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폐세자의 목욕 시중을 들게 되었습니다: Capítulo 1 - Capítul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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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욕실에서 폐세자를 주웠습니다

연서하는 남자의 옷을 벗길 생각이 없었다.적어도 청운별궁의 욕실 문을 열기 전까지는.“……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문틈으로 뜨거운 수증기가 한꺼번에 밀려 나왔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에는 여러 약재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당귀와 천궁, 말린 생강, 그리고 오래 끓인 황기 특유의 구수한 향까지. 평생 약재를 만지며 살아온 서하에게는 눈을 감고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한 냄새들이었다.그런데 그 사이에 낯선 향이 하나 섞여 있었다.달았다.꽃향이라고 하기에는 무겁고, 약향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부드러웠다. 처음에는 꿀을 태우는 듯한 단내가 났지만, 숨을 조금 더 들이마시자 코끝에 서늘한 기운이 남았다.서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상한데.’청운별궁에서 주문한 약재 가운데 저런 향을 내는 것은 없었다. 더욱 이상한 것은 향을 맡은 직후 혀끝이 아주 희미하게 저릿해졌다는 사실이었다.그녀는 곧장 소매로 코와 입을 가렸다.약재를 다루는 사람에게 낯선 냄새란 두 가지 의미였다. 새로운 돈벌이가 될 물건이거나, 잘못 건드리면 목숨을 잃을 물건이거나.그리고 지금 이 냄새는 아무래도 후자에 가까웠다.“전하?”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서하는 욕실 안쪽을 살피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애초에 그녀가 여기까지 들어올 이유는 없었다.오늘 해야 할 일은 약재를 배달하고 돈을 받는 것뿐이었다. 황족의 사생활을 엿볼 생각도 없었고, 청운별궁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는지 알아낼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도성 변두리에 자리한 연화약방으로 청운별궁의 주문서가 들어온 것은 사흘 전이었다.당귀 두 근, 황기 한 근, 백출과 천궁 각 반 근, 그리고 최상품의 인삼 세 뿌리.흔히 몸을 보하는 데 사용하는 약재들이었다. 다만 주문한 수량과 품질이 지나치게 까다로웠다. 특히 인삼은 뿌리 하나에 은자 몇 냥이 오가는 최상품만을 요구했다.서하는 주문서를 세 번 읽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직접 가져오셔야 합니다.’주문서를 전달한 늙은 내관이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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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연서하는 아버지가 남긴 상자를 십 년 만에 열었다.정확히 말하면 열려고 했다.“……이걸 왜 이렇게 단단히 묶어 놓으신 거야?”연화약방 뒤편의 작은 창고에는 오래된 약재 상자와 의서, 먼지가 쌓인 장부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중 가장 안쪽, 햇빛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 선반 아래에 놓인 나무 상자는 다른 물건들과 확연히 달랐다.상자에는 쇠로 만든 자물쇠가 달려 있었고, 그 위로 낡은 붉은 실이 여러 번 감겨 있었다. 실은 오랜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랬지만, 매듭만큼은 여전히 단단했다.서하는 쪼그리고 앉아 매듭을 살폈다.아버지는 생전에 약재를 정리할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한다. 그러니 모르는 약에는 함부로 손대지 말고, 누가 가져왔는지 모르는 약은 더욱 조심하라고.그런 아버지가 유독 이 상자에 대해서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확히는 말하려 하지 않았다.어린 서하가 안에 무엇이 들었느냐고 물으면 아버지는 그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네가 몰라도 되는 것들이란다.’그때는 단순히 값비싼 약재나 어려운 의서가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는 달랐다.청운별궁에서 본 붉은 흔적.낯설면서도 익숙했던 달콤한 향.그리고 폐세자 이현의 기억 공백.그 모든 것이 이 상자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버지, 이번에는 좀 봐야겠어요.”서하는 머리꽂이를 빼 들었다. 가느다란 금속 끝을 자물쇠에 넣고 몇 차례 움직였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럴 줄 알았으면 열쇠를 어디에 두셨는지라도 알려주시지.”결국 그녀는 창고 구석에서 작은 망치를 가져왔다.세 번쯤 내리쳤을 때 자물쇠가 부서졌다.상자 안에는 생각보다 물건이 많지 않았다.낡은 약서 세 권과 작은 청동 향로, 그리고 누렇게 변색된 종이 꾸러미 하나.서하는 먼저 약서를 펼쳤다.첫 번째 책은 평범한 본초서였다. 두 번째에는 독초의 종류와 증상, 해독에 사용되는 약재들이 기록되어 있었다.문제는 세 번째 책이었다.책의 앞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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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시중은 계약에 없었는데요

