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민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사람을 찾고 싶어서요."남성은 이런 의뢰가 익숙하다는 듯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이름, 나이, 관계, 사는 곳이나 전에 살던 주소는요?""윤세아, 서른 살. 관계는......"재민은 차마 친구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었다."주소는 몰라요.""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언제예요?""4년 전이요.""또 아는 정보 없어요? 부모님 성함이라든가, 다니던 직장이라든가.""......남편 이름을 압니다."남자는 한쪽 눈썹을 슬쩍 치켜올리며 재민을 바라보았다."뭔데요?"허공을 헤매는 재민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미세하게 떨리는 입술 사이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박. 도. 현."그 이름을 내뱉은 재민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몇 가지 추가적인 사항만 전달한 뒤,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흥신소를 빠져나왔다.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었다.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차에 올라탔지만,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답답함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오랜만에 입 밖으로 꺼낸 세아의 이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심란한 마음은 가라앉힐 수 없었던 재민은 결국 차를 돌려 단골 바로 향했다. "엄 기사님. 그만 들어가 보세요."바에 들어선 재민은 익숙한 자리에 앉아 평소 즐겨 마시던 술을 주문했다. 이내 재킷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짧은 연결음이 몇 차례 울린 뒤 통화가 연결됐다."이 여사님, 저 오늘 늦으니까 먼저 주무세요."한 손으로는 맥캘란 12년산 위스키 병을 든 재민은 온더락 잔에 얼음을 채우고 술을 따라 넣었다.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평소에는 부드럽게 넘어가던 술이 오늘따라 유독 쓰기만 했다. 기분 탓인지, 입안에 남는 씁쓸함마저 쉬이 가시지 않았다.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묵직한 두통이 머리를 짓눌렀다. 그 때문인지 평소보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