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엄마는 밥도 먹지 않은 채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빠 역시 엄마가 걱정돼 함께 따라갔다.병원으로 가는 길에도 엄마는 두 사람이 또 헛걸음하게 생겼다며 투덜거렸다.하지만 병원 영안실에 도착해 내 시신을 본 순간, 엄마는 겁에 질린 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비틀거리다가 벽에 기대고 주저앉으면서, 두 팔로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왜,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날 분명히 많이 다친 것 같지는 않았는데. 정신도 멀쩡해 보였잖아.”실제로 나는 겉보기에는 크게 다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동생을 감싸안는 과정에서 손에 가벼운 찰과상이 생긴 것을 제외하면,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하지만 그건 내가 몸을 옆으로 돌려서 고준민을 끌어안고, 내 몸으로 동생을 감쌌기 때문이었다.엄청난 충격이 그대로 내 몸을 덮쳤고, 그 충격으로 심장이 파열된 것이다.내가 멀쩡해 보였던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내장은 이미 파열되어 죽어가고 있었지만, 그 순간 몸속 아드레날린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던 것이다.원장인 엄마가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살폈다면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엄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준민만 걱정했을 뿐, 나를 제대로 한 번도 살펴보지 않았다.아빠도 두 손을 뻗어서 내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하지만 어쩌면 죽은 내 모습이 너무 처참했던 탓인지, 아빠의 손은 허공에서 멈춰 버렸다.소식을 들은 고준민은 누나와 함께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침통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자, 고준민은 곧바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내 침대 곁으로 달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형,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야? 내가 예전에 형 유학 자리를 가져간 게 그렇게 원망스러웠어? 나한테 복수하려고 자기 목숨까지 버린 거야?”한바탕 크게 울고 난 고준민은 죄책감에 빠진 척 바닥에 주저앉았다.“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형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