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령은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큰눈을 깜박였다. 그러나 일그러진 강현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순식간에 이해가 되었다. 두 명의 호위, 세 명의 후보. 각자 한 명씩 욕보이면 매령이 태자비가 될 수 있다. 삼남과 사남 정도는 혈기를 못참아 우를 범하고 처벌받아도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집안의 평판에는 별 타격은 없을 거다. 게다가 여태껏 여러 번 현이를 버리려 했던 강 가장이다. 놀랍지도 않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매령 집안 하나 외척이 되기 위해 벌이는 일치고는 강씨 집안의 손해가 너무 심하다. 그러나 두 집안의 돈독한 연결을 생각하면 두 아버지 사이에 큰 거래가 있었으리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현이도 데려가.” 매령의 떨리는 동공을 보며, 강원은 설핏 웃었다. ‘내가 뭐라고? 바늘 가는 데 실 가야지.’ 이런 생각을 말로 꺼낼 수는 없다. “내가 손을 뗐는데, 쟤 혼자서 뭘 어쩌겠어. 금군이나 되라고 해. 고향에 발도 못 붙이게.” 너무 오래 마주보고 있었다. 강원은 몸을 돌려 연무장을 향해 바라보았고, 곧은 자세로 기다리고 있는 주희와 눈이 마주쳤다. 언제나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편이지만, 이번만큼 근거없는 선택은 처음이었다. 본래 매령이 태자비가 되는 것을 막고, 강현도 금군이 되지 못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언제나 하는 짓이 귀여운 저 둘을 어디 멀리 보내버리고 나만 금군이 되려 하였다. 그러나 저 강물 같은 눈동자가 기억을 끄집어냈다. 강물을 오가는 상선에서 칼질을 팔아 빌어먹으며 살고 있을 때, 양자강이 울며 떠내려보내던 시신을 기억한다. 갈빛 피부에 적발을 가진 여인. 칠주야 동안 범람이 일어났고 사흘간 강물이 역류했다. 강원이 일하던 상선은 망가져 쓸 수 없게 되었고, 선사는 사실상 망해버렸다. 강원은 미련없이 모은 돈
Last Updated : 2026-09-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