연서하는 자신이 작성한 계약서를 세 번째 읽고 있었다.정확히는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은 일을 시키려는 남자를 앞에 두고, 어디까지 참아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었다.“전하.”“말해라.”“제가 이곳에 들어온 이유를 기억하십니까?”“내 병을 고치기 위해서겠지.”“정확히는 약탕의 제조와 관리, 독성 여부 확인, 그리고 전하의 건강 상태를 살피기 위해서입니다.”“그래서?”서하는 계약서의 세 번째 항목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청운별궁의 안채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밤새 폐세자의 열이 다시 올랐다는 소식에 내관들이 약재를 나르고 있었고, 바깥에서는 병사들이 교대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와중에도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이현은 세상에서 가장 한가로운 사람처럼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목욕 시중에 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그렇군.”“그렇군이 아니라요.”“그럼 추가하면 되겠네.”서하는 잠시 말을 잃었다.“계약서를 무슨 장부처럼 생각하십니까? 필요할 때마다 항목을 추가하게요?”“약방에서는 손님이 약재를 더 주문하면 장부에 추가하지 않나?”“그것과 이게 같습니까?”“다른가?”이현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서하는 그 얼굴을 보며 자신이 왜 이 남자의 병을 고치겠다고 나섰는지 잠시 후회했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적지 않은 치료비, 아버지가 남긴 약서의 비밀, 그리고 삼 년 전 황궁에서 벌어진 사건. 무엇보다 이현의 등에 나타난 붉은 꽃잎이 문제였다.그 흔적은 단순한 피부병으로 보기 어려웠다. 어제까지만 해도 세 갈래로 흩어져 있던 붉은 선이 하룻밤 사이 하나의 꽃잎을 이루었다. 게다가 향로에 남아 있던 붉은 알갱이를 보자 이현은 삼 년 전의 기억 일부를 떠올렸다.그것이 우연인지, 특정한 자극에 의한 반응인지 확인해야 했다.문제는 그 확인을 위해 이현의 몸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것이었다.“제가 약탕을 준비하겠습니다. 전하께서는 평소처럼 목욕하시면 됩니다.”“평소처럼?”“예.”“나는 평소 혼자 목욕하지 않는다.”서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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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시중은 계약에 없었는데요

“그럼 전하께서 밤새 고통스러워하시면 어찌합니까?”“제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그녀는 향로를 모두 치우게 한 뒤, 각각의 재를 별도 봉투에 담도록 지시했다. 향로 자체에도 작은 종이를 붙여 위치를 표시했다. 동쪽, 서쪽, 창가. 나중에 서로 다른 향이 사용되었는지 비교하기 위해서였다.그러고는 약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오늘 사용할 약재는 어제보다 단순했다. 자극적인 향을 내는 약재를 제외하고, 피부를 진정시키는 약재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물만 준비했다. 적련향이 정말 몸속에 남아 있는 독이라면 무턱대고 강한 해독약을 쓰는 것은 위험했다. 무엇이 원인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여러 약재를 섞으면 오히려 증상을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었다.서하는 작은 놋그릇에 물을 떠 손등으로 온도를 확인했다.“조금 더 식혀 주세요.”“평소보다 많이 미지근합니다만.”“오늘은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겁니다.”뜨거운 물이 이현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처음부터 고온의 약탕을 사용하는 대신 미지근한 물에서 시작해 반응을 살필 생각이었다.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내가 목욕하는 데 이리 많은 준비가 필요했나?”서하가 돌아보았다.이현이 욕실 입구에 서 있었다.그는 평소 입던 검은 겉옷 대신 얇은 흰색 중의를 걸치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느슨하게 묶여 있었고, 창백한 얼굴에는 여전히 피로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조금 전보다 또렷했다.서하는 자연스럽게 그의 얼굴과 손끝을 살폈다.“열은 조금 내리셨습니까?”“네가 확인해 보지.”이현이 손을 내밀었다.서하는 익숙하게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 어제보다 맥이 안정되었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한 번씩 불규칙하게 뛰었다. 마치 무언가가 몸속에서 다른 박자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아직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그래서 얌전히 목욕하러 왔지 않나.”“전하께서 얌전하신 적이 있었습니까?”“네 앞에서는 제법 얌전한 편인데.”서하가 고개를 들었다.이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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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시중은 계약에 없었는데요

