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10-05
作者:  JANGO連載中
語言: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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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章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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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事簡介

로코물

성장물

현대물

연예인

아이돌

성장

숨겨진진실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에서 일본 온천 료칸의 직원이 되었다. 모든 것을 잃고 시작한 두 번째 인생. 그런데 내가 몸담은 료칸에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놈들이 나타났다. 일본 료칸 5년 근무 하면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픽션을 더해 많은 독자분들이 대중성 있게 읽으실 수 있게 재밌게 풀어봤습니다. 관심과 덧글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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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 章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이 학폭 가해자가 되었다

2009년, 소녀시대, 카라, 빅뱅, 슈퍼주니어, 2PM, 샤이니.

아이돌의 전성시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들이 모여 1위를 향해 선의의 경쟁을 했다.

최고의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KKB(K-King Boys)의 리더 한수려에게 무대는 곧 인생의 전부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수만 명의 팬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조명이 꺼진 뒤에도 앙코르를 요청하는 함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오늘도 최고였어.'

스태프가 건넨 물병을 반쯤 비우고 대기실 소파에 몸을 기대려는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

수혁 대표였다.

"대표님, 무슨 일이에요?"

"수려야. 설명할 시간 없어. TV부터 봐."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했다.

스태프가 급히 리모컨을 찾아 뉴스를 틀었다. 화면에 낯익은 학교 건물이 나타났다.

'……화연고?'

〔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KB의 리더, 한수려 씨의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수려의 손에서 수건이 떨어졌다.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남학생이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가 대신 정리했다.

"A 씨는 한수려 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금품 갈취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면이 바뀌었다. 이번엔 얼굴을 가리지 않은 학생, 재준이었다.

'쟤가……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저는 다 밝히고 싶었어요. 가릴 이유 없어요. 가해자가 숨어야지, 피해자가 숨을 필요 없거든요."

목소리에 떨림은 없었다.

"수려요? 학교 다닐 때부터 유명했어요. 걔 앞에서는 다들 눈도 못 마주쳤어요."

'거짓말이야. 내가 왜 널 때렸는지, 네가 제일 잘 알면서.'

구석에 몰려 있던 준성, 벽에 등을 붙인 채 고개도 들지 못하던 작은 등. 그 앞을 막아선 재준과 천용.

주먹을 먼저 쓴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전혀 달랐다.

'준성이를 괴롭힌 건 너희였잖아.'

수려는 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저거 다 거짓말이에요. 쟤네들이 일진이었어요. 저는 준성이라는 친구를 도와준 것뿐이라고요!"

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이 더 무서웠다.

"수려야. 계약할 때 내가 몇 번이나 확인했지. 학교에서 문제 있었던 적 없느냐고."

"대표님, 진짜 아니라니까요."

"나도 네 말을 믿고 싶다. 그래도 지금은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야. 대중이 이미 너를 가해자로 보고 있어."

뚜뚜뚜.

전화가 끊겼다.

며칠 뒤, 기획사 사무실.

책상 위에는 수려를 비난하는 기사들이 쌓여 있었다.

"멤버들과도 이야기를 해봤다."

수혁이 말을 이었다.

"학폭이라는 게 요즘 워낙 민감하잖아. 네가 정말 아니라고 해도, 너 하나 때문에 다른 멤버들까지 피해가 갈 수 있어."

"그럼 저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일단 활동을 중단하자."

연예계에서 그 네 글자는 사형선고와 같았다.

"저 진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준성이를 도와주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그때 사무실 전화가 울렸다.

수혁이 받았다.

"아, 대표님.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표정이 대번에 밝아졌다.

"네. 저희한테 아이 꼭 맡기고 싶다고요?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잘해 보겠습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던 사람이 이제는 다른 아이돌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KKB 숙소.

TV에서는 멤버들이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팬들의 함성이 스피커를 타고 터져 나왔다.

수려는 며칠째 씻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화면 속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멤버가 서 있었다.

'내가 저기에 있어야 하는데.'

휴대전화를 열었다.

첫 화면부터 자신의 이름이 검색어에 떠 있었다. 보고 싶지 않은 단어들이 연관 검색어로 따라붙었다.

"정말로…… 끝난 건가."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본 순간, 수려는 그대로 멈췄다.

할아버지.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던 할아버지로부터 먼저 걸려 온 전화였다.

"……네, 할아버지."

