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안수연의 옆에 선 하재윤은 유난히 긴장한 모습이었다.안수연과 결혼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다.안수연이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유골이라도 끌어안고 결혼식을 올릴 생각까지 했었다.하씨 집안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반대하고 나서야 하재윤은 겨우 그 생각을 접었다.그리고 오늘에서야 마침내 그 꿈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오랫동안 자신을 좋아해 왔고, 자신 역시 사랑하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앞으로는 반드시 안수연에게 잘해 주고,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다.사회자의 진행에 따라서, 안수연과 하재윤이 서로에게 전할 말을 나누는 순서에 들어갔다.원래는 안수연이 먼저 말할 차례였지만, 안수연은 마이크를 맞은편의 하재윤에게 건넸다.하재윤은 평생 수많은 사람 앞에서 연설해 왔지만, 이번만큼 긴장한 적은 없었다.미리 원고까지 준비했지만, 막상 입을 열려는 순간 머릿속에 남은 말은 단 한 문장뿐이었다.“수연아, 사랑해. 내 생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너만 사랑할게.”짧고 단순한 한마디에 안수연의 눈가가 문득 붉어졌다.안수연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자, 깜짝 놀란 하재윤은 서둘러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닦아주었다.그런데 어쩐지 안수연의 눈에서 짙은 슬픔이 느껴졌다.확실히 안수연은 그저 서글펐을 뿐이었다.그때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안수연은 정말 하재윤의 아내가 되어 평생을 함께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그 모든 일들을 겪은 뒤, 안수연은 그때를 떠올릴 때마다 고통스러워서 밤잠도 제대로 이루기 어려웠다.안수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하재윤의 손에서 마이크를 건네받았다.“재윤아, 지금 너에게 주고 싶은 깜짝선물이 있어.”그 말을 들은 하재윤의 눈에 놀라움과 기쁨이 스쳤다.하지만 하재윤은 곧 자신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잠시 후 직원 한 명이 무대 위로 올라오더니, 안수연에게서 USB를 건네받아서 컴퓨터에 연결했다.곧이어 결혼식 무대 중앙에 있던 커다란 스크린에서 영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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