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Bab 11 - Bab 20

30 Bab

학폭 사건의 진실2

다음 날.재준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등교했다.교실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준성이었다.준성은 그날도 어김없이 재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었다.“손 더 높이.”“……응.”재준은 준성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머릿속에는 다른 사람의 얼굴만 떠올랐다.한수려.어제 매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말을 받아치던 목소리.‘아…….’재준의 주먹이 저절로 쥐어졌다.‘좋은 방법 없을까.’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했던 놈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그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어제의 수치심보다 더 화가 나는 건 따로 있었다.수려가 자신을 무시했다는 것.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다는 것.‘저 새끼를 어떻게 조져야 하지?’재준의 머릿속에 온통 한 사람만 남았다.그때였다.“야, 재준아.”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재준이 고개를 들었다.“어, 선배.”3학년 상욱이었다.상욱은 교실 안을 대충 둘러보다가 창가 쪽에서 시선을 멈췄다.지수였다.등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수는 책상 위를 정리하고 있었다.상욱의 눈이 커졌다.“와.”잠시 말을 잃더니 피식 웃었다.“쟤 완전 예쁜데?”재준은 지수를 힐끗 바라봤다.그리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좋은 생각이 떠올랐다.“형.”“왜?”“제가 소개해 드릴까요?”“소개?”“네.”재준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제가 찜하긴 했는데…… 상욱 선배가 마음에 드신다면 제가 데려올게요.”상욱이 피식 웃었다.“그래?”“네.”“그럼 한번 데려와 봐.”“네.”재준은 기다렸다는 듯 지수에게 다가갔다.성큼성큼 걸어가 지수의 책상 앞에 섰다.“야, 박지수.”지수는 책에서 눈조차 떼지 않았다.“나와 봐.”대답이 없었다.“인사시켜 줄 사람 있어.”지수는 여전히 책상 정리만 하고 있었다.재준의 미간이 꿈틀거렸다.“장난하냐?”침묵.“상욱이 형이 부르잖아.”지수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그래서?”“뭐?”“내가 왜 가야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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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이돌이 있었다.

“유코 선배.”수려가 로비 한쪽에 서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혹시 저 사람은 누구예요?”유코가 남자를 바라봤다.“저 사람요?”씨익 웃었다.“우리 료칸 사장님 아들이에요.”“아…….”수려가 다시 남자를 바라봤다.“잘생겼죠?”“네.”수려가 잠시 생각하다 덧붙였다.“뭐, 그럭저럭.”유코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혹시 몰라요?”“뭐가요?”“저 사람도 일본에서 꽤 유명한 아이돌인데.”수려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유코가 목소리를 낮췄다.“수려상하고도 예전에 오사카 공연에서 같은 무대에 섰어요.”“……저랑요?”“네.”유코가 남자를 힐끗 바라봤다.“익스트림이라고. 진짜 몰라요?”그 이름을 듣는 순간.수려의 표정이 굳었다.‘설마…….’머릿속에 오래전 무대 하나가 떠올랐다.수많은 조명.함성을 지르는 관객들.그리고 무대 반대편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한 남자.‘그 타쿠야?’“맞아요.”유코가 웃었다.“저 사람이 타쿠야예요.”익스트림.일본에서 손꼽히는 인기 아이돌 그룹이었다.멤버들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했고,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활동했다.그 중심에는 언제나 타쿠야가 있었다.수려가 아이돌이던 시절.한 번쯤 무대에서 제대로 경쟁해보고 싶었던 상대였다.하지만 지금 타쿠야는 무대 위에 있지 않았다.료칸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그런데…….”수려가 고개를 갸웃했다.“저 사람이 왜 여기 있어요?”유코는 잠시 타쿠야를 바라봤다.그러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그건 직접 물어보세요.”“네?”하지만 유코는 더 말하지 않았다.그대로 로비 안쪽으로 사라졌다.수려는 멀어지는 유코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뭐야?’괜히 더 궁금해졌다.‘왜 저렇게 말하지?’그때였다.타쿠야가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수려와 타쿠야.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수려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다시 슬쩍 바라봤다.타쿠야도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뭐지?’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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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신경 쓰이는 사람

