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마을, 청하.세린은 말의 고삐를 느슨하게 잡은 채 천천히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길게 이어진 기와지붕이었다.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듯 기와에는 옅은 빛이 내려앉아 있었고, 처마 끝에는 작은 풍경이 매달려 있었다. 겨울바람이 스칠 때마다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딸랑.그 소리가 마을의 소란스러운 기척 사이로 조용히 흘러갔다.청하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큰길 하나를 중심으로 여러 골목이 갈라져 있었고, 골목마다 크고 작은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비단을 파는 가게도 있었고, 약재를 내놓은 가게도 있었다. 나무로 만든 상자 안에는 말린 과일과 곡식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고, 겨울에 입는 두꺼운 옷과 털가죽도 가게 앞에 걸려 있었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짐을 가득 실은 수레가 돌로 다져진 길을 지나갈 때마다 바퀴가 덜컹거렸고, 상인들은 손님을 부르며 목소리를 높였다.“이쪽으로 와 보시오! 먼 곳에서 가져온 비단이오!”“따뜻한 만두가 막 나왔습니다!”곳곳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따뜻한 음식 냄새도 바람을 타고 흘러왔다.세린은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낯선 곳이었다.하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청하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리가 가득했다.아이들이 어른의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었고, 나이 든 노인은 가게 앞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젊은 상인은 수레에 쌓인 물건을 하나씩 내려놓았고, 어느 집 앞에서는 여인이 빨래를 걷으며 옆집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평범한 하루였다.그러나 세린에게는 그 평범한 모습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다. “여기는 여전히 북적거리네.”세린이 작게 중얼거렸다.그때 길가에서 장작을 옮기던 노인이 세린을 알아보았다. “어머, 세린 아니니?”세린이 고개를 돌렸다.“아, 안녕하세요.”노인은 반갑게 웃었다.“오랜만이구나.”“네. 잘 지내셨어요?”“그럼. 너는 잘 지냈고?”“저도 잘 지냈어요.”짧은 인사였다.노인
Terakhir Diperbarui : 2026-09-12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