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절하자 송지현은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지난 8년 동안 내가 그녀의 요구를 거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송지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고성준, 어제 충격이라도 받은 거야? 머리가 어떻게 됐어?”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내 시선 때문에 송지현이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하기 싫으면 하지 마! 징그럽게 왜 그렇게 뚫어져라 보고 있어, 짜증 나게!”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집사를 불러 아침을 준비하라고 시켰다.그때 어제 그 젊은 남자가 실실 웃으면서 내게 다가왔다.“형님, 어제 들을 만했어요? 자극 좀 됐나?”남자가 한마디 더 거들려 하자 송지현이 남자의 팔을 확 낚아채며 말렸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가서 씻고 아침이나 먹어.”남자는 나를 향해 눈썹을 찡긋거렸다. 눈빛에는 우월감과 승리감이 넘쳐흐르고 있었다.식탁에 앉은 송지현과 그 남자는 깨가 쏟아지게 굴며 아침을 먹었다.나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내 팔을 툭 쳤다.고개를 들어 보니 송지현이 찌푸린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무슨 일이야?”내가 의아해하며 바라보자 송지현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나는 잠시 망설이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털어놓았다.“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 중이었어.”그 말을 들은 송지현이 혀를 쯧 차며 코웃음을 쳤다.“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집안 청소하고 밥하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있기나 해?”나를 무시하는 말을 너무나 당연하게 내뱉는 그녀를 보면서도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일지 않았다. 이런 언사에 이미 무뎌질 대로 무뎌진 모양이었다.결혼 후 8년 동안 나는 송지현을 수발들기 위해 개인적인 삶을 전부 포기하다시피 한 채 그녀 중심으로 살아왔다. 꿈으로 가득 차 있던 옛날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조차 잊어버릴 지경이었다.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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