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꼴 좀 봐요. 진짜 자기가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나 봐요.”양옆에 여자를 낀 유씨 집안 도련님 유도현이 얼굴이 벌게진 채 내 앞을 막아섰다.“참으로 안됐네요, 부 사장님. 아니,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하죠?”나는 술잔을 든 채 움직이지 않고 유도현을 한 번 훑어보았다.“누구시죠?”“아니, 부예찬 씨! 곧 쫓겨날 판에 무슨 도련님 행세를 하는 거죠?”나는 점점 일그러지는 유도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아, 이제 기억났네.’유도현은 어젯밤에도 내 사무실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세 번이나 찧으면서 유씨 집안과 협력해 달라고 빌었던 사람이었다.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단칼에 거절했다.‘유씨 집안의 규모조차 내 눈에 차지 않는데, 저런 인간이 지금 내 머리 꼭대기에서 놀려는 건가?’‘유도현, 뒤끝 하나는 제대로 있는 인간이네.’나는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이런 거지 나부랭이와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어. 분명 또 대단한 형이 꾸민 짓이겠지.’부자간의 사랑이 넘치는 눈물겨운 이 연극도 다 봤으니, 더는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정말이지 이런 결과는 철저하게 사람을 실망시킬 뿐이었다. 계속 짖어대는 유도현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부예찬 씨, 거기 서요! 진짜 이대로 가겠다는 거예요?”“이야, 한때 그렇게 잘나갔던 사장님께서 이제는 꼬리를 내리고 슬금슬금 도망치는 신세라니, 정말 놀라워요!”내 앞길을 막은 유도현은 악의와 조롱이 가득 찬 얼굴로 웃었다.“부예찬 씨, 당신 그 별 볼 일 없는 회사 시가 총액이 20억이 됐다면서요? 그냥 나한테 넘겨요. 어차피 곧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텐데 힘 빼서 뭐 해요?”“지금 좋은 거 좀 갖다 바치면 한 번쯤 기회를 줄 생각도 있어요. 뭐 심플하게 내 밑에서 잠자리 시중이나 드는 건 어때요?”자존심을 한없이 깎는 유도현의 말에, 옆에 있던 남자는 좋은 기회를 놓칠세라 잽싸게 말을 받았다.“20억을 가지고 뭘 그래? 부씨 집안에서 20억은 껌값이지. 큰 도련님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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