"밥은 먹었냐."

뉴스도, 학폭도 언급하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였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회사에도, 할아버지한테도 피해가 갈 텐데."

"누가 그러더냐. 네가 뭘 잘못했는지 나한테 설명해 봐라."

"……힘든데 혼자 해결하려고 한 것."

"석준이한테 다 들었다. 활동 중단이니 뭐니."

짧은 한숨.

"그 바닥에서 버티라고는 안 하마. 조만간 사무실로 잠깐 들어오니라."

"네?"

"비서실에서 연락이 갈 게다. 오늘은 푹 자라. 밥 꼭 챙겨 먹고. 알았냐."

"……네."

전화가 끊겼다.

어두운 방, 다른 채널에서도 KKB의 1위 축하 무대가 나오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생각 하나가 마음속에 남았다.

'도대체 왜 오라고 하시는 거지?'

그 순간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수혁에게서 온 문자였다.

〔내일 오전까지 숙소에서 짐을 빼 줘.〕

"……뭐?"

수려는 휴대전화를 한참 바라봤다.

자신이 잃어버린 것은 무대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자리까지, 완전히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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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이 학폭 가해자가 되었다
2009년, 소녀시대, 카라, 빅뱅, 슈퍼주니어, 2PM, 샤이니.아이돌의 전성시대.최고의 아이돌 그룹들이 모여 1위를 향해 선의의 경쟁을 했다.최고의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KKB(K-King Boys)의 리더 한수려에게 무대는 곧 인생의 전부였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수만 명의 팬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조명이 꺼진 뒤에도 앙코르를 요청하는 함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오늘도 최고였어.'스태프가 건넨 물병을 반쯤 비우고 대기실 소파에 몸을 기대려는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수혁 대표였다."대표님, 무슨 일이에요?""수려야. 설명할 시간 없어. TV부터 봐."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했다.스태프가 급히 리모컨을 찾아 뉴스를 틀었다. 화면에 낯익은 학교 건물이 나타났다.'……화연고?'〔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KB의 리더, 한수려 씨의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됐습니다.〕수려의 손에서 수건이 떨어졌다.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남학생이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가 대신 정리했다."A 씨는 한수려 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금품 갈취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화면이 바뀌었다. 이번엔 얼굴을 가리지 않은 학생, 재준이었다.'쟤가……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저는 다 밝히고 싶었어요. 가릴 이유 없어요. 가해자가 숨어야지, 피해자가 숨을 필요 없거든요."목소리에 떨림은 없었다."수려요? 학교 다닐 때부터 유명했어요. 걔 앞에서는 다들 눈도 못 마주쳤어요."'거짓말이야. 내가 왜 널 때렸는지, 네가 제일 잘 알면서.'구석에 몰려 있던 준성, 벽에 등을 붙인 채 고개도 들지 못하던 작은 등. 그 앞을 막아선 재준과 천용.주먹을 먼저 쓴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전혀 달랐다.'준성이를 괴롭힌 건 너희였잖아.'수려는 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저거 다 거짓말이에요. 쟤네들이 일진이었어요. 저는 준성이라는 친구를 도와준 것뿐이라고요!"전화기 너머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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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며칠 후, KKB 숙소.수려는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인터넷 기사를 보고 있었다. 학폭 의혹을 반박하는 기사도 올라왔지만, 처음 터진 폭로 기사만큼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댓글을 읽던 손가락이 어느 한 줄에서 멈췄다.누구든 때렸으면 학폭이지. 나 고등학교 때 얘 아는데 성격 더러웠음. 앞으로 TV에 나오지 마라. 이제 호빠나 뛰세요~ㅋㅋ수려는 더 상처받기 싫어 화면을 껐다.똑똑.문이 열리고, 화면으로만 보던 새 멤버가 들어왔다. 깨끗한 피부에 긴 팔다리, 아직 앳된 얼굴이었다."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뽑힌 KKB 멤버, 김종훈입니다."수려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생각보다 빨랐다."……그래."휴대전화가 울렸다.수혁 대표였다."수려야. 숙소에 새 멤버 갔을 거야. 사용법이랑 이것저것 좀 알려줘."그러곤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진짜 숙소에 자리가 없어. 당분간 집에 가 있든지, 네가 알아서 숙소 하나 잡아서 지내.""대표님!""나도 지금 골치 아프다. 나중에 또 통화하자."뚝.