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수려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봤다.이상하게 비가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다시 만난 날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수려야.”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응?”“너 또 멍때린다.”수려가 고개를 돌리자 친구가 피식 웃었다.“요즘 연습 때문에 정신없지?”“좀.”“이번에 진짜 데뷔하는 거 아니야?”“몰라.”“거짓말. 네버그린에서 데려갔다며.”“아직 결정된 거 없어.”수려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마음속은 늘 조마조마했다. 중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고, 지금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기획사 네버그린에서 정식 스카우트까지 받은 상태였다. 누군가는 이미 데뷔가 확정된 거나 다름없다고 했지만, 수려에게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았다. 오늘도 연습실로 돌아가면 평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언제든 기회가 사라질 수 있었다.그래서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은 좋았다. 연습생도 아니고, 가수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도 아닌,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있을 수 있었으니까.“자, 조용!”담임 선생님이 교탁을 두드렸다.“올해도 사고 치지 말고 잘 지내자. 특히 수려.”“왜 저만요?”교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연예인 된다고 학교 대충 나오면 안 돼.”“제가 나중에 엄청 유명해져도요?”“네가 성공하면 내가 제일 먼저 자랑할 거다.”“진짜요?”“대신 사고 치면 모른 척한다.”“너무하시네.”다시 웃음이 터졌다.그때 창문에 빗방울이 하나 떨어졌다.톡.또 하나.톡.수려는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다 시선을 멈췄다.창가에 한 여자아이가 앉아 있었다.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긴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었고, 주변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동안에도 그 아이만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에 젖은 운동장과 흐린 하늘, 창문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는 모습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다.‘예쁘다.’수려는 자신
Terakhir Diperbarui : 2026-09-15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