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봄밤, 젖어들다 / Kabanata 21 - Kabanata 30

Lahat ng Kabanata ng 봄밤, 젖어들다: Kabanata 21 - Kabanata 30

30 Kabanata

제21화

전화기 너머로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육경찬은 이 침묵 속에서 폭발할 것만 같았다.‘설마 서연이가 정말 나 몰래 다른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아니면 결혼식 날 밤에 있었던 일을 알아버린 건가? 혹시 내가 다른 사람의 신분을 가로채 서연에게 접근했다는 사실까지 알아낸 건 아닐까?’육경찬의 머릿속은 엉망으로 뒤엉켰고 온몸이 사방에서 잡아당겨져 산산조각 날 것만 같았다.그때 문 뒤에서 철컥하는 소리가 들렸다.대문이 열렸다.온서연은 편한 홈웨어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피곤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육경찬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육경찬, 지금 나 감시하러 온 거야?”육경찬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아니. 당연히 아니지.”“그럼 한밤중에 나영이네까지 와서 이렇게 난리 치는 이유가 뭔데?”“나... 그게...”육경찬은 핑계를 대려고 했지만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원래라면 육경찬은 온서연을 속일 핑계쯤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이상하게도 잃어버린 것을 되찾은 듯 안도감부터 밀려왔다.‘다행이다. 서연은 여기 있었어.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여기.’육경찬은 그대로 성큼 다가가 온서연을 꽉 끌어안았다.온서연이 몸을 빼려 했다.“너...”“온서연, 나 너 진짜 사랑해.”온서연은 순간 몸이 굳어지며 두 눈에 싸늘한 비웃음이 스쳤다.‘사랑한다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자기 손으로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넘겨 짓밟히게 해 놓고 대체 무슨 낯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거야?’“여보, 나랑 집에 가자. 이제 밖에서 살지 말고.”“그동안 내가 너한테 너무 소홀했던 거 알아. 앞으로는 절대 안 그럴게.”“예전처럼 잘해 줄게. 챙기고, 걱정하고, 아껴 줄게. 집에 돌아가서 오붓하게 다시 잘살아 보자. 응?”“그래.”육경찬은 기뻐서 온서연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자, 내가 짐 싸줄게. 오늘 저녁에는 네가 계속 가보고 싶다던 그 식당에 가자.”
Magbasa pa

제22화

배도현은 젓가락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하우스 문 잠가. 다시는 저 여자 못 들어오게 해.”...온서연이 집에 들어오자 육경찬이 얼른 슬리퍼를 꺼내 주었다.“먼저 신발 갈아 신어.”온서연은 발밑에 놓인 분홍색 슬리퍼를 바라보다 어제 집에 왔을 때 윤예린의 검은 속옷이 그 위에 던져져 있던 장면을 떠올렸다.슬리퍼까지 통째로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온서연은 그냥 맨발로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집 안은 말끔하게 정리돼 있었다.육경찬이 직접 했을 리는 없었다. 분명 가사도우미를 불러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시킨 것이었다.그런데 온서연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옷가지들이 다시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온서연은 곧장 침실로 들어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침대 시트 바꿨어?”육경찬이 얼른 다가와 생색을 내며 말했다.“응. 너 일주일에 한 번씩 바꾸는 거 좋아하잖아. 어제 미리 새 걸로 갈아놨어. 집에 왔는데 불편하게 잘까 봐.”“네가 이렇게 부지런한 건 좀 이상한데.”육경찬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지. 서연아, 너만 행복하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온서연은 코웃음을 치며 그의 손을 떼어 냈다.“나 씻을 거야. 물 좀 따라줘.”온서연은 옷장을 열어 새 잠옷을 찾았다. 하지만 옷장을 뒤지는 소리를 조금 크게 내자 육경찬이 다가왔다.“여보, 뭐 찾아?”온서연이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내 흰색 잠옷 어디 갔지?”“옷장에 있잖아. 잘 찾아봐.”온서연은 옷을 몇 번 크게 헤집었다.“찾아봤는데 없어. 설마 도둑이 들어와서 잠옷만 들고 간 건 아니겠지?”육경찬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그는 무언가 떠올린 듯 얼른 옷장에서 다른 잠옷 한 벌을 꺼내 온서연에게 안겨 주고 욕실 쪽으로 등을 떠밀었다.“오늘은 이거 입어. 내일 새로 사러 가자.”욕실 안으로 밀려 들어간 온서연이 또 의아한 소리를 냈다.“어? 여기 왜 안 빤 속옷이 하나 걸려 있지? 내
Magbasa pa