전화가 끊겼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자신의 집이었다. KKB의 리더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였다.수려는 종훈을 바라봤다."너. 이 바닥…… 조심해. 언제든 나처럼 될 수 있으니까."가방 하나를 집어 들고 숙소를 나섰다.쾅.문이 닫혔다.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집에는 왠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누구와도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연락처를 넘기던 손가락이 한 이름에서 멈췄다.준성.신호가 한 번 울리기도 전에 전화가 연결됐다."수려야?""……나 며칠만 신세 좀 져도 될까."준성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당연하지. 원하면 계속 지내도 돼. 주소 보낼게."준성의 자취방은 좁았지만 깨끗했다. 옷장 하나, 책상 하나.손님용이라기엔 낡은 이불 한 채."수려야, 좀 불편해도 참아. 방이 이거밖에 없다.""아니야. 고마워.""고맙긴. 너 아니었으면 나 지금 여기도 없어."준성이 캔맥주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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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었다
"대신······."한대령이 말을 이었다."조건이 있다."수려는 침을 삼켰다."일본으로 가라.""······일본?""료칸으로.""료칸이요? 갑자기 왜······."한대령이 말을 끊었다."그곳에서 일하면서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오너라.""······""손님을 직접 상대하고, 청소하고, 음식을 나르고, 객실을 관리해라."수려는 황당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봤다."할아버지.""회장님이라고 불러라.""······네. 회장님.""거기서 최고의 서비스가 무엇인지 배워라.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도.""왜 하필 료칸이에요?"한대령이 잠시 수려를 바라봤다."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돈? 아니다. 경영 지식? 그것도 아니다."목소리가 낮아졌다."사람이다.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사람을 이끌겠느냐."수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다."료칸은 손님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하는 곳이다. 말하지 않아도 불편한 것을 찾아내고, 필요한 것을 먼저 내어놓고, 마지막까지 상대를 기억하는 곳이지."한대령이 수려를 똑바로 바라봤다."너는 지금까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법만 배웠다. 이제는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배워라."수려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리고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때."한대령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돌아와라. 그때 네가 배우를 하든, 아이돌을 하든, 회사의 후계자가 되든, 내가 기회를 주겠다."짧은 침묵이 흘렀다.직업을 잃었다. 숙소도 잃었다. 사람들의 신뢰도 잃었다.그런 자신에게 처음으로 누군가가 새로운 길을 내밀고 있었다."······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질문이 아니라 행동이다."한대령이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서 보내는 거다."한대령이 비서를 불렀다."위 비서. 시모우라 그룹에 연락해.""알겠습니다."이미 비서는 전화를 걸고 있었다."모시모시. 오히사시부리데스."'······진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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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게 기다려!
출국 당일, 인천공항.수려는 출국장으로 들어서며 뒤를 돌아봤다.아무도 없었다.마지막까지 자신을 배웅해 줄 사람은 없었다.씁쓸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하긴.휴대전화가 울렸다.모르는 번호였다."여보세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수려.""누구세요?""오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당신 아버지에 대해 실망하고 싶지 않다면."뚝.전화가 끊겼다.불길한 기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문자로 온 경고와는 무게가 달랐다.아버지라니.하지만 이내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 서늘함을 애써 밀어냈다."겁준다고 물러설 거였으면, 애초에 여기 서 있지도 않았어.""한수려 씨."뒤에서 회장님의 비서가 다가왔다."여권이랑 비자 여기 있습니다. 일본에 도착하면 바로 이 주소로 가시면 됩니다.""누가 마중 나오나요?""아니요. 회장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수려는 봉투를 받아 쥐며 옅게 웃었다."상관없어요. 마중 없어도 제 발로 가면 되니까."봉투 안의 주소를 확인했다.효고현 아리마온천.처음 보는 이름이었다.하지만 두렵지는 않았다.어차피 지켜야 할 것도, 더 잃을 것도 없는 자리였다.탑승장으로 향하던 수려의 발걸음이 멈췄다.까르띠에 매장 앞, 익숙한 두 사람."