 않았다. 인물 이름도 임시로 만들었다.일부러 눈에 잘 띄지 않는 세부도 넣었다. 정전이 끝난 뒤 엘리베이터 표시창에 존재하지 않는 32층이 한 번 나타나는 장면이었다. 유리가 줄거리만 훑어서는 떠올리기 어려운 조합이었다.문장을 쓰는 일은 익숙했지만, 누군가 훔쳐 가기를 기다리며 쓰는 건 처음이었다. 평소라면 인물의 동기를 세 번쯤 고쳤을 장면을 서윤은 그대로 두었다. 완성도를 높이면 나중에 자기 작품에 쓰고 싶어질 것 같았다.서윤은 파일을 클라우드에 올리기 전 정미란과 재하에게 보냈다. 제목과 작성 시각, 파일의 고유값까지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다.재하에게 곧 답이 왔다.[스토리온 서버에 수신 원본 그대로 보관하겠습니다.]파일 이름은 ‘차기작_후반부_수정안’으로 정했다. 도진이 종종 확인하던 대표 검토 폴더 안에 넣었다. 보조 작업 계정에는 접근 권한이 없는 곳이었다.유리에게는 새 파일에 관해 말하지 않았다. 도진에게도 차기작의 후반부를 다시 쓰고 있다는 말만 전날 식탁에서 흘렸다. 둘 중 한 사람이 합법적인 권한으로 열고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도, 유리가 저장된 접속 정보를 이용해 직접 들어올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지금 필요한 건 유출 경로를 단정하는 일이 아니었다.업로드 시각은 오전 10시 12분.오전 10시 29분, 낯선 윈도 기기에서 파일을 열었다.다운로드 기록까지 남았다.서윤은 당장 누구의 기기인지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접속 기록을 저장해 미란에게 전송한 뒤 평소 원고로 돌아갔다. 한 문단을 고치는 동안에도 화면 오른쪽 아래의 시계만 눈에 들어왔다.오후 한 시가 지나도록 아무 연락도 없었다.도진은 회사에 있었고, 유리는 오늘 오지 않는 날이었다. 두 사람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26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