제23화

온서연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 같았다. 마치 몸 안에 대지진이라도 일어난 듯한 느낌이었다.‘설마 잠옷을 슬쩍 치우고 속옷 하나 걸어 둔 것뿐인데, 이런 작은 수법이 정말 먹힌 걸까?’“무슨 잘못을 했는데? 말해 봐.”육경찬은 온서연을 소파에 앉히며 말했다.“너희 팀에 새로 온 팀장 있잖아. 윤예린. 사실 나 그 여자 알아.”온서연은 일부러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네가 윤 팀장님을 어떻게 알아? 어디서 만났는데?”“우리 회사 대주주 딸이야. 전에 행사 갔다가 알게 됐어.”“그때 윤예린 씨의 치마가 더러워져서, 내가 양복으로 가려줬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 민망해할까 봐 도와줬어.”온서연은 육경찬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녀는 육경찬의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그래서?”“그 뒤에 갑자기 나한테 고백하더라고.”온서연이 소파에 기대며 되물었다.“윤 팀장님이? 너한테 고백했다고?”육경찬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미 여러 번 거절했어. 나 결혼한 사람이라고도 분명히 말했고.”“그런데 계속 나한테 매달리더라. 윤예린 씨가 방송국에 들어갔다는 얘기 듣자마자 널 노리고 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역시나 너한테 그렇게 위험한 취재를 맡겨서 다치게 했잖아. 사실 아까 전화한 것도 너한테서 떨어지라고 말하려고 한 거야.”온서연이 물었다.“윤 팀장님은 뭐라고 했어?”육경찬이 한숨을 쉬었다.“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서 성격이 제멋대로야. 내 말을 들을 리가 있겠어?”“내가 너랑 이혼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더 무서운 방법으로 너를 괴롭히겠다고 협박하더라.”온서연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서 지금 나랑 이혼하겠다는 거야?”“당연히 아니지.”육경찬은 온서연이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두려운 것처럼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온서연, 내 마음에는 너밖에 없어.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너랑 헤어지지 않아.”“그냥 이 일은 솔직히 말하고 싶었어. 네 안전을 생각하면..
Magbasa pa

제24화

“안녕하십니까. 기자 온서연입니다. 현재 저희는 화연 푸드의 주방 안에 나와 있습니다.”“보시는 것처럼 해외에서 항공으로 들여온 신선한 소고기라고 홍보해 온 제품들이 썩어서 변질된 채 쌓여 있습니다.”오후 내내 바쁘게 일한 끝에, 온서연과 고준우는 마침내 촬영을 마쳤다.고준우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그녀에게 물 한 병을 건넸다.“봐봐. 민하린 말로는 오늘 시청률 엄청 높았대. 인터넷에서도 난리래.”“여기 댓글에는 새로 나온 기자가 예쁘고 말도 잘한다고 써 놨어.”온서연은 고준우의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보고 웃었다.“시청자분들 보는 눈은 있으시네. 며칠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어.”그녀는 영업 정지 명령을 받은 화연 푸드를 돌아보며 오랜만에 속이 조금 후련했다.일은 힘들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때 온서연의 시야에 익숙한 사람이 들어왔다.온서연은 다가가 그 사람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선배?”정장을 입은 단발머리 여자가 뒤돌아보더니, 온서연을 본 순간 잠깐 멈칫했다.“너... 설마 온서연?”대학 시절 육경찬에게 고백했던 바로 그 선배, 조연희였다.“선배님, 지금 식품 안전 관련 부서에서 일하세요? 그때 해외 유학을 추천받으신 걸로 기억하거든요.”조연희의 표정이 싸늘해졌다.그녀는 오히려 온서연을 노려봤다.“너 아직도 뻔뻔하게 그걸 나한테 물어? 너랑 육경찬이 미리 짜고 고스톱 친 거잖아?”온서연이 의아해서 물었다.“뭘 짰다는 거예요?”조연희는 온서연의 얼굴을 가만히 살폈다.“너 정말 몰라?”온서연은 문득 예전에 조연희가 자신을 찾아와 사랑에 눈이 먼 멍청이라며, 평생 남자한테 속고 살아도 싸다고 욕했던 일이 떠올랐다.그제야 온서연은 그 말 뒤에 다른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온서연은 고준우를 먼저 방송국으로 돌려보낸 뒤 조연희와 근처 카페로 갔다.“선배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도 이제야 육경찬이 얼마나 위선적인 인간인지 알았어요.”“겉으로는 저 하나만 사랑하는 것처럼
Magbasa pa

