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공되지 않은 50층짜리 전망탑이었다.꼭대기는 아직 지붕이 씌워지지 않아서 사방에서 바람이 들이쳤고, 노출된 콘크리트와 철근만 있었다.박시훈은 사람을 시켜서 의자 하나를 옥상에 가져다 놓게 했다.그리고 직접 나를 부축해서 옆 소파에 앉히고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네가 많이 놀랐겠구나.”“오늘은 내가 형을 대신해서 집안을 정리하겠다.”박연우와 심아린은 바닥에 강제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심아린의 얼굴은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 있었고, 한쪽 귀에서는 여전히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하지만 심아린은 아직도 발버둥을 쳤다.“박 대표, 제발 나 좀 살려줘. 내 뱃속에는 당신 아이가 있어.”심아린은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붙잡은 사람처럼 박연우의 팔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다.박연우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그때 박시훈이 옆에 놓인 서류봉투 하나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안에 들어 있던 서류를 한 장씩 꺼내서 바닥에 던졌다.첫 번째는 심아린의 실제 학력 증명서였다.고등학교 중퇴에 해외 유학 경력은 아예 없었다.이른바 케임브리지 경영대학원 MBA졸업장은 1,600만 원을 주고 암시장에서 산 가짜 증명서였다.두 번째는 성형외과 수술 기록이었다.턱, 콧대, 광대, 눈꼬리까지 얼굴 전체를 뜯어고쳤고, 총비용은 1억 4,000만 원이었다. 아직 2,400만 원의 잔금도 갚지 않은 상태였다.세 번째는 대출 독촉 기록이었다.인터넷 대출, 신용카드, 고리대금을 합쳐 4억 원이 넘었고, 매번 박연우의 이름으로 보증을 세웠다.“네가 3년 동안 애지중지해 온 첫사랑은...”박시훈은 박연우를 보며 여전히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빚만 4억 원 넘게 지고 있는 유흥업소 여자였어.”순간 박연우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심아린은 마지막 발악을 했다.심아린은 배를 감싸안은 채 악을 쓰듯 외쳤다.“나, 박연우 아이를 가졌어요. 박씨 가문의 핏줄이에요! 그러니까 당신들은 나한테 손대면 안 돼요!”박시훈이 마지막 서류 한 장을 꺼내서 바닥에 던졌다.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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