이현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절박함이 묻어났다.서하는 그를 바라보다가 단호하게 말했다.“기억을 찾으려다 몸을 망치시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그는 대답하지 않았다.서하는 그의 손을 감싸 쥐었다.“전하.”천천히, 또렷하게 불렀다.“저를 보세요.”이현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지금은 청운별궁입니다. 삼 년 전 황궁이 아니에요.”그의 호흡이 조금씩 느려졌다.“그리고 저는 연서하입니다.”이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안다.”“그러니까 지금은 여기 계시면 됩니다.”서하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한참 뒤, 이현이 낮게 숨을 내쉬었다.“이상하군.”“무엇이요?”“네가 말하면…….”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그 소리가 멀어진다.”서하의 표정이 굳었다.“무슨 소리요?”“종소리.”그녀는 눈을 깜빡였다.“종소리가 들리십니까?”“기억이 돌아오려 할 때마다 들린다.”“언제부터요?”“모르겠다. 하지만…….”이현이 그녀의 손을 내려다봤다.“네가 손을 잡으면 조금 조용해지는군.”서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것이 실제 약리 반응인지, 공포에 휩싸인 이현이 익숙한 목소리와 접촉으로 안정을 되찾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이현은 기억을 떠올리려 할 때마다 강한 신체 반응을 보였다.그리고 그 반응은 특정한 상황에서 더 심해졌다.“전하.”“말해라.”“앞으로 기억이 떠오를 때는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 마세요.”“그럼 또 잊어버릴 텐데.”“제가 기록하겠습니다.”이현이 그녀를 바라봤다.서하는 작은 수첩을 들어 보였다.“전하께서 기억하는 모든 것을 적어 두겠습니다. 그러니 혼자서 전부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이현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천천히 그녀의 손을 놓았다.“……그래.”그 짧은 대답이 이상하게 무겁게 들렸다.목욕을 마친 뒤 이현은 침전으로 돌아갔다.서하는 욕실에 남아 물을 확인했다. 약탕을 사용하기 전과 후의 색, 냄새, 온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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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시중은 계약에 없었는데요

“나는 또 내 침실에서 밤을 보내겠다는 줄 알았군.”서하의 얼굴이 굳었다.“전하!”“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방금 하신 말씀을 모르십니까?”“네가 오해한 것 같은데.”“오해가 아닙니다.”이현은 책을 내려놓았다.“그럼 묻지.”“무엇을요?”“내가 정말 네게 이 방에서 밤을 보내라고 한다면?”서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또렷하게 대답했다.“추가 수당을 청구하겠습니다.”이현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낮고 부드러운 웃음이었다.서하는 그 모습을 보며 조금 놀랐다.어제까지만 해도 이 남자는 웃는 일이 거의 없었다. 웃더라도 상대를 비웃거나 경계하는 기색이 강했다.그런데 지금은 달랐다.잠시나마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얼굴이었다.이현도 그것을 깨달은 듯 웃음을 멈췄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묘한 침묵이 흘렀다.서하는 먼저 시선을 피했다.“……그럼 옆방을 사용하겠습니다.”“연서하.”그녀가 돌아보았다.“예?”이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오늘 밤.”“…….”“잠들지 못하면 불러도 되겠느냐.”서하는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평소와 다르게 조심스러운 물음이었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입니다.”이현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졌다.“그렇군.”서하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때 다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리고.”“또 무엇입니까?”“내일도 목욕 시중을 들겠지?”서하는 눈을 감았다.“진찰입니다, 전하.”“그래. 그 진찰.”“……필요하면요.”“그럼 내일도 필요하겠군.”서하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전하께서는 정말 환자답지 않으십니다.”“네가 있어서 그런가 보지.”그 말에 서하의 발이 멈췄다.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대신 조금 빠르게 대답했다.“푹 쉬십시오.”문이 닫혔다.이현은 한동안 그 문을 바라봤다.그리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오늘 욕실에서 그녀가 붙잡았던 손이었다.이상했다.그녀가 손을 잡고 있는 동안에는 머릿속에서 울리던 종소리가 잠잠해졌다.그것이 단순한 우연일까.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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