박지수?"그 옆엔 한석준이 서 있었다.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석준도 수려를 발견했다.시선이 마주쳤다.석준이 먼저 다가왔다."오늘 일본 간다며.""응.""그렇구나."석준이 짧게, 비웃음에 가까운 웃음을 지었다."너답지 않네. 진심으로 조언 하나 해 줄까?"잠시 뜸을 들인 석준이 말을 이었다."도망가는 길 끝에는 네가 원하는 답이 없을 거야."당황도 잠시, 수려가 웃었다."형은 늘 그랬어. 시작하기도 전에 결과부터 정해 버리는 거.""근데 형, 나는 안 그래."수려의 목소리는 단단했다."해 보기 전엔 몰라. 답이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할 거야."석준이 피식 웃으며 100달러 지폐 여러 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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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게 된 곳은 료칸이었다.
"으아아아아!"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출국장을 빠져나온 수려는 두 팔을 벌려 기지개를 폈다."겨우 도착했다! 매번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비행기 타는 건 너무 힘들어."지금까지 일본에 온 건 대부분 KKB 공연 때문이었다.늘 매니저와 스태프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팬들이 몰려들면 제대로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다.하지만 오늘은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수려는 한동안 공항을 둘러보다 피식 웃었다."이것도 나쁘진 않네."쪽지에 적힌 주소를 내려다봤다.효고현 아리마온천."그래. 일단 가자."캐리어를 끌고 나온 수려가 걸음을 멈췄다.……어디서 타는 거지?단발머리에 흰 셔츠, 청바지 차림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이었다.'우와, 일본에도 이렇게 예쁜 애가 있다니. 한 번 길을 물어보자. 일본어도 연습할 겸.'조심스럽게 다가갔다."여기에 가려고 하는데요?"여자는 쪽지를 확인하더니 말없이 버스 정류장을 가리켰다."아, 고맙습니다."여자는 다시 휴대전화로 시선을 돌렸다.'뭐야, 엄청 불친절하네. 누가 일본 사람이 친절하대?'몇 번의 버스를 갈아탄 끝에 아리마온천역에 도착했다.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고요한 풍경이었다.료칸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좁고 가파른 돌길이 끝없이 이어졌고, 저녁 공기 속에 유황 냄새가 옅게 섞여 들었다.어디선가 온천물이 흐르는 소리, 나막신이 돌바닥을 딛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사라졌다."헉…… 헉……."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공연장에서 몇 시간씩 뛰어다니던 몸인데, 이제는 캐리어 하나 끄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내가…… 몸을 너무 망쳤나?"언덕 정상에 다다르자 걸음이 저절로 멈췄다.대나무 숲이 양옆으로 갈라지며 좁은 길 끝에 등불 몇 개가 떠 있었다.바람이 지날 때마다 대나무 잎이 서로 부딪히며 잔잔한 소리를 냈고, 그 사이로 물 흐르는 소리가 은은하게 섞여 들었다.화려한 조명도, 무대도, 카메라도 없었다.그저 대나무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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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이 첫날부터 사고를 쳤다
다음 날 아침 7시."한 상!"문밖에서 유코의 목소리가 들렸다."……5분만.""그럼 먼저 갈게요. 알아서 나오세요."발소리가 멀어졌다.수려는 다시 눈을 감았다.그리고 10초 뒤."……잠깐."눈이 번쩍 떠졌다."오늘부터 일한다고 했잖아!"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그 순간 어젯밤 벽 너머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스쳤다.아버지가 이 료칸에 있었다는 것."맞다. 어제 그거 물어봐야 하는데……."옷을 꿰입으며 중얼거렸지만, 시계를 확인한 순간 그 생각은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다."으악! 늦었다!"로비로 뛰어 내려가자 아베가 녹색 유니폼을 내밀었다."이 옷으로 갈아입으시면 됩니다."'……이걸 내가 입는다고?'화려한 무대 의상 대신 녹색 나카이 유니폼이라니.'사람 인생 참 알 수 없네.'유니폼을 입고 나오자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수려 상! 저는 유코예요."아침에 자신을 깨웠던 여자였다."저 오래전부터 수려 상 팬이에요. 한국 공연도 갔고, 오사카 공연도 갔어요."수려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유코가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이런 말 초면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학폭 사건이 터졌을 때도 저는 하나도 안 믿었어요."무혐의가 밝혀졌지만, 이미 세상은 등을 돌린 뒤였다."……고마워요.""앞으로 제가 도와드릴게요."그 말이 이상하게 따뜻하게 들렸다.유코가 첫 업무를 설명했다.체크아웃하는 손님에게 인사하고, 짐을 받아 차량까지 안내하는 일이었다."그 정도야 뭐."수려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건 자신이 누구보다 잘하는 일이었다.