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문밖에 걱정스레 서 있던 이 여사님과 마주했다."지연 씨, 어떻게 된 거야? 사장님한테 많이 혼난 거 아니지?""아...... 그게, 제, 제가 마무리를 꼼꼼하게 못 했나봐요. 다음에는 더 깨끗하게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랬구나. 청소는 다시 다 한 거야, 뭐야.""그, 그게 사장님께서 오늘은 됐으니 내일 다시 하라고 하셔서......""그래? 휴, 그럼 일단은 잘 넘어간 거네. 다행이다. 내가 얼마나 가슴을 조렸는지 몰라."겁먹은 지연의 얼굴을 보고 마음을 졸이던 이 여사님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연은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렸다.1층으로 내려오니 식탁은 이미 이 여사님의 손에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설거지까지 깨끗이 마무리된 상태였다. 몸과 마음이 지친 지연은 방으로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한편, 지연에게 억눌린 감정을 거칠게 쏟아낸 재민은 가운을 벗어 던지고 침대에 몸을 누였다.하루 사이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던 탓에 그의 뇌는 이미 과부하 상태였다.재민은 괴롭거나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오르면 미친 듯이 일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가라앉히곤 했다. 애초에 속내를 타인에게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사업이 커지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 가면은 더욱 두꺼워져 갔다.그런데 지연을 마주하고 난 후부터는 이상하게도 감정을 억누르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됐다는 핑계로 그녀를 계속 괴롭혔다."하아......"재민은 잔뜩 찌푸린 미간을 손으로 짚은 채, 몇 차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더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강제로라도 잠에 들기 위해 그는 마시다 남은 보드카를 샷 글라스에 따라 한 입에 털어 넣었다.술기운이 퍼지자, 팽팽하게 곤두서 있던 신경이 조금씩 무뎌졌다.그 순간, 침대 협탁 위에서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형, 나야 현민이! 이번 주 주말에 시간 괜찮아?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다 같이 밥 한 끼 먹는 거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5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