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현이 온서연을 부축해 차에 태웠다.검은색 벤틀리가 외부의 모든 소음을 차단했고 차 안이 따뜻하고 고요했다.온서연이 주변을 슬쩍 살폈다. 차 안에 그 어떤 여자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사모님은 무슨 일을 하세요?”배도현의 덤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졸업 전에 방송국 뉴스 앵커 제안을 받았어요.”“강영 방송국 말인가요?”“네. 하지만 연말에야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서 카메라 앞에 설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주로 인터뷰 취재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몸이 좀 안 좋아서 며칠 휴가를 냈고요.”“취재라...”배도현이 그 단어를 곱씹었다.“몸은 좀 어떠세요?”온서연이 대답했다.“거의 다 나았어요. 다음 주엔 휴가를 끝내고 출근할 생각이에요.”배도현이 더 이상 묻지 않자 차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그때 온서연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절친 문나영의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서연아, 저녁에 시간 있어? 나랑 술자리 하나만 같이 가자. 나 취하면 네가 흑기사 좀 해줘.”온서연이 웃으며 말했다.“또 너희 아빠 회사 핑계 대고 네 짝사랑남한테 스폰서 붙여주려는 거지?”문나영이 투덜거렸다.“아니거든? 나 오늘 밤에 걔가 나오는 드라마 투자자들 싹 다 불렀어. 뭐 한울 그룹이니, 조안 그룹이니... 아휴, 만나서 얘기해. 얼른 준비하고 있어. 저녁에 데리러 갈게.”온서연은 배도현을 힐끗 돌아보고는 다시 한번 물었다.“장소는 어디야? 더 템포?”“응, 맞아. VIP 룸이야.”“알았어.”온서연은 승낙한 뒤 전화를 끊었다.“솔빛 아파트에 도착했어요.”배도현이 차를 세우고 온서연에게 시선을 돌렸다.“감사합니다, 대표님.”딸깍 소리와 함께 안전벨트가 풀렸다.온서연이 속을 알 수 없는 배도현의 눈빛에 넌지시 던지려던 미끼를 거두어들였다.“집 안으로 모시지는 않을게요. 좀 쉬고 싶기도 하고 저녁에 또 나가봐야 해서요. 다음에 제가 커피 한잔 대접할게요.”배도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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