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결혼 8년 만에 나는 할아버지로부터 나와 마피아 조직에 몸담은 남편에게 남긴 수백억 원대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 그런데 변호사가 인수인계 절차를 밟던 중에 우리가 실질적으로 부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수백억 원대 자산은 오직 나 혼자만 상속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강서연 씨, 시스템에는 1년 전에 이미 이혼하신 걸로 나와요. 남편분 주지언 씨의 법적 배우자는... 소예린 씨로 되어 있고요.” “지금 강서연 씨는 미혼 상태예요. 그러니까 주지언 씨에게는 상속권이 없어요.” 소예린은 주지언이 오래전 외국으로 떠나보낸 첫사랑이었다. 변호사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도 나는 한참 동안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동안 주지언이 내게 쏟아부은 애정과 보살핌은 전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원래는 결혼기념일에 임신 사실을 알릴 계획이었다. 결혼 8년 내내 우리가 함께 기다려 온 결과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보니 주지언은 그렇게까지 기다리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생각했다. ‘괜찮아. 우리 쌍둥이는 아빠가 없어도 괜찮을 거야.’ 기만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내가 할 일은 하나,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查看更多그러나 주지언은 미친 사람 같았다.주지언은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내가 어디를 가든 멀지 않은 곳에서 따라오는 남자가 보였다.그때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여행도 편히 못 하겠다는 걸 알았다.그래서 나는 여행을 앞당겨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돌아오는 내내 조심스럽게 주지언의 눈길을 피했고, 마침내 무사히 스위스의 새집에 도착했다.주소도 전화번호도 진작 새로 바꿨는데 주지언은 기어이 나를 찾아냈다.내가 사는 집 문 앞에 선 주지언의 얼굴은 초췌했다.그러나 나를 보자 남자의 눈에는 옅은 기쁨이 스쳤다.“서연아, 드디어 나를 만나 주네? 계속 너를 찾아다녔어.”나는 싸늘한 눈으로 주지언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연아, 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주지언이 간청했다.“아이한테 아빠가 없으면 안 되잖아. 태어나자마자 아빠가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어?”그러나 나는 불러온 배를 쓰다듬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네가 없어도 나는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어. 그리고 이 아이들도 나중에 크면 바람피운 아빠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주지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곧 주지언은 상실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서연아, 내가 정말 그렇게까지 미워?”주지언의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문을 닫아 버렸다.그 뒤로 주지언은 날마다 꽃과 선물을 보내왔다.그러나 나는 단 하나도 받지 않고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신경도 쓰이지 않으니까 말이다.그러던 어느 날 주지언이 또 선물을 들고 우리 집 문 앞에 찾아왔다.그런데 문을 두드리자 나온 사람은 낯선 이였다.주지언이 끝까지 매달릴 걸 예상하한 나는 미리 새집을 구해 서둘러 이사한 뒤였다.그저 편지 한 통을 남겨 새 집주인에게 주지언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그 편지에 나는 주지언을 떠난 진짜 이유를 적었다.[주지언, 내가 널 미워하는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지?][말해 줄게. 소예
스위스에 온 뒤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주지언도, 지난날도 더 이상 떠올리지 않았다.나는 몸을 회복하는 데 전념하면서 겸사겸사 여행도 다녔다.이곳의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고 공기도 맑아서 마음이 절로 가벼워졌다.나는 알프스산맥을 둘러보며 설산의 웅장함을 느꼈고, 루체른 호숫가를 거닐며 호수의 고요함을 감상했다.그리고 취리히에도 가서 도시의 화려함을 만끽했다.그렇게 다니는 동안, 나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았고 삶의 의미도 알게 되었다.알고 보니 삶에는 주지언만 있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넓은 세계가 있었다.예전의 내 삶은 정말이지 너무나 재미가 없었다.그러던 어느 날, 나는 작은 마을에 들르게 되었다.마침 그곳에서는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었다.거리에는 등불과 장식이 화려하게 걸려 있었고 분위기는 무척 떠들썩했다.축제 의상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춤을 추었다.그 즐거운 분위기에 물든 나도 그 행렬에 끼어들었다.행렬 속에는 노부부 한 쌍이 있었다.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있었고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넘쳤다.서로 아끼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속에 만감이 교차했다.‘나와 주지언 사이에 그런 거짓말과 배신이 없었더라면, 우리도 저렇게 함께 늙어 갔을 텐데.’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만약이라는 건 없었다.노부부는 내가 혼자인 걸 보고 말을 걸어왔다.내가 혼자서 아이를 키울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되자 두 사람은 몹시 안타까워했다.“아가씨, 참 힘들었겠어요.”노부인이 말했다.“그래도 아주 용감하고 아주 강한 사람이네요.”“감사해요.”나는 미소 지으며 답했다.“아이는 제가 잘 키울 거예요.”“자, 우리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가서 소원을 하나 빌어요.”노신사가 말했다.“저 나무 아래에서 진심으로 빌면 이루어진다고들 하거든요.”나는 두 사람을 따라 마을 중앙 광장으로 갔다.광장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우뚝 서 있었다. 나무에는 색색의 전구와 선물이 가득 걸린 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곧 나
