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기자님, 제가 유산하게 된 전후 사정을 따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신 이 내용은 방송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온서연은 솔직하게 답했다.“그건 약속드릴 수 없어요. 저는 기자고, 뉴스의 본질은 사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니까요.”허유나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입을 열었다.“저도 이제 더는 못 참겠어요. 기자님 말고는 누구한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제 남편은 호텔에서 일해요. 3개월 전에 갑자기 승진도 하고 월급도 올랐는데, 집에 거액의 성과금까지 가져왔어요. 계속 캐물었더니 우연히 호텔 지배인과 화연 푸드 사이의 거래를 알게 됐다고 하더라고요.”“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식재료를 해외에서 항공으로 들여온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전부 화연 푸드 쪽 유통망을 통해 납품받고 있었어요. 지배인은 그 대가로 상당한 리베이트를 챙겼고요. 지배인은 남편한테 입 다물고 있으면 연말에 레스토랑 책임자로 올려 주겠다고 약속했대요.”“저는 그런 일에 끼지 말라고 했어요. 식재료에 문제라도 생기면 사람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고 말렸지만 남편은 듣지 않았어요. 그 일로 몇 번이나 싸웠고, 그러다 남편이 저를 밀쳤어요. 그래서 유산했어요.”허유나는 얼굴을 감싸 쥔 채 흐느껴 울었다.“제가 넘어져 피를 흘리는데도 남편은 저를 병원에 먼저 데려가지도 않고 화연 푸드에 먼저 배달 음식을 시키더라고요. 이걸 빌미로 더 큰 돈을 뜯어내려고요.”“일이 커지자 그 지배인이 1억 원을 줬는데, 남편은 그걸로 부족하다면서 화연 푸드에 2억 원을 더 내놓으라고 했어요.”온서연이 물었다.“그렇게 대놓고 협박할 정도라면 손에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는 뜻이겠죠? 아니면 화연 푸드 대표도 만만한 사람이 아닌데 남편분이 이렇게 오래 버티고 있을 리 없고요.”허유나는 목소리를 낮췄다.“남편이 그 일을 알고 난 뒤에, 업무상 편의를 이용해서 호텔 곳곳에 몰래 초소형 카메라를 달았어요. 물건을 들여오는 장면부터 상자를 여는 모습, 식재료를 손질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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