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자 주지언은 소예린을 집으로 데려왔고 직접 요리까지 했다.저녁 식사 내내 주지언은 쉬지 않고 소예린에게 반찬을 덜어주고 국을 떠 주었다.소예린의 입맛을 훤히 꿰고 있었다.“예린아, 이 국 담백해. 딱 네 입맛일 거야.”“자, 네가 좋아하는 생선이야. 많이 먹어. 몸에 좋으니까.”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눈가에 맺혔다.나는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밥을 먹었다.너무 격한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됐다. 주지언이 내가 예전과 다르다는 걸 눈치채게 해선 안 되니까.떠날 계획을 들키면, 주지언은 분명 나를 보내 주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지금 나는 주지언의 아이를 가진 몸이었다. 이것만은 절대 알려서는 안 됐다.“지언아, 이렇게 챙겨 주면 서연 씨가 화내지 않을까?”소예린이 나를 힐끗 보며 일부러 말했다.그러자 주지언은 잠깐 멈칫하더니 급히 해명했다.“화 안 내. 예린아, 넌 지금 임산부잖아. 영양가 있는 걸 많이 먹어야 해. 서연이도 여자니까 네 사정을 이해할 거야.”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저녁 식사 뒤 나는 혼자 정원을 걸었다.정자에 막 다다랐을 때 소예린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서연 씨, 혼자 산책이라니. 기분 안 좋으세요?”소예린은 내 맞은편에 앉았고 얼굴에는 도발이 어려 있었다.“진짜 잘도 참으시네요. 남의 애까지 키워 주겠다면서 나갈 생각은 없나 보네요?”나는 소예린을 한 번 흘겨보고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거기 서요!”소예린이 갑자기 손을 뻗어 나를 가로막았다.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내 침묵이 소예린을 더 화나게 만든 게 분명했다.소예린이 나에게서 보고 싶었던 건 발작과 분노와 히스테리였을 텐데, 나는 그중 어느 것도 보여 주지 않았다.뱃속의 아이를 무기 삼아 나를 자극할 수 있으리라 여겼겠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았다.“강서연 씨, 다 연기죠? 아무렇지 않은 척, 상관없는 척하는 거. 세상에 어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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