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혁은 불도 켜지 않은 채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표정은 살벌했고, 말없이 앉아 있는 모습은 차가운 조각상 같았다.차유정은 들어오자마자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다.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지혁의 옆에 앉았다.평소처럼 애교를 부리려 했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한지혁이 그녀를 바닥에 내팽개쳤다.“지혁아, 너... 뭐 하는 거야?”차유정은 바닥에 엎드린 채 겁먹은 눈으로 한지혁을 바라봤다.한지혁이 일어났다. 커다란 체구가 드리운 그림자가 차유정을 완전히 뒤덮었다.“전에 서민아가 널 속여서 외곽으로 불러냈다고 했지? 자해한 다음에 너한테 누명을 씌우려고 했다고.”차유정의 어깨는 벌벌 떨렸다.“으응... 맞아.”한지혁이 싸늘하게 웃더니 차유정의 옷깃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그런데 네가 사람을 시켜 서민아를 강간하려 했다는 건 무슨 소리야? 사진까지 찍어서 협박하려고 했다면서?”마지막 말은 거의 고함에 가까웠다.차유정은 겁에 질려서 얼굴까지 파르르 떨었다.이제 끝이었다. 한지혁이 이미 다 안 이상,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었다.한지혁은 그런 사람이었다. 한번 눈 밖에 난 사람은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차유정이 울음을 터뜨렸다.“지혁아, 내가 잘못했어. 잠깐 정신이 나갔었어... 서민아가 널 빼앗아 갈까 봐 무서웠어! 난 널 잃을 수 없단 말이야!”차유정은 울면서 매달렸지만, 한지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표정은 어두웠고,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내가 그 말을 믿을 만큼 멍청해 보여?”차유정은 입을 다물었다. 그저 눈동자만 불안하게 이리저리 굴렸다.하지만 한지혁은 차유정이 다른 변명을 생각해 낼 틈도 주지 않고 물었다.“병원에서 서민아가 너한테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했지. 그것도 거짓말이야?”차유정은 반사적으로 부정하려다가 한지혁의 서슬 퍼런 표정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수치심이 점차 분노로 바뀌자, 차유정은 아예 태도를 돌변했다.“왜 이렇게 몰아붙이는데? 서민아를 괴롭힌 게 나뿐이야? 너도 똑같잖아! 네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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