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하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순간, 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심유하에게 쏠렸다.회사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유하가 대표가 죽도록 잊지 못하는 전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태준은 마치 엉덩이에 본드라도 바른 듯 그대로 굳은 채 앉아 있었다.심장이 멎은 것만 같아서, 고태준은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두려웠다.이게 환상이라면 심유하가 곧 사라질 것만 같았다.심유하가 태연하게 자리에 앉고 나서야, 고태준은 그제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환상이 아니었어!’4년 동안 밤낮으로 그리워했던 아내가 마침내 돌아온 것이다!심유하의 시선은 고태준을 살짝 머물렀다가 이내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고 대표님, 오랜만이에요.”굉장히 낯설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호칭에 고태준의 가슴이 욱신거렸다.4년 동안 고태준은 수없이 많은 재회의 장면을 상상했다.어쩌면 심유하가 아직도 원망하고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아예 만나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심유하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낯선 사람처럼 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고태준은 거의 입을 열지 않았고, 시선은 줄곧 심유하에게 향해 있었다.반면 심유하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듯, 여유롭게 협력 사항을 하나하나 확정해 나갔다.계약서에 사인한 뒤, 다른 사람들은 눈치껏 빠르게 자리를 비웠다.심유하 역시 가방을 들고 호텔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그때 고태준이 심유하를 불러 세웠다.“유하야, 나한테 하나도 설명을 안 해 줄 거야?”자세히 들어 보니 고태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심유하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올 것이 왔네.’피할 수가 없었기에 심유하는 고태준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고 대표님, 우리는 이혼한 지 벌써 4년이에요. 제가 전남편에게 제 소식을 보고할 의무는 없을 것 같은데요?”심유하가 이토록 태연한 모습을 보이자, 늘 도도하던 고태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리고 목소리에도 다소 격한 기색이 묻어났다.“하지만 나는 이혼에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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