근무가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가려던 수려를 레스토랑 담당인 모토무라가 불렀다.“수려상.”“네?”“오늘 다 같이 환영회 겸 파티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한잔하죠.”모토무라가 웃으며 손짓했다.“오늘 주인공인데.”수려가 잠시 고민하다 웃었다.“그럼 씻고 바로 갈게요.”“좋아요.”---기숙사 방.테이블 위에는 편의점에서 사 온 안주와 일본 술, 맥주가 가득 놓여 있었다.평소 조용했던 방이 사람들로 북적였다.모토무라가 잔을 들어 올렸다.“자!”모두의 시선이 모였다.“좀 환영식이 늦었지만 우리 달빛 료칸에 새로운 가족이 한 명 늘었습니다.”“수려상!”“건배!”쨍!잔이 부딪혔다.수려는 한 모금 마시고 주변을 둘러봤다.이런 분위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국적도 달랐고, 언어도 달랐다.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그때 코즈키가 벌떡 일어났다.“그럼 자기소개부터!”모두가 웃었다.코즈키가 가슴을 쭉 펴고 말했다.“나는 부조리장 코즈키!”잠시 뜸을 들이더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곧 조리장을 달 예정이며······.”모두가 귀를 기울였다.“곧 이혼도 세 번을 달성할 예정입니다.”“또?”“이번엔 진짜야!”방 안에 폭소가 터졌다.“지난번에도 진짜라고 했잖아!”“이번엔 다르다니까!”다음은 모토무라였다.“저는 오키나와 출신이고요.”모토무라가 자신의 키를 내려다봤다.“보시다시피 키가 작습니다.”“그런데 키가 작아서 좋은 점도 있어요.”자신만만하게 말했다.“손님보다 항상 낮은 자세로 움직일 수 있거든요.”“······.”“그래서 접대는 제가 최고입니다.”수려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람······ 서비스에 진심이다.’그때 모토무라가 수려를 바라봤다.“그리고 수려상.”“네?”“키 큰 건 서비스할 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하하하!”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수려도 결국 웃었다.“그건 처음 듣네요.”“현장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알겠습니다. 명심할게요.”이번에는 신스케가 손을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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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들켜서는 안됩니다.

다음 날 아침.수려는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눈을 떴다.“으윽…….”눈앞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료칸 기숙사였다.어제 얼마나 마신 건지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았다.술잔을 들었던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부터는 필름이 뚝 끊겨 있었다.수려는 불안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설마…… 사람들한테 실수한 건 없겠지?’그때 방문이 열렸다.유코가 다급한 표정으로 들어왔다.“수려상! 괜찮아요?”“숙취가 좀 있는데 괜찮아요.”수려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그러다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어제 제가 실수한 건 없었죠?”유코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게…….”“왜요?”“아베상한테 사과하셔야 할 것 같아요.”“네?”“어제 아베상을 계속 붙잡고 있었거든요.”수려의 표정이 굳었다.“제가요?”“네.”유코가 손으로 수려의 모습을 흉내 냈다.“이렇게 안고서 계속 ‘지수! 지수!’ 하고…….”“…….”“한 백 번은 부른 것 같아요.”수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제가…… 울기도 했어요?”“네.”“…….”“많이 울었어요.”수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술 먹고 일본인 직원을 붙잡고 울어버린 한국 아이돌 출신.’상상만 해도 끔찍했다.“저…… 혹시 또 다른 실수는 안 했나요?”“그거 말고는 없었어요.”유코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계속 미안하다고 했어요.”“뭐가 미안하다고요?”“지수 씨한테요.”수려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첫사랑이었어요.”그때 복도 끝으로 아베가 지나갔다.“아베상!”아베가 걸음을 멈췄다.수려가 급하게 다가갔다.“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습니까?”아베는 잠시 수려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기숙사 뒤편의 조용한 복도.수려는 아베 앞에서 허리를 깊게 숙였다.“유코 선배한테 이야기 들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아베는 아무 말 없이 수려를 바라봤다.수려가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평소에는 술을 마셔도 필름이 끊기거나 실수하는 편이 아닌데…….”잠시 머뭇거리던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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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새로운 인생의 시작