제25화

온서연이 방송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고준우와 민하린이 그녀를 옆으로 끌고 갔다.“오늘 윤 팀장님, 기분이 완전 안 좋아. 조심해.”온서연이 웃으며 물었다.“왜?”민하린이 두 손으로 턱을 감싸며 연달아 한숨을 쉬었다.“화연 푸드 사건이 이제는 도저히 숨길 수 없게 됐잖아. 그래서 난리 난 거지.”“나만 그런 게 아니라 준우도 돌아오자마자 엄청 깨졌어.”고준우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깨지면 뭐 해. 오늘 식품 안전 보도가 나가고 인터넷이 뒤집혔는데.”“화연 푸드 뒤에 누가 있어서 이렇게 오랫동안 걸리지 않았냐는 말도 나오더라.”“뒤에 누가 있겠어? 그 사람이겠지.”세 사람이 소곤거리고 있을 때 양서희가 온서연을 사무실로 불렀다.“식품 안전 보도 잘 봤어. 다음에는 이걸 아예 연속 기획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 네가 맡아.”“이틀 정도는 쉬면서 몸도 좀 추스르고, 자료도 모아서 기획 기사 초안 하나 써 와.”“네, 국장님. 알겠습니다.”온서연이 밖으로 나가려 하자 양서희가 다시 불렀다.“배 대표님 인터뷰 준비는 어떻게 돼 가?”“그게...”“배 대표님은 웬만해서 인터뷰 안 받는 분이야. 제대로 준비해야 해. 네가 잘해 내면 정규직 전환을 앞당기는 것도 생각해 볼게.”온서연의 눈빛이 반짝였다.그녀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국장님.”온서연은 사무실을 나왔다가 표정이 잔뜩 굳은 윤예린과 마주쳤다.윤예린은 정성껏 화장으로 가리려 했지만, 눈에 가득 선 핏발은 감출 수 없었다.어젯밤 육경찬의 말이 꽤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다.예전의 조연희처럼 말이다.윤예린이 차갑게 말했다.“온서연, 축하해. 양 국장님한테 칭찬받았나 봐?”온서연이 공손하게 답했다.“윤 팀장님께서 이 취재를 맡겨 주신 덕분이에요. 아니었으면 제가 이렇게 처음부터 화면에 나갈 기회도 없었을 테니까요.”“윤 팀장님처럼 젊은 나이에 방송국 팀장까지 올라오신 분이면, 나중에 제일 먼저 메인 앵커 자리에 앉으실 수도 있겠네요.”윤예린이 차갑게
Magbasa pa

제26화

육경찬은 윤예린이 근처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지금 윤예린은 육경찬을 손에 넣으려고 작정했으니 예전처럼 살살 달래 가며 비위를 맞출 필요도 없었다.말을 돌려서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면 이참에 육경찬과 온서연이 함께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하면 됐다.자신에게는 윤예린이 없어도 온서연이 있다는 걸 알게 하면 그만이니까.그래도 윤예린이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그런데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사람들이 연달아 술을 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육경찬에게 취기가 올랐다.온서연은 그를 부축해 밖으로 데리고 나가 바람을 쐬게 했다.“직원한테 꿀물 한 잔 달라고 해 올게.”“나 안 취했어.”육경찬은 온서연을 다시 끌어당겨 품에 안고, 턱을 그녀의 목덜미에 묻고 가볍게 비볐다.“서연아, 가지 마. 나 두고 가지 마.”온서연이 육경찬의 손을 떼어 내고 그를 의자에 앉혔다.“여기서 기다려.”온서연이 밖으로 나오자 조연희가 물 한 잔을 건넸다.“정말 이렇게까지 할 거야? 이제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어.”온서연이 나지막이 말했다.“선배님. 그 사람은 선배님을 속이고 망가뜨렸고, 저도 속이고 해쳤어요. 그런데도 우리가 마음 약해져야 해요?”조연희가 한숨을 쉬었다.“온서연, 걱정하지 마. 난 오늘 일 한마디도 밖에 안 할 테니까.”온서연은 꿀물을 들고 돌아가 육경찬에게 건네며, 반 잔 정도 마시게 했다.그리고 그를 2층 객실까지 부축해 데려간 뒤에야 조연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객실 안.시간이 조금 지나자 육경찬은 온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그는 넥타이를 풀어 던지고 정장 재킷도 바닥에 벗어 던졌다.육경찬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물을 마시러 나가려 했다.그런데 문을 여는 순간 부드러운 여자의 몸이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육경찬은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서연아.”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온서연의 아리따운 모습만 가득했다.대학교 교정을 함께 걷던 온서연, 그를 보며 환하게 웃던 온서연, 결혼식에서 영원을 맹세하던
Magbasa pa