무대 위에서 수천 번 해 봤고, 카메라가 켜지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팬들이 손을 흔들면 적당한 각도로 손을 흔들었고, 상대의 반응에 맞춰 표정과 말투를 바꾸는 것도 익숙했다.'이 정도는 쉽지.'그렇게 생각했던 게 불과 십 분 전이었다.첫 번째 손님이 객실에서 나오는 걸 발견하자 수려는 재빨리 다가갔다."안녕하십……."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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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나를 알아봤다.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레스토랑은 투숙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수려는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손님들의 식사를 확인하고 있었다.그러다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금발의 머리카락에 커다란 눈.아이는 포크를 든 채 수려를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수려가 지나가려 하자 아이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저기요.”수려가 걸음을 멈췄다.“응?”아이는 부모를 한번 바라본 뒤 수려에게 물었다.“한국 사람이에요?”“응. 맞아.”수려가 웃었다.“그럼 너는 어디에서 왔어?”“스페인이요.”“스페인?”수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멀리서 왔네.”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이름이 뭐야?”“레티.”“레티?”“네.”“예쁜 이름이네.”수려가 웃자 레티도 따라 웃었다.그러더니 갑자기 스페인어로 물었다.“Hablas español?”수려가 잠시 눈을 깜빡였다.그러고는 웃으며 대답했다.“Sí. Un p...레티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De verdad!”“응. 진짜.”수려가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로 대답하자 레티가 신기한 듯 수려를 바라봤다.“한국 사람인데 스페인어를 할 줄 알아요?”“예전에 일이 있어서 스페인에 간 적이 있어서 조금 할 줄 알아.”“우와.”레티가 부모에게 신나게 무언가를 이야기했다.수려는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일본은 처음이야?”“네. 엄마 아빠랑 여행 왔어요.”“료칸은 어때?”레티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좋아요.”그런데 레티가 갑자기 수려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기 시작했다.수려가 고개를 갸웃했다.“왜?”레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저씨…….”“응?”“혹시 한수려 맞아요?”순간 수려의 표정이 굳었다.“……어?”레티가 부모를 한번 바라봤다.그리고 다시 수려를 바라봤다.“엄마가 보여줬어요.”수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레티가 말했다.“인터넷에서 봤어요.”수려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뭘 봤는데?”레티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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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유튜버의 등장
“여기 내가 누군지 몰라요?”남자의 목소리가 로비에 울렸다.직원이 당황한 채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왜 촬영을 못 하게 해요?”“다른 투숙객분들이 계셔서…….”“그러니까 조용히 찍겠다잖아요.”남자는 카메라를 향해 손짓했다.“여러분, 지금 보시죠.”카메라가 료칸 내부를 비췄다.“백만 구독자 유튜버가 직접 찾아왔는데 촬영도 못 하게 합니다.”직원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 뜻이 아니라…….”“그럼 무슨 뜻인데요?”남자가 직원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그때 수려가 앞으로 나섰다.“무슨 일이세요?”남자가 수려를 바라봤다.“당신은 누구예요?”“료칸 직원입니다.”“직원?”“네.”남자는 수려를 위아래로 훑어봤다.“그럼 책임자 불러요.”“무슨 일인지 먼저 말씀해 주시면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첫째.”남자가 새끼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방이 너무 작아요.”“예약하신 객실입니다.”“내가 여기까지 와서 이 방을 써야 한다고?”“예약하신 객실로 안내해 드리는 게 원칙입니다.”남자가 헛웃음을 흘렸다.“원칙?”그가 카메라를 바라봤다.“제가 누군지 모르시나 본데.”수려는 대답하지 않았다.“저 영상 하나 올라가면 여기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남자가 휴대전화를 들어 보였다.“제 채널 구독자가 백만 명입니다.”수려가 말했다.“그렇군요.”“그러니까 좋은 방 하나 주세요.”“죄송하지만 현재 다른 손님이 사용하고 있습니다.”“그럼 그 손님한테 다른 방 주면 되잖아요.”수려가 대답했다.“먼저 예약하신 손님이 계십니다.”“아니.”남자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내가 누군데?”잠시 정적이 흘렀다.“나 때문에 이 료칸이 한국에서 유명해질 수도 있다고요.”수려는 남자를 바라봤다.“그럴 수도 있겠네요.”남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렇죠?”“하지만 유명한 것과 손님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남자의 말이 끊겼다.“뭐라고요?”“손님께서 유명하신 건 알고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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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료칸에서 한국인 직원에게 무시당했습니다