료칸 정문.오카미상은 오늘도 입구 한쪽에 앉아 꽃을 가꾸고 있었다.수려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오카미상은 꽃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처음 뵀을 때도 꽃을 가꾸고 계셨는데.”오카미상은 손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웃었다.“꽃은 말은 안 해도 표현은 확실하거든요.”손끝으로 라일락의 작은 꽃송이를 살짝 건드렸다.“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자기 자리를 지키잖아요.”수려는 꽃을 바라봤다.“……사람도 그런가요?”오카미상이 수려를 바라봤다.잠시 눈이 마주쳤다.“살아 있는 건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오카미상이 라일락 한 송이를 바라보며 말했다.“힘든 일이 있어도 다시 피려고 하니까.”수려는 아무 말 없이 라일락을 바라봤다.오카미상이 웃으며 말했다.“한사무, 혹시 이 라일락 꽃말 알아요?”“아니요.”“봄의 시작이에요.”오카미상이 꽃잎을 살짝 매만졌다.“한사무도 이 라일락처럼 다시 시작해보는 건 어때요?”수려의 시선이 꽃에 머물렀다.‘다시 시작이라…….’그동안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만 생각했다.아이돌도.무대도.자신을 믿어주던 사람들도.전부 사라졌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정말 끝난 걸까.수려는 문득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아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이가 아니었다.아직 살아 있었고,아직 배울 것도 많았다.‘……다시 시작할 기회가 온 걸지도 몰라.’그 순간 수려는 깨달았다.오카미상은 자신이 이곳에 처음 왔던 날부터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왜 일본까지 왔는지.무슨 일이 있었는지.왜 모든 걸 버리고 료칸에서 일하려 하는지.한 번도 캐묻지 않았다.대신 힘들어 보이면 따뜻한 밥을 챙겨줬고,말없이 곁에 있어줬다.그제야 알 것 같았다.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오카미상은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수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오카미상…….”“네?”“가끔 보면 돌아가신 저희 엄마 같아요.”오카미상의 손이 라일락 위에서 멈췄다.잠시 후 조용히 물었다.“그래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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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망친 놈이 료칸에 나타났다.

‘이쁜 사람이면 좋겠는데…….’수려는 괜히 입구 쪽을 바라봤다.“자, 들어오세요!”오카미상이 문을 열었다.문이 활짝 열리고 한 남자가 로비 안으로 들어왔다.수려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그대로 멈췄다.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저 얼굴을 잊을 리 없었다.일본으로 오기 전.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시작점에 서 있던 얼굴이었다.숨이 턱 막혔다.그런데 남자 역시 수려를 발견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남자의 눈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그리고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오랜만이다, 수려야.”수려의 얼굴이 굳었다.그 목소리까지 기억하고 있었다.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었던 목소리.하지만 재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하지메마시떼. 재준 데쓰.”능청스러운 일본어가 로비에 울렸다.“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수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재준은 마치 처음 만난 사람처럼 자기소개를 이어갔다.“제가 일본에서 일하는 건 처음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그러고는 한쪽 눈을 살짝 찡긋했다.“아, 그리고 여기 먼저 일하고 있는 수려와는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직원들의 시선이 수려에게 향했다.재준은 웃으며 말했다.“아주 오래된 친구예요.”수려의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친구.그 단어가 귀에 박혔다.“수려야, 잘 지냈어?”재준이 다시 한번 웃었다.“이렇게 다시 만나니까 진짜 반갑다.”수려는 대답하지 않았다.“수려 친구래.”“둘이 같은 학교였구나.”직원들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수려는 그 시선들을 견디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재준은 그런 수려의 반응조차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이었다.“제 취미는 건담이랑 세일러 문 커스텀 모으기입니다.”직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재준도 따라 웃었다.“그리고 이번 기회에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해서…….”재준이 아베를 바라봤다.“일본 여자친구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하하하!”로비에 웃음소리가 번졌다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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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던 날의 추억