주지언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방문을 밀어젖혔다. 싸늘한 눈빛으로 소예린을 보면서 따져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소예린은 주지언을 보자마자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지언아, 잘못 들은 거야.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그러나 주지언은 그 얄팍한 수에 넘어가지 않았다. 방 안을 훑어보던 주지언은 탁자 위 휴대폰 화면이 아직 켜져 있는 걸 발견했다.가까이 가서 보니 화면에 떠 있는 건 놀랍게도 아내와 소예린이 주고받은 대화 기록이었다.[강서연 씨, 당신 같은 개썅년은 밖에서 그냥 죽어버려야 해요. 절대로 돌아오지 마요!][봤어요? 이거 지언이 직접 끓여 준 국이에요. 평생 맛도 못 봤겠죠?][강서연 씨, 강서연 씨는 평생 혼자 사는 게 딱 어울려요!]그 모질고 악랄한 말들이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남자의 가슴을 찔렀다.주지언은 소예린이 이런 사람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분노가 치밀어 오른 주지언은 소예린의 뺨을 후려쳤다.“미친년! 감히 우리 서연이한테 이딴 짓을 해?”소예린은 그 한 대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뺨을 감싸 쥔 여자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주지언을 쳐다보았다.“지언아, 지금... 그 사람 때문에 나를 때린 거야? 잊지 마. 나는 당신 아이의 엄마야!”그러나 주지언은 코웃음을 쳤고 눈빛에는 냉기가 서렸다.“아이 엄마? 너한테 그럴 자격이 있어? 내 아이는 서연만 낳을 수 있어! 넌 그냥 도구일 뿐이라고!”그 말을 들은 소예린은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 넌 분명히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나랑 미래를 그리겠다고 했잖아!”그러나 주지언은 역겹다는 듯 소예린을 한 번 보더니 발로 걷어차 버렸다.“널 사랑한다고? 너랑 미래를 그리겠다고?”“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너 따위가 감히 서연이와 견줄 자격이나 있어?”“서연이는 착하고 다정하고 마음이 넓어. 근데 너는? 악랄하고 모질고 계산기만 두드리는 속물이잖아! 넌 서연이 발톱의 때만도 못해!”발에 차여 넘어진 소예린은 주
나는 떠났다.그런데 주지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병원에서 소예린을 돌보는 동안 주지언은 내내 어딘가 정신이 나가 있었다.주지언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아내의 그 절망적인 눈빛이 자꾸만 떠올랐다.그런 눈빛은 주지언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이었다.가슴속에 갑자기 불안이 밀려들면서, 주지언은 홀린 듯이 휴대폰을 꺼내 내게 연락하려고 했다.“지언아, 나 사과 먹고 싶어. 하나만 깎아 주면 안 돼?”그때 소예린의 목소리가 주지언의 생각을 끊었다.그러자 휴대폰을 보던 주지언은 소예린을 한 번 보더니, 결국 휴대폰을 도로 집어넣었다.“그래, 깎아 줄게.”그날 밤 주지언은 병원에서 소예린 곁을 지키며 하룻밤을 보냈다.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그런데 현관문을 열자 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강서연의 물건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지고 없었다.주지언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다급하게 사방을 뒤졌다.“서연아! 서연아!”주지언은 아내의 이름을 크게 불렀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모든 방을 다 뒤졌지만 아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주지언은 초조해진 나머지 휴대폰을 꺼내서 미친 듯이 연락을 시도했다.그러나 아내의 전화는 이미 꺼져 있었고 메시지에도 답이 없었다.아내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연락했지만 아무도 아내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곧 애간장이 탄 주지언은 헬기까지 띄워서 도시 전체를 뒤지며 아내의 자취를 찾았다.그러나 강서연은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지언아, 너무 걱정하지 마. 서연 씨는 그냥 삐쳐서 일부러 숨은 걸 거야. 널 애태우려고. 진짜로 떠나지는 않을 테니까 마음 놓아.”소예린은 초조해하는 주지언을 보며 짐짓 위로하는 척했다.그러나 주지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마음속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갔다.침실로 돌아온 주지언은 벽에 걸려 있던 웨딩 사진마저 사라진 걸 발견했다.그제야 주지언은 이번에 아내가 정말로 자신을 떠날 작정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주지언은 미친 사람처럼 사방으로 아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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