제27화

방 안에 있던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가렸다.육경찬은 여전히 그 여자의 손을 붙잡은 채 입으로 계속 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서연아, 온서연.”탁.조명이 켜졌다.갑자기 쏟아진 밝은 빛에 육경찬이 눈을 가리며 얼굴을 찌푸렸다.윤예린은 지나가던 직원이 들고 있던 물컵을 낚아채 그대로 육경찬의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그제야 육경찬은 조금 정신을 차렸다.“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윤예린은 화가 나 온몸을 떨었다. 이를 악물자 눈가의 근육까지 파르르 떨렸다.“육경찬, 이제야 네 진심을 알겠네.”둘은 겨우 한 번 다퉜을 뿐인데 육경찬은 곧바로 다른 여자와 침대에 누웠다. 심지어 입으로 온서연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윤예린은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윤예린은 울음을 터뜨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육경찬은 황급히 일어나려 했지만, 온서연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순간 그는 다시 침대 위로 주저앉아 허겁지겁 옷을 두어 벌 걸친 뒤, 온서연 앞으로 달려가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온서연이 두 걸음 뒤로 물러서자 육경찬은 허공을 짚고 바닥에 넘어졌다.“서연아, 서연아, 제발 내 말 좀 들어 봐. 나 함정에 빠진 거야.”온서연은 고개를 숙여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아픔과 상처가 어린 듯했다.“함정이라고? 윤 팀장님은 방송국에서 수이도까지 널 찾아왔고, 네 침대에는 다른 여자가 누워 있었어.”“그전에는 구 부사장님 집에서 또 다른 여자랑 전화하는 것도 봤고. 육경찬, 밖에 여자가 대체 몇 명이나 있는 거야? 그 여자들도 전부 누가 널 함정에 빠뜨리려고 보낸 거야?”육경찬이 다급하게 말했다.“진짜 다른 여자는 없어. 내 마음에는 너 하나뿐이야. 난 이 여자가 누군지도 몰라. 분명 술에 취해서 널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나도 모르겠어.”그는 침대 위 여자를 노려봤다.“당신 대체 누구야? 누가 내 방에 들어오라고 했어?”여자는 느긋하게 옷을 챙겨 입으며 코웃음을 쳤다.“육경찬 씨, 볼일 다 봐 놓고 인
Magbasa pa

제28화

온서연은 멈칫했다.“배 대표님이 아파요?”“네. 교통사고 후에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아서 원래도 몸이 조금 약한 편이었는데 요즘 수면도 식사도 전부 불규칙했고, 술자리에서 평소보다 술도 많이 드셨어요. 결국 오늘 아침부터 열이 났고요.”온서연은 기태윤을 따라 차 쪽으로 걸어가며 물었다.“병원에는 가셨어요?”“아니요. 대표님 성격이 워낙 고집스러워서 병원에 가시는 걸 거부합니다. 그래서 제가 서연 씨께 부탁드릴 수밖에 없었어요.”기태윤이 차 문을 열어 주었다.온서연은 멍하니 차에 올라탔다.‘내가 간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 의사도 아닌데.’...온서연은 차를 타고 부두까지 간 뒤 다시 배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이동만 두 시간 가까이 한끝에 온서연은 마침내 로즈 하우스에 도착했다.그녀는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두 번 눌렀지만 열리지 않았다.“기 비서님, 문이 잠긴 거예요? 안 열리는데요.”기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이 잠그라고 하셨어요.”“왜요? 대표님은 안에 있잖아요.”“아마 이런 식으로라도 누군가의 관심을 끌고 싶으셨던 것 같네요. 그런데 지난 이틀 동안 저 말고는 하우스에 드나든 사람이 없었어요.”기태윤이 잠시 말을 멈췄다.“결국... 대표님 혼자 안에 갇혀 계신 셈입니다.”온서연은 기태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다 참지 못하고 물었다.“대표님은 늘 이렇게 신경질적이었나요?”기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대표님은 침실에 계십니다. 약은 침대 옆 탁자에 있고요. 주방에 식재료도 넉넉합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면 저를 불러 주세요.”“알겠어요.”온서연은 2층으로 올라가 침실로 들어갔다.방 안은 고요했다.그녀는 발소리를 죽여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배도현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는데 입술은 핏기 없이 하얬다.온서연이 손바닥을 그의 이마에 대 보았다. 놀랄 만큼 뜨거웠다.머리맡에 놓인 약은 한 알도 손대지 않은 상태였다.온서연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이 정도면 자학이 취미
Magbasa pa