료칸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수려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봤다.이상하게 비가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다시 만난 날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수려야.”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응?”“너 또 멍때린다.”수려가 고개를 돌리자 친구가 피식 웃었다.“요즘 연습 때문에 정신없지?”“좀.”“이번에 진짜 데뷔하는 거 아니야?”“몰라.”“거짓말. 네버그린에서 데려갔다며.”“아직 결정된 거 없어.”수려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마음속은 늘 조마조마했다. 중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고, 지금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기획사 네버그린에서 정식 스카우트까지 받은 상태였다. 누군가는 이미 데뷔가 확정된 거나 다름없다고 했지만, 수려에게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았다. 오늘도 연습실로 돌아가면 평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언제든 기회가 사라질 수 있었다.그래서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은 좋았다. 연습생도 아니고, 가수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도 아닌,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있을 수 있었으니까.“자, 조용!”담임 선생님이 교탁을 두드렸다.“올해도 사고 치지 말고 잘 지내자. 특히 수려.”“왜 저만요?”교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연예인 된다고 학교 대충 나오면 안 돼.”“제가 나중에 엄청 유명해져도요?”“네가 성공하면 내가 제일 먼저 자랑할 거다.”“진짜요?”“대신 사고 치면 모른 척한다.”“너무하시네.”다시 웃음이 터졌다.그때 창문에 빗방울이 하나 떨어졌다.톡.또 하나.톡.수려는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다 시선을 멈췄다.창가에 한 여자아이가 앉아 있었다.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긴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었고, 주변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동안에도 그 아이만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에 젖은 운동장과 흐린 하늘, 창문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는 모습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다.‘예쁘다.’수려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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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이빨의 주인공

그날 학교를 나선 수려는 계속 박지수라는 이름을 되뇌었다.우산을 같이 쓰겠느냐고 한마디 건넨 게 전부였는데도 이상하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설마…… 그 박지수?’어릴 적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이름.그때였다.뒤에서 누군가 급하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야!”수려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조금 전 교실에서 봤던 여자아이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오고 있었다.“너!”수려는 눈을 크게 떴다.“나?”여자아이는 숨을 고르면서도 수려를 빤히 바라봤다.“너 나 기억 못 해?”“응?”그 말에 여자아이가 어이없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역시.”“뭐가?”“그때도 머리가 나빠 보였는데…… 지금도 똑같네.”“뭐?”수려가 황당한 표정을 짓자 여자아이가 피식 웃었다.“너하고 너희 엄마,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왔었잖아.”“……뭐?”여자아이는 자신의 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너 어릴 때 나한테 드라큘라 이빨 들고 달려들었던 것도 기억 안 나?”그 순간이었다.희미했던 기억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작은 여자아이를 쫓아다니며 가짜 드라큘라 이빨을 들이대던 자신.자신을 피해 도망 다니던 여자아이.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자신에게 달려들었던 석준.“……아.”수려의 눈이 커졌다.“설마…….”눈앞의 얼굴과 오래전 기억 속 얼굴이 조금씩 겹쳐졌다.“진짜 박지수 맞네!”“이제야 알아보네.”수려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야, 네가 이렇게 변했는데 어떻게 바로 알아봐.”“너도 많이 변했거든?”“나는 원래 이랬어.”“허세는 그대로네.”“야.”지수가 웃었다.수려도 따라 웃었다.그제야 수려는 알았다.자신이 계속 마음에 두었던 그 여자아이가 정말 박지수였다는 것을.“진짜 오랜만이다.”수려가 손을 내밀었다.“반갑다.”지수는 내민 손을 잠시 바라봤다.그러다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수려의 손을 잡았다.“나도.”손끝이 닿는 순간이었다.수려는 이상하게 손을 놓기가 싫었다.하지만 괜히 의식하는 것 같아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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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그리고 CCTV 1

