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마당 위로 천천히 번지고 있었다.밤새 머물던 서늘한 기운은 아직 땅 가까이에 남아 있었지만, 담장 너머로 스며든 햇빛은 그 위에 얇은 온기를 덧입히고 있었다.세린은 말 위에 올라탄 채 고삐를 가볍게 잡고 있었다.말의 갈기가 아침 바람을 따라 부드럽게 흩날렸다.세린은 한 손으로 그 갈기를 정리해 주었다.“괜찮아?” 말이 낮게 투레질했다.세린은 작게 웃었다.“많이 좋아졌네.”그 말은 처음 만났을 때와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몸 곳곳에 상처가 남아 있었고, 걷는 것조차 힘겨워했다.세린은 그 말을 발견한 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차가운 길가에 홀로 서 있던 모습.거칠게 떨리던 숨.눈빛마저 힘없이 가라앉아 있던 모습.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세린은 결국 말을 데려와 마구간에 눕히고 상처를 씻겨 주었다.약초를 달이고 붕대를 갈아주며 며칠을 보냈다.그러다 진안을 만났다.눈 덮인 길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남자.그를 집으로 데려온 뒤부터 세린의 하루는 완전히 달라졌다. 진안의 상처를 돌보고, 그를 숨기고,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그 탓에 이 말에게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세린은 그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오늘은 직접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마구간에서 말을 데리고 나왔다.말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또각. 또각.말발굽이 마당의 흙을 가볍게 두드렸다.세린은 걸음걸이를 유심히 살폈다.한쪽 다리를 피하던 모습도 거의 사라져 있었다.“아프지는 않아?”말은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그렇구나.” 세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때 집 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세린이 고개를 돌렸다.진안이 문밖으로 나왔다.그는 마당에 서 있는 세린과 말을 바라봤다.그리고 곧 시선이 말의 다리로 향했다.진안은 아무 말 없이 가까이 다가왔다.세린은 고삐를 조금 당겨 말을 멈췄다.“많이 좋아졌어요.”진안은 대답하지 않고 말의 걸음과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