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브리지 대학교에서의 첫날, 나는 두 시간에 걸쳐 기숙사 방의 책상을 조립했다.마지막 나사를 꽉 조이고 나자, 룸메이트인 라일리가 문가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말했다."저녁 먹으러 갈 건데, 아직 안 끝났으면 대충 치워두고 일단 같이 가자."나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나를 기다려 준 거야?""당연하지. 첫날부터 룸메이트를 두고 가는 건 정말 별로인 짓이니까."나머지 두 명의 룸메이트도 복도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네 장의 식권 카드를 들고 있었는데, 그 어느 것 하나 빠진 것 없이 온전히 챙겨져 있었다.순간, 나는 대답을 잇지 못했다. 진정으로 아껴주는 사람들은 굳이 상기시켜 주지 않아도 상대를 챙기고, 이번 차례가 누구인지 따져가며 계산하지도 않는 법이었다.우리가 로비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학생 지원처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가족들이 긴급한 사안이라며 학교 측으로 연락을 해왔다는 것이었다.나는 혹시 누군가 병원에 입원했거나 다치기라도 한 것인지 물었다.아니었다.부모님은 그저 나와 통화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연락을 취해온 것이었다.그들은 내 기숙사와 학장실, 그리고 캠퍼스 보안실까지 전화를 걸어 모레티 가문의 이름을 들먹이며 누군가 내게 메시지를 전해주도록 압박을 가했다. 내가 그토록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린 뒤에야 비로소, 그것은 그들이 내게 닿기 위해 평생 동안 쏟아부었던 그 어떤 노력보다도 거창한 수고였다.거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섯 번째 메시지가 울린 뒤, 나는 호숫가로 걸어가 그들의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아빠가 거의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에밀리아,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졸업이며 독립이며, 캘리포니아로 날아간 것까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런 결정을 멋대로 내릴 수는 없어.""말씀드렸는데요.""언제?""합격 통지서도 두 분께 다 보냈고, 졸업식 초대장도 자택과 사무실로 다 보냈잖아요."침묵이 흘렀다.잠시 후 엄마가 전화를 넘겨받으며 불쾌하다는 듯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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