제29화

배도현의 짙은 눈동자에 미세한 빛이 일렁였다.그는 수많은 감정이 뒤엉켜 출렁이는 듯한 눈빛으로 온서연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 뜨겁고 노골적인 시선은 마치 그녀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온서연은 속으로 생각했다.‘남자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게 결국 거기서 거기 아닌가? 나와 배 대표님은 처음부터 거래 관계였으니 굳이 추측할 필요도 없어.’온서연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배도현의 귀 양옆을 손으로 짚고, 몸을 숙여 그에게 키스했다.배도현의 눈가에 웃음이 스쳤지만 곧 고개를 돌려 피했다.“감기 걸린 사람한테도 키스해? 옮을까 봐 안 무서워?”김이 빠진 온서연은 머쓱한 얼굴로 몸을 바로 세웠다.“정말 이상한 사람이네요. 키스하라는 것도 대표님이고, 막상 하려니까 피하는 것도 대표님이네요.”“내가 언제 키스하라고 했는데?”“그...”‘그 눈빛이 딱 그런 뜻이면서, 흥.’배도현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듯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밥 먹을래.”온서연은 죽그릇을 들어 그의 손 앞으로 내밀었다.하지만 배도현은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온서연은 숟가락으로 죽을 한술 떠서 입으로 살짝 불어 식힌 뒤 그의 입가에 가져갔다.배도현은 그녀가 내민 숟가락으로 죽을 받아먹었다.그러면서도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온서연을 향하고 있었다.“맛있네.”온서연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지만 일부러 당당한 척 말했다.“당연하죠. 제 비법 레시피예요. 밖에서는 못 사 먹어요.”배도현의 기분이 순식간에 다시 가라앉았다.“누구 먹이려고 개발한 비법인데?”온서연이 얼른 대답했다.“저요. 예전에 다른 사람이 해 준 걸 한 번 먹었는데 맛이 너무 인상 깊어서, 기억나는 맛대로 만들어 본 거예요.”그 맛은 어떻게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제가 입원했을 때 보내 주신 죽도 이거랑 맛이 꽤 비슷했어요.”“기 비서님한테 어디서 산 건지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네요. 다음에는 직접 가서 먹어 봐야겠어요.”배도현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반찬도 좀 줘.”“아,
Magbasa pa

제30화

그런데 정작 그 사람만은 기억하지 못했다.참 우스운 일이었다....온서연이 집으로 돌아와 막 문을 열고 들어가자 육경찬이 곧장 달려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서연아, 어디 갔었어? 한참 찾았잖아. 전화도 안 받고. 진짜 놀라 죽는 줄 알았어.”온서연은 담담하게 육경찬을 밀어내고 고개를 숙여 슬리퍼를 찾았다.10여 초쯤 찾다가 그녀는 어제 낡은 슬리퍼를 자신이 직접 버렸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육경찬은 오늘 슬리퍼를 새로 사겠다고 했지만 결국 사 오지 않았다.온서연은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뭐가 그렇게 무서워? 설마 네가 다른 여자랑 잤다고 내가 자살이라도 할까 봐?”“서연아, 내가 어떻게 설명해야 믿을 건데? 나 진짜 누군가한테 당한 거라니까.”온서연은 소파에 앉아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둔 이혼 합의서를 꺼냈다.“내 눈으로 네가 다른 여자랑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봤어. 그 여자한테 줄 돈도 내가 냈고. 그것까지 기억 안 나는 건 아니지?”“남편이 그런 짓을 하는 걸 참고 넘어갈 아내는 없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고.”온서연은 이혼 합의서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육경찬. 우리 결혼은 여기까지야.”육경찬의 시선이 테이블 위의 종이에 박혔다.이혼 합의서라는 글자가 눈을 찌르는 것 같았다.이혼?이혼하면 온서연은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될 것이다.어쩌면 곧바로 그 남자에게 갈 수도 있었다.육경찬은 뒤의 조건은 읽어 보지도 않은 채 합의서를 집어 들고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난 절대 이혼 안 해. 너랑 결혼한 날부터 이혼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어.”육경찬은 온서연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꼭 붙잡았다.“서연아, 난 너를 사랑해. 내 마음엔 너 하나뿐이야.”“내가 지난 몇 년 동안 너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이번에는 내가 방심해서 누군가한테 당한 거야.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네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아. 때려도 되고 욕해도 돼. 뭐든 다 해도 돼.”“이혼만 하지 말자. 네가
Magbasa pa
PREV
123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