오후 3시.체크인이 시작되자 료칸은 순식간에 전쟁터가 됐다.“어서 오세요!”“객실은 이쪽입니다.”“짐은 제가 옮겨드리겠습니다.”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스텝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녔다.수려도 예외는 아니었다.객실을 안내하고, 비품을 확인하고, 다시 로비로 뛰어왔다.그때였다.“수려야.”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재준이었다.“왜?”재준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좀 도와줘.”“뭔데?”“304호 손님이 유카타 사이즈가 안 맞는다고 하네. 엑스라지 하나만 객실에 갖다 놔줄래?”수려는 잠시 재준을 바라봤다.‘꺼림칙한데.’하지만 지금은 체크인 시간이었다.동료끼리 일을 미룰 여유도 없었다.“처음이니까 도와줄게.”“고마워.”재준이 웃었다.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다.“혹시 너 나 아직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지?”“…….”“나 이제 안 그래. 걱정 마.”수려는 잠시 재준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그래. 한 번 믿어보자.’여기선 너나 나나 똑같은 직원이니까.“알았어.”수려는 창고에서 유카타를 챙겨 304호로 향했다.그 뒤에서 재준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는 사실을 수려는 알지 못했다.304호 앞에 도착한 수려는 조용히 노크했다.대답이 없었다.“실례하겠습니다.”문을 열고 들어갔다.객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수려는 기존 유카타 옆에 새 유카타를 가지런히 놓았다.그리고 곧바로 객실을 나왔다.문이 닫혔다.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쾅!무언가가 크게 부딪히는 소리가 료칸 전체에 울려 퍼졌다.“누구야!”로비가 순간 조용해졌다.304호 손님이었다.“누가 내 객실에 들어갔어?!”유코가 다급히 다가갔다.“손님, 무슨 일이세요?”“들어오지 말라고 걸어놨는데!”손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304호! 당장 들어간 사람 찾아내!”수려가 앞으로 나섰다.“제가 들어갔습니다.”모두의 시선이 수려에게 향했다.“유카타 사이즈를 바꿔달라고 하셔서 가져다 놓았습니다.”“뭐?”손님의 목소리가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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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그리고 CCTV2

“도와줘!”아베가 다급하게 소리쳤다.재준이 그녀의 입을 막으려 손을 뻗었다.그 순간이었다.“지금 당장 그 손 치워.”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복도를 갈랐다.재준의 움직임이 그대로 멈췄다.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복도 끝에 수려가 서 있었다.표정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수려?”수려가 천천히 걸어왔다.“너 진짜 끝까지 가는구나.”재준의 얼굴이 굳었다.“놔. 아베가 겁먹었잖아.”짧고 낮은 한마디였다.재준은 잠시 수려를 바라보다 아베의 팔을 놓았다.수려의 시선이 재준에게 고정됐다.예전 같았으면 당장이라도 주먹이 나갔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수려의 얼굴에는 폭발적인 분노 대신 차갑게 가라앉은 무언가가 있었다.“이번에는 내가 직접 보고 들었어.”수려가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화면에는 녹음기가 켜져 있었다.“방금 네가 한 말, 처음부터 전부 녹음했어.”재준의 낯빛이 변했다.“녹음……?”“그리고 아베상은 CCTV도 가지고 있어. 네가 객실에 들어간 시간부터 나온 시간까지 전부 남아 있고.”수려가 한 발 다가섰다.“네가 돈을 훔친 건 아직 내가 직접 못 봤어. 하지만 나한테 누명을 씌우려고 일부러 유카타를 가져다 놓게 한 건 지금 이 안에 다 들어 있어.”휴대폰을 가볍게 흔들었다.“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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