유코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수려 씨. 혹시 어제 그 손님이 올린 영상 봤어요?]수려는 휴대전화를 들고 인터넷을 검색했다.검색 결과가 나타났다.영상 하나가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제목은.**「일본 유명 료칸에서 한국인 직원에게 무시당했습니다」**수려의 손가락이 멈췄다.조회수는 이미 십만을 넘어가고 있었다.“······뭐야.”영상을 눌렀다.처음에는 료칸 외관이 나왔다.이어 유튜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오늘 제가 일본에서 꽤 유명한 료칸에 왔습니다.”영상은 빠르게 편집되어 있었다.자신이 방을 바꿔달라고 했던 장면.촬영을 허락해 달라고 했던 장면.그리고 수려가 말했던 장면.> “유명하신 건 알고 있습니다.”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손님입니다.”영상이 멈췄다.자막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유명한 사람도 손님일 뿐?’**이어 유튜버의 목소리가 들렸다.“제가 특별대우를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닙니다.”수려는 영상을 계속 봤다.자신이 다른 손님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촬영을 막았던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유튜버가 먼저 무리한 요구를 했던 장면도 없었다.잘라낸 장면들만 이어 붙여져 있었다.마치 자신이 처음부터 유튜버에게 시비를 건 것처럼 보였다.수려가 영상을 멈췄다.댓글을 확인했다.> 일본까지 가서 손님한테 저렇게 말한다고?> 직원 태도가 너무하네.> 저 료칸 어디임?> 한국인 직원이 일본 료칸에서 저런 식으로 일한다고?스크롤을 내렸다.그러다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근데 저 직원 한수려 아니야?> KKB 한수려 맞는 것 같은데?> 학폭 논란 있었던 그 한수려?댓글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수려는 화면을 끄지 못했다.잠시 후 전화가 걸려왔다.유코였다.“네.”“수려 씨.”“네.”“지금 괜찮아요?”“네. 괜찮습니다.”“괜찮은 상황이 아닌 것 같아서요.”“무슨 일인데요?”유코가 잠시 말을 고르다 말했다.“전화가 계속 오고 있어요.”“어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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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사건의 진실
봄비가 그친 지 며칠이 지난 밤이었다.야간 자율학습 시간, 교실 안은 책장 넘기는 소리와 샤프심이 종이를 긁는 소리로만 채워져 있었다.담임이 교탁 앞에 서서 아이들을 훑어봤다."오늘은 야자니까 다들 튀지 말고 남아서 공부해."일제히 표정이 굳었다."반장은 도망가는 애들 체크하고.""네……"곳곳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그때 교실 뒤쪽에서 한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아~ 담탱이."김재준이었다."공부 안 하는 애들은 그냥 보내주지.""넌 공부 안 할 거냐?""전 안 해도 되거든요."재준이 웃으며 교실을 둘러보다, 창가에 앉은 지수에게서 시선을 멈췄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야."성큼 다가가 지수 앞에 섰다."너가 박지수냐?"지수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내가 누군지 알아?"대답이 없었다."난 이 학교 짱 김재준이다."가슴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너 내 깔따구 해라."그제야 지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뭐?""내 여자친구 하라고."지수는 잠시 재준을 바라보다, 아무렇지 않게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방해하지 마."재준의 얼굴이 굳었다."하…… 어이없네."교실을 한 바퀴 둘러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너 내가 누군지 몰라? 나 이 학교 짱이야. 3학년 석준이 형한테도 인정받은 짱이라고."몇몇 아이들이 슬쩍 눈치를 살폈다."너 내 깔따구 하면 앞으로 아무도 못 건드려."재준이 교실 전체를 향해 소리쳤다."야! 박지수 앞으로 누구도 건드리지 마라. 내 거다."정적이 흘렀다."왜 대답들이 없어?"반장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어…… 알겠어.""그렇지."재준이 만족한 듯 웃었다.교실 뒤쪽, 수려는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딱히 아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저런 식으로 이름을 함부로 갖다 붙이는 꼴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재준이 맨 뒤에서 조용히 공부하던 준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준성아.""응.""따라와.""왜?""매점. 계산 좀 해야겠다